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알츠하이머병과 치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정확한 구분은 모호하다고 느끼곤 한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길을 잃고 배회하거나 가족들을 못 알아보는 질병인 것 같은데, 정확한 구분은 모르겠다고 자주들 말한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와 일상생활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태를 일컫고, 병원 검사에서도 명확한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반면,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아밀로이드와 같은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는 '병리학적' 질환을 의미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을 수 있지만, 점차 심각한 치매로 진행될 수 있는 다양한 단계를 거친다. 즉,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지만 완전한 동의어는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두 질환에 대해 어떤 주의를 기울여야 할까? 먼저, 알츠하이머병이어도 치매로까지 심하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가끔 있다. 역으로, 심한 치매로 진행된 이후 병원에 갔는데 그 원인이 알츠하이머병인 것을 알았을 때는 특별한 치료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이 없다. 즉, 때로는 알츠하이머병이 심한 치매로 발전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치매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때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되면 특별한 치료나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도 원래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가 승인되어 사용이 시작되었고, 투약을 시작한 대상자도 이미 3,000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에는 식약처 승인이 나서 처방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 모아 말하고 있다. 다만, 치료제의 가격이나 정부와 제약회사 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 실질적으로 활발한 투약이 이루어질 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아직까지는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인 특정 단계의 치매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치료 전후 혹은 도중에 발생 가능한 부수적인 문제도 있다. 원인 확진 검사에 드는 비용과 절차도 있고, 부작용도 5명에서 10명 중 한 명꼴로 꽤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MRI 검사와 2주에 한 번씩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동반된다.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처음 승인된 이 치매 치료제에 대해 이전까지는 없었던 선택지가 생긴 것에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알츠하이머병과 치매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기억력 저하가 의심될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치료 기회의 손실을 방지하고, 우리 모두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김혜원
뉴로핏 (NEUROPHET) 메디컬 디렉터
신경과 전문의, 대한신경과학회 정회원
前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 지도전문의
방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