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이탈리아에 가본 적이 있다면 분명히 숱하게 많은 ‘바’에 가봤을 것이다. 사실, 당신이 ‘카페’로 알고 있는 곳이 바로 이탈리아에서는 ‘바(bar)’다. 그런데 한국의 ‘카페’와 이탈리아의 ‘바’ 사이에는 여러 흥미로운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제공하는 수많은 다양한 메뉴와 달리 이탈리아의 주요 커피 음료는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및 라떼 마키아토의 세 가지가 기본이다.

이처럼 단순한 메뉴로 인해,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는 이탈리아인은 단지 이렇게만 말한다. “Un caffe’, per favore.”(커피 한 잔 부탁해요.)

이탈리아인에게 커피라 함은 자동으로 ‘에스프레소’를 의미한다. 당신이 ‘에스프레소’를 청하면, 바리스타는 당신이 외국인임을 즉각적으로 알아챌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주문을 해도 진동벨이 제공되지 않는다. 커피가 나오면 서서 빨리 마시고, 당신이 테이블에 앉기를 원해야만이 직원이 안내할 것이다.

한국의 카페와 달리 이탈리아 바는 공부, 일, 채팅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것이 이탈리아 바의 크기가 한국 카페에 비해 더 작아 보이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적은 이유다.

가격에도 차이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공간과 Wi-Fi, A/C 등의 사용료를 포함하여 비용을 지불하는 반면, 이탈리아에서는 커피값만 지불하면 된다. 바에서 테이블에 앉기로 결정하면 일반적으로 한국 가격과 거의 비슷하게 이탈리아 가격의 두 배가 부과된다.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커피는 바에서 판매된다. 이탈리아 사람이 한국에서의 커피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비싼 일상이 될 것이다. 하루에 석 잔의 커피를 마신다면 9,000 원(한달에 약 30만 원)이 들며, 이는 일반적으로 이탈리아에서 지불하는 3 유로보다 3 배나 비싸다.

주문을 받으면 한국의 바리스타는 분쇄기를 켜고 커피가루를 내려 받아 포터 필터에 채운다. 이탈리아 바리스타는 커피 원두가 미리 빻아져있기 때문에 첫 단계를 건너뛸 것이다. 한국 커피숍에서 비싼 가격에 커피를 적게 팔 때, 이탈리아 바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많이 판매한다. 후자의 경우, 커피콩을 사전에 쉽게 갈아내어 커피를 내리기 전에 긴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

또한 한국에서는 커피가루의 양을 바리스타의 재량에 맡기고 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1회 9g이라는 특유의 룰을 따른다. 기술적으로 볼 때 ‘샷’은 바리스타가 커피가루를 용기에서 필터를 거쳐 흘려보내는 한 잔을 말한다. 이탈리안 바리스타는 이 과정을 쉽게 제어할 수 있다. 한국의 바리스타는 콩을 동시에 갈아서 여러 샷을 같이 내려야하기 때문에 각 샷은 같은 커피 양이 아니며 대부분 9g 미만이 된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한 번에 9g 이상을 사용하여 커피내리는 과정을 지연시키고 커피콩의 볶는 풍미를 더함으로써 커피 맛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나 한국의 방식에 상관없이 카푸치노의 기초가 된다. 이탈리아 사람은 작은 머그잔에 제공하고 모든 카푸치노를 한번의 샷으로 친다. 한국인들은 최소한 두 번의 샷으로 만든 에스프레소를 큰 머그잔에 제공한다. 이렇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유와 커피의 비율은 비슷하며, 따라서 풍미도 비슷하다. 그러나 ‘라떼마키아토’는 한국인과 이탈리아인이 다시 나뉘는 지점이다. K-equivalent는 ‘라테’이다.

따라서 라떼마키아토는 말 그대로 ‘얼룩덜룩한 우유’를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커피를 방울방울 떨어뜨린 우유를 마시는데, 여기에서 ‘라떼마키아토’는 카푸치노보다 비싸다. 이탈리아에서는 카푸치노와 라떼마키아토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한국에서는 이 두 음료가 종종 혼동된다. 한국에서의 차이점을 말하자면 대부분 카푸치노의 거품이 라떼보다 많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다음에 이탈리아 바를 방문하게 되면 무엇을 어떻게 주문해야 하는지 더 잘 알게 되셨기를 바란다.

글 | 조반니 탐부리니 Giovanni Tamburrini
이탈리아 레스토랑 BRER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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