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최근 치매치료제의 잇단 승인에 따라 치매도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최근 미 FDA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켐비(Leqembi)와 키순라(Kisunla)라는 신약을 두 가지나 승인하였기 때문인데, 레켐비는 바이오젠과 에자이, 키순라는 일라이 릴리사에서 개발된 약제이다. 특히 레켐비의 경우 최근 한국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는데,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네 번째 레켐비 승인 국가에 해당한다. 레켐비는 빠를 경우 국내에서 2024년 11월부터 대학병원 중심으로 투약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 두 약제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임상시험에서 입증되었는데, 기전은 비슷하지만 승인 시기, 주사 횟수나 주기, 사전 검사, 치료 계획 관리, 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레켐비는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치료제로, 뇌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 제거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임상시험에서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에 효과를 보였다. 투약은 2주에 한 번 정맥주사로 받게 되며,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뇌부종 혹은 미세출혈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이미 투약이 시작된 미국 병원 중에서는 입원 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중환자실까지 준비해 두는 프로토콜을 세우기도 한다. 미국 기준으로 레켐비의 연간 치료 비용은 약 26,000달러이며, 메디케어와 같은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키순라는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치료제로, 기전은 레켐비와 마찬가지로 아밀로이드 베타를 뇌에서 제거하는 것이며,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투약 대상으로 한다. 임상시험에서 인지 기능이 유지된 비율이 위약(placebo)을 투약한 환자군 대비하여 뚜렷하게 높았고, 뇌 아밀로이드 단백 수치 감소도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레켐비에 비해 월 1회 정맥 투약이라 투여 빈도가 적다는 점에서 편리성이 높지만, 아밀로이드 관련 뇌 영상 이상 부작용은 더 높은 비율로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비용도 연간 약 32,000달러로 레켐비보다 다소 비싸기는 하지만 투약 도중 충분한 양의 아밀로이드가 제거되었을 경우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 실제적인 치료비용과 주입 횟수는 적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키순라는 2024년 7월에 갓 승인이 되었기 때문에,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미국 내 병원에서의 투약은 이제 시작될 예정이다.
레켐비와 키순라는 모두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를 입증한 약물이나,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처방 당사자인 신경과 전문의와 투약 당사자인 환자 및 그의 가족들 간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약제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두 약물 모두 아직 한국에서는 투약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종 간 치료제 반응 차이도 감안하여 부작용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며, 환자의 상태와 치료 목표, 기간 등에 따라서도 철저한 검토를 통해 투약 여부 및 치료제 종류를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 | 김혜원
뉴로핏 (NEUROPHET) 메디컬 디렉터
신경과 전문의, 대한신경과학회 정회원
前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 지도전문의
방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