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프로방스여행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막상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관념에만 머물러있는 지식들로 인해 쉽사리 이런저런 것들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프로방스 여행하면 연상하게 되는 것들을 자세히 정리해보려 합니다. 그럼 잠시 프로방스를 떠올리며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을 떠나보실까요?
프로방스의 와인
프랑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와인생산지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도 가장 긴 포도 역사를 가진 곳이 바로 프로방스다. 사실 사람들은 프로방스를 떠올릴 때 고흐나 피카소, 아름다운 풍경을 연상하지만 이전에는 프로방스를 와인생산지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중해성 기후와 함께 빛이 좋아 연간 일조량은 3,000시간에 달하며 해안가의 토양은 석회암, 편암, 석영 성분이 많아 훌륭한 포도와 올리브 나무를 재배하는데 매우 이상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
로제 와인 생산지로 잘 알려진, 방돌
‘방돌(Bandol)’로 대표되는 프로방스의 로제와인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주는 매우 신선한 맛으로 유명하고 ‘무르베드르(Mourvedre)’ 품종을 중심으로 양조 되는 프로방스의 레드와인은 농축미가 좋고 강한 맛으로 유명하다. 또한 화이트 와인 역시 이 지방의 해산물 요리와 좋은 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교황의 와인으로 알려진 ‘샤토네프뒤파프’가 상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머스트해브(must have) 아이템으로 잘 알려져 와인이다. 그 유명한 로버트 파커가 2003년 빈티지부터 무려 8번이나 만점을 주는 바람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 유명인들 중, 와인 마니아로 유명한 배용준, 박수진 커플이 결혼식 피로연에서 이 와인이 내놓으며그 이름을 알렸고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의 신경영 선언 20주년 기념 만찬 행사에 나온 적이 있어 이건희 와인으로 화제가 되며 한때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이번 아츠앤컬쳐 프로방스 예술과 미식기행 에서는 샤토네프뒤파프 와이너리에 방문할 예정입니다.) 와인 애호가들은 블랙베리와 블랙체리 같은 과일향에 시나몬향과 커피향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와인의 맛은 교황의 와인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고 평가한다.
파스티스 시간
일반적으로 프랑스 사람들을 프로방스를 연상할 때 가장 먼저 여름철 날씨에 나무 그늘 아래 매미 소리를 들으며, 독하지만 우유 빛깔의 알코올 파스티스를 마시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는 프로방스의 사람들을 떠올리거나, ‘빼땅크’라는 이름의 쇠공 굴리기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떠올린다고 한다.
보통 프로방스의 사람들은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나면, 약속이라도 한 듯 동네 허름한 카페로 모여들어 신문을 읽거나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고 커피나 와인잔 대신 우윳빛 음료를 손에 들고 TV를 시청하곤 한다. 우윳빛 음료는 바로 Pastis(파스티스)라는 술로 아나이스 향이 나는 투명한 원액을 물로 희석시켜 우윳빛으로 변하면 마시는 도수 50%에 가까운 아주 독한 술이다. 하지만 독특한 맛과 향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의미로 프로방스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술이기도 하다.
빼땅크
프로방스를 여행하다 보면 조그마한 공터만 있으면 쇠공을 가지고 놀고 있는 사람들을 쉽사리 마주치곤 한다. 야구공만 한 크기의 철공을 가지고 일정한 규칙을 만들어 쇠굴리기 놀이를 하고 있는 이 놀이를 현지인들은 빼땅크라 부른다. 빼땅크는 지중해의 작은 도시 시오타(La Ciotat)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놀이의 규칙은 매우 단순하다. 나무로 된 작은 구슬을 던져놓고 이 작은 구슬에 쇠공을 굴려 더 가까이 공을 붙여 놓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당구게임 정도라 할까. 수다스러운 남프랑스 사람들에게는 친한 사람들과 실컷 떠들며 즐기기에 딱 좋은 게임으로 프로방스 사람들이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기는 게임이다.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놀이가 돼서 매년 프로방스에서는 세계 빼땅크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프로방스의 도자기
앙티브와 인접한 작은 도시 발로리스라는 도시는 피카소가 7년간 거주하며 작품 작업을 한 도시로 그가 발로리스에 기증한 <전쟁과 평화>로 잘 알려져 있지만 피카소가 샘솟는 실험정신으로 도예 작업을 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발로리스는 피카소 덕분에 많은 도예인들이 몰려들며 1950년대 도자기의 산업도시로 부흥하게 되지만 기본적으로 흙이 좋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프로방스의 도자기는 사실 그 이전 17세기에 동양의 도자기 기술이 이탈리아를 거쳐 흘러들어간 문화이다. 이렇게 탄생한 도자기를 프로방스 사람들은 ‘파이안스’라고 부르며 흔히들 ‘무스티에’라고도 불렀다. 유명한 동네 이름이기도 한 ‘무스티에’는 특별히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도자기에 프로방스의 독특한 스타일을 가미하며 수공품으로의 가치를 높였고 아름다운 도자기로 그 명성을 높이게 되면서 고가에 거래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도 무스티에에서는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방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다양하고 아름다운 도자기들을 원 없이 구경할 수 있다.
프로방스 여행을 연상케 하는 것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잠시 동안 프로방스 여행이 즐거우셨나요(?). 다음호에서도 다양한 프로방스 이야기들을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글·사진 | 강정모
유럽가이드이자 통역안내사로 일하며 세계 유명 여행사이트인 Viator 세계 10대 가이드로 선정된 바 있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와 여러 기업에 출강하며, 아트 전문여행사 Vision tour를 운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