대웅전 남방향 금강계단
대웅전 남방향 금강계단

 

[아츠앤컬쳐] 개산1377주년을 맞아 개산대재(開山大齋)가 열리고 있는 통도사를 찾았다. 온 경내에 국화 향기가가득하다. 영축산 통도사는 해인사 법보사찰, 송광사 승보사찰과 더불어 불보사찰로서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하나요, 또한, 선원과 강원, 율원을 모두 갖추어 해인사, 송광사, 수덕사, 동화사, 범어사, 쌍계사와 함께 우리나라 7대 총림 중 하나다.

통도사는 646년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귀국하며 가져온 불사리, 금란가사, 대장경 400여 함을 금강계단(金剛戒壇)에 안치하고 창건했다. 이름은 우리나라 영축산이 부처님 당시의 인도 영축산과 통한다 하여 통도사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1235년(고종 22)에 상장군 김리생과 시랑 유석이 금강계단 석함 속의 사리를 예경하였는데, 함 속의 유리통 하나가 금이 가서 유석이 수정통을 기부하여 사리를 보관했다고 한다.

불사리가 봉안된 금강계단
불사리가 봉안된 금강계단

 

고려시대에는 수 차례에 걸쳐 왕실과 사신들이 사리를 친견하였고, 몽골 황실에서도 참배하였다고 하며, 이후 조선시대에 들어서면 역시나 왜구들의 사리 약탈기도가 끊이지 않아 스님들이 목숨을 걸고 개성 송림사로, 서울 흥천사로, 금강산으로 옮겨 다니며 지켜낸 역사가 있다.

극락보전, 범종각, 만세루
극락보전, 범종각, 만세루

 

통도사에는 금강계단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신라시대의 석탑과 석상, 석등 등 진귀한 문화재가 가득하다. 워낙 대가람이다보니 전각은 법당을 중심으로 전각의 위계에 따라 높이 차를 두고 상로전, 중로전, 하로전으로 구분하는데, 3개의 가람이 합해진 정도의 큰 규모다.

삼층석탑과 극락보전
삼층석탑과 극락보전

 

상로전에는 금강계단을 중심으로 응진전, 명부전, 삼성각, 산령각이 있고, 중로전에는 해장보각, 대광명전, 용화전, 관음전이 자리하며, 하로전에는 극락보전, 영산전, 약사전, 가람각, 범종루 등이 있다.

동방향 대웅전과 세존비각
동방향 대웅전과 세존비각

 

상로전의 대웅전은 지붕이 丁자형으로 된 건물에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大方廣殿), 남쪽은 '금강계단', 북쪽은 '적멸보궁'이라는 각기 다른 현판이 걸려있고, 모두 정면처럼 보이도록 되어 있다.

서방향 대방광전과 구룡지
서방향 대방광전과 구룡지

 

원래 이 통도사 터에 큰 연못이 있고 아홉 마리의 악한 용들이 살고 있었으나, 자장스님이 용들을 교화시켜 다섯 마리는 오룡골로, 세 마리는 삼동골로 날아갔는데, 눈 먼 한 마리가 남겠다고 간청하여 이를 남기고 못을 메워 절을 창건했다고 하며 서쪽 대방광전 앞 작은 연못인 구룡지는 그 흔적이다.

왼쪽부터 세존비각, 개산조당, 용화전, 관음전
왼쪽부터 세존비각, 개산조당, 용화전, 관음전

 

중로전에는 아기자기한 건물들에 국화까지 가득하여 무척 아늑했다. 경건한 가운데 따듯하고 평온함이 걸음마다 느껴진다. 

세존비각은 자장율사가 불사리를 모셔온 경위와 사명대사가 왜적으로부터 불사리를 보호한 과정 등을 밝히고 있다. 그 옆에 솟을삼문 형식의 개산조당은 개산조사이신 자장율사의 영정이 있는 해장보각으로 들어가는 문이며, 동쪽으로는 어느 법당보다 불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세음보살의 관음전이다. 안쪽의 용화전은 미륵불을 모셨는데, 내부 벽화에 독특하게 서유기가 그려져 있고, 앞에 석가세존의 가사와 발우를 미륵보살이 이어받을 것을 상징한 조형물인 봉발탑이 있다.

호혈석
호혈석

 

상로전 응진전과 하로전 극락전 옆에 약간 붉은 기운이 도는 호혈석에는 호랑이 전설이 얽혀 있다.

옛날 통도사 백운암에 젊고 잘생긴 스님이 홀로 성심껏 수행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저녁에 아리따운 아가씨가 나물을 캐다가 길을 잃고 찾아 들었다. 방의 아랫목을 내어주고 윗목에서 밤새 경전을 읽는 스님의 모습에 아가씨는 한눈에 반하고 상사병에 걸렸다. 하지만 스님의 단호한 거절로 한을 품고 죽어, 사나운 호랑이가 되었다. 훗날 스님이 강백이 되어 경전을 가르치는데 난데없이 호랑이가 쳐들어와 스님을 덥석 물어가 버렸다. 사람들이 온 산을 뒤져 찾아보니 백운암 근처에 스님이 남성만 잘린 채 누워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이후 호랑이를 막기 위한 처방으로 호랑이 피를 묻힌 반석 2개를 도량 안에 놓았더니 호랑이가 다시는 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쉽게도 가까이하지 못한 금강계단은 개방 일시가 매월 음력 1~3일, 15일, 18일, 24일에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로 제한하여 보호하고 있다. 

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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