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요리인가? 남부요리인가?

[아츠앤컬쳐] 이탈리아 음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가지 층 사이에 토마토 소스와 치즈를 채운 “Parmigiana di Melanzane(가지)” 또는 “Melanzane alla Parmigiana”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요리는 여전히 이탈리아에서 그 기원이 에밀리아-로마냐(북부) 지역인가, 시칠리아 및 캄파니아(남부) 지역인가 하는 논란이 있다.

북부 기원은 여성 명사 "parmigiana"가 Parma(파르마)시를 지칭할 수 있고, 남성 명사 "parmigiano"를 떠오르게 하며, 이탈리아 치즈의 왕이자 실제 레시피의 주요 성분이라는 데에서 기인한다. 14~15세기에 이탈리아어 “cucinare alla maniera dei Parmigiani(파르마 사람 방식의 요리)”라는 표현은 구운 층 사이에 채소를 넣는 방식을 말한다.

반면에, 남부 시칠리아가 기원이라는 말도 설득력이 크다. 우선, 가지는 많은 시칠리아 요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이며 지금도 시칠리아 식탁에 자주 오른다. 가지는 시칠리아 섬의 아랍시대에 아랍인들이 들여온 채소이다. 따라서 “parmigiana”라는 이름은 파르마시가 아니라 페르시아식 주택 창의 전형적인 나무덧문 “parmiciana”에서 유래했을 수 있고 또한, 가지를 가리키는 이탈리아어화된 페르시아어 “petronciana”에서 온 것일 수도 있다. 이름 유래 이론 외에, 전형적인 터키/아랍 요리는 토마토 소스, 치즈 및 고기로 층을 채운 구운 가지 “moussaka”로 표현된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즉, moussaka는 기본적으로 고기의 존재 및 다른 향료의 사용에 있어 “Parmigiana di Melanzane”와는 다른 음식이다.

“Parmigiana di Melanzane”와 “Melanzane alla Parmigiana”라는 이름에 초점을 맞추면, 전자는 문자 그대로 “가지의 층”이며 시칠리아와 일반적으로 남부 지역에서 쓰이고, 후자는 “파르마 사람 방식의 가지”라 번역할 수 있으며 북부에서 사용된다. 가지의 층들 사이에 모짜렐라의 존재는 또한 이 음식이 나폴리 기원(캄파니아 지역)임을 암시한다.

본 잡지의 이전 기사 중에서 라자냐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모짜렐라가 나폴리산(産) 치즈이기 때문에 모짜렐라를 함유한 요리는 나폴리의 기원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나폴리 기원설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는 초창기의 공식 문서를 보유하고 있다. 즉, 나폴리 귀족가문을 위해 일하는 이탈리아 남부 요리사 Vincenzo Corrado가 펴낸<Cuoco Galante>(1733)와 Ippolito Cavalcanti가 펴낸 <Cusina casarinola co la lengua Napolitana>가 있다.

세 가지 이론 중 어느 것이 가장 당신을 설득하든, 이 가지 요리는 온 이탈리아 반도 내에서 매우 유명하며 일반적으로 모든 이탈리아 가정은 그들만의 요리법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가지 슬라이스를 지져서 토마토 소스, 모짜렐라 및 파르미지아노와 함께 켜켜이 만든 다음 빵을 굽는다. 다른 사람들은 지지기 전에 가지 슬라이스 표면에 밀가루 묻히는 것을 선호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밀가루 묻힌 위에 달걀 푼 것을 바르기도 한다. 풍미보다 칼로리에 더 신경을 쓰는 사람들은 여러 재료로 층을 구성하기 전에 가지를 지지거나 또는 굽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다른 다양한 조리법은 포함되는 여러 재료 자체와 관련이 있다. 모짜렐라는 종종 물기가 적은 “프로볼라”로 대체되며 어떤 사람들은 햄, 삶은 계란 및 고기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가지 슬라이스의 두께와 자르는 방법(가로 또는 세로 방향)도 집집마다 다르다.

한국에서는 메뉴에 “Parmigiana”가 들어있는 이탈리아 식당은 많지 않지만, 정통 풍미를 고수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풍미를 재현하기 가장 어려운 것은 가지 자체이다. 한국에서 자라는 가지는 지중해 지역에서 자라는 가지와 다른 맛을 지닌다.

이탈리아 시장에서 제공하는 가지는 여러 종류인데 한국에서는 한 가지 유형만 있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 “Parmigiana”는 매우 다양하며 그 자체로 메인 요리가 되거나 단백질 메인 요리의 곁들이로, 또는 코스의 첫 요리가 되기도 한다. 정통 튀긴 슬라이스 방식은 고칼로리 식사이므로 가족의 일요일 점심식사와 같은 휴일에 주로 내놓는다.

글 | 조반니 탐부리니 Giovanni Tamburrini
이탈리아 레스토랑 BRERA 대표

 

저작권자 © Arts & Cultur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