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ian Cheng

출처 : https://www.nwd.co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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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앤컬쳐] 전세계 아트리더들은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아트바젤 홍콩의 단기간의 급속한 성장과 더불어 현대 중국 미술은 아트 시장의 궤도를 바꾸고 있고, 그 중심에 애드리언 청이 있다. 2018년 아트잡지 아트뷰는 세계 미술계에 영향력 있는100명 중 46위에 애드리언 청을 링크했다. 아직 30대인 이 젊은 부호는 과연 누구인가.

홍콩 출신인 애드리언 청은 부동산 개발과 주얼리 사업을 하던 홍콩 3번째 부자 청유퉁(Cheng Yu-teng)의 손자이다. 현재 그는 가업인 주얼리 유통회사 저우다푸(Chow Tai Fook Enterprises)의 이사, 부동산개발회사인 뉴월드개발(New World Development)의 부회장이다. 그의 직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예술계의 큰손으로 홍콩과 중국 여러 도시에 있는 K11, 뉴욕MoMA PS1, 홍콩의 M+, 런던의 로열 아카데미 아트(Royal Academy of Arts),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Metropolitan Museum of Art), 런던의 테이트(TATE) 그리고 파리의 퐁피두(the Pompidou)의 이사이다.

출처 : https://us.fashionnetwo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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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것은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이다. 그는 해외 유학 시절 미술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하버드에서 공부하며 자본주의가 바탕이 된 현대미술을 접했고 졸업 후 투자회사(골드만삭스와 유비에스)에 다니기 전 교토에서 1년간 일본 문화예술을 배웠으며, 이후 베이징에서 2년간 중국의 예술계 인사들과 네트워킹하며 중국 미술 시장을 공부했다.

그 무렵 그는 당시 중국의 갤러리와 예술가들이 대부분 중국 전통미술에 기반을 둔 학교 출신으로 현대미술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막 경제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중국 본토에서 미술 시장의 인프라는 전무했다. 또한, 지금의 밀레니엄 세대들과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들은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유학으로 전 세계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도 많았다. 이들이 중국으로 돌아왔을 때 더 변화되고 특별한 문화 경험을 기대할 거라는 점에 착안하여 그는 문화 예술 경험의 전도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잘 읽어낸 그의 눈썰미로 이때부터 새로운 사업구상이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애드리언 청은 K11이라는 세계 최초 예술이 묻어있는 쇼핑몰을 만들었다. 역사적으로 세계 유명 부자들의 자녀나 배우자는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술계 큰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미국의 철도왕 휘트니의 손녀 거트루드 밴더빌트 휘트니(Gertrude Vanderbilt Whitney)는 뉴욕의 휘트니 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을, 광산부호 구겐하임(Guggenheim)의 딸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은 베니스 구겐하임 뮤지엄을, 그리고 삼성이 리움 미술관을 만든 것처럼.

그러나 애드리언 청은 조금 남다르다. 그는 아트 컬렉션의 쇼케이스로 미술관을 만드는 것보다 그의 사업영역에 현대미술을 접목하여 예술의 대중화를 꿈꾼다. K11몰은 아티스트와 큐레이터, 미술관 이 모두를 통합하여 새로운 개념의 유통·쇼핑 공간을 대중에게 제공한다. 비영리 K11 아트 재단은 현대미술이 접목된 럭셔리 유통 쇼핑 공간을 2008년 홍콩에 처음 설립한 이후로 광저우, 상하이 등에 연이어 K11몰을 만들었다.

출처 : http://www.worldinteriorsnewsawar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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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많은 중국 부동산회사들이 그의 컨셉을 따라 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는 홍콩과 중국에서 예술의 민주화를 이끄는 독보적인 존재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금은 부동산개발 사업과 더불어 대부분의 시간을 예술 관련 업무에 할애하고 있다.

그의 또 다른 큰 사업은 홍콩 침사추이 하버프론트 약 84,300평에 이르는 땅에 일본의 롯폰기 힐이나 미국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 같은 푸드· 디자인 거리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듯 K11몰과 같이 부동산 개발 연장선에서 문화예술의 대중화에 대한 그의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애드리언 청은 부동산과 접목된 미술 투자 외에도 중국 아티스트와 중국 현대미술의 입지를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K11는 데비안 허스트나 다카시마 무라카미 같은 현대미술의 거장들과도 작업을 하지만 중국의 젊은 신진 작가 발굴에도 열심이다. 그가 이사회 멤버로 있는 모마(MoMA), 메트로폴리탄(Met), 퐁피두(Pompidou)와 같은 세계 유수 대형 뮤지엄에 중국 아티스트들의 전시를 후원하며 다방면으로 중국 현대미술의 힘을 키워 세계 속에서 그 영향력을 넓히도록 힘쓰고 있다. 정확히 그는 중국과 서양 미술 시장의 가교 역할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또한 출판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간 중국 현대미술의 인프라 부족으로 아직 뚜렷한 연구 기록이 없었기에 중국 현대미술의 흐름과 역사에 대한 리서치와 더불어 그 기록을 진행 중이다. 이 리서치와 출판이 완성된다면 중국 현대미술의 파워는 앞으로 더 존재감 있게 세계 미술 시장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이렇듯 그의 행보가 기존 서방의 아트 콜렉터와 다른 점은 단순한 예술작품 수집과 전시가 목적이 아니라 더 방대하고 복합적으로 예술에 접근하고, 중국 현대미술을 세계 중심으로 옮겨놓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작품 수집뿐만 아니라 패션·건축·가구·쇼핑·부동산 개발 등 생활 전 분야에 예술을 투영시켜 예술의 대중화와 접근성을 높이고 있고, 세계 속 중국 미술의 파워와 입지를 굳히는데 힘을 쏟고 있다. 그것이 K11의 목적이자 자신이 받은 어마어마한 경제적 유산에 대한 사명이라고 믿고 있다.

한 인터뷰에서 애드리언은 아트바젤 홍콩의 성장세를 보듯 홍콩이 곧 세계 최고의 미술 시장이 될 것이라 했다. 그의 기대와 더불어 아시아 미술을 넘어 세계 미술 시장에 뛰어든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 궁금하다. 세계 미술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홍콩과 중국 미술 시장, 그 중심에 애드리언 청이라는 젊은 사업가가 있다는 것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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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희정
아츠앤컬쳐 홍콩특파원
서강대 영문학과, 2006 미스코리아 美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맨파워코리아 전시컨벤션 큐레이팅
중앙일보플러스 교육사업본부 예술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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