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1749년 8월, 황실 고문관인 아버지와 프랑크푸르트(Frankfurt) 시장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765년에 법률학을 배우기 위해 라이프치히(Leipzig) 대학에 입학했지만, 1768년 폐결핵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향하게 된다. 1770년 슈트라스부르크(Strassburg, 당시 독일이었으나, 현재는 프랑스 지역이다) 대학에 입학하여, 법학 학위를 받은 괴테는 고향에서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는 한편, 문학가로서 <괴츠 폰 베를리힝겐(Götz von Berlichingen>의 초고를 완성하고, 이후 독일의 작가로서 더 명성을 떨치게 된다.
Wer reitet so spät durch Nacht und Wind?
Es ist der Vater mit seinem Kind;
Er hat den Knaben wohl in dem Arm,
Er faßt ihn sicher, er hält ihn warm. -
"Mein Sohn, was birgst du so bang dein Gesicht?"
"Siehst, Vater, du den Erlkönig nicht?
Den Erlenkönig mit Kron und Schweif?" -
"Mein Sohn, es ist ein Nebelstreif." -
"Du liebes Kind, komm, geh mit mir!
Gar schöne Spiele spiel' ich mit dir;
Manch' bunte Blumen sind an dem Strand;
Meine Mutter hat manch gülden Gewand."
"Mein Vater, mein Vater, und hörest du nicht,
Was Erlenkönig mir leise verspricht?" -
"Sei ruhig, bleibe ruhig, mein Kind;
In dürren Blättern säuselt der Wind." -
"Willst, feiner Knabe, du mit mir gehn?
Meine Töchter sollen dich warten schön;
Meine Töchter führen den nächtlichen Reihn,
Und wiegen und tanzen und singen dich ein."
"Mein Vater, mein Vater, und siehst du nicht dort
Erlkönigs Töchter am düstern Ort?" -
"Mein Sohn, mein Sohn, ich seh' es genau:
Es scheinen die alten Weiden so grau." -
"Ich liebe dich, mich reizt deine schöne Gestalt;
Und bist du nicht willig, so brauch' ich Gewalt."
"Mein Vater, mein Vater, jetzt faßt er mich an!
Erlkönig hat mir ein Leids getan!" -
Dem Vater grauset's, er reitet geschwind,
Er hält in Armen das ächzende Kind,
Erreicht den Hof mit Müh' und Not;
In seinen Armen das Kind war tot.
어두운 늦은 밤 바람을 가르며 말 타는 이 누구인가?
그는 아이를 품에 안은 아버지다.
아비는 팔을 한껏 감아 아이를 안고 간다.
안전하고 포근하게 안고 말을 달린다.
“나의 아들아, 왜 그렇게 무서워하며 얼굴을 가리느냐?”
“아버지, 마왕이 안 보이세요?
망토를 두르고 왕관을 쓴 마왕이요.”
“아들아, 그건 엷게 퍼져있는 안개란다.”
“사랑스런 아이야, 나와 함께 가자!
함께 재미있는 놀이를 하자꾸나,
모래사장에는 알록달록한 꽃이 피어있고,
우리 어머니는 황금 옷도 많이 있단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 저 소리가 들리지 않으세요?
마왕이 내게 조용히 속삭이는 소리가?”
“진정하거라, 아가야. 걱정 말아라.
단지 마른 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란다.”
“함께 가지 않겠느냐, 귀여운 아가?
내 딸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내 딸들이 너와 함께 밤의 춤을 출 것이야,
잠들 때까지 노래하고 춤을 출 것이란다.”
“아버지, 아버지, 보이지 않으세요?
저 음침한 곳에 있는 마왕의 딸들이요.
“아가, 아가, 아무것도 아니란다.
잿빛 바래버린 늙은 버드나무 가지일 뿐이란다.”
“네가 정말 좋구나, 사랑스러움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만약 오기 싫다면 억지로라도 데려가야겠다!”
“아버지, 오 아버지, 저를 끌고 가려 해요!
마왕이 제게 상처를 입히고 있어요!”
아버지는 공포에 질려 말을 더 빨리 몰아댄다.
신음하는 아이를 팔에 안고서,
겨우 집에 도착했을 때,
사랑하는 아들은 이미 품 속에서 죽어 있었다.
괴테의 담시(譚詩) <마왕(Erlkönig)>이 정확히 언제 쓰여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1782년 그의 징슈필(Singspiel, 독일어로 서로 주고받는 대사에 서정적인 노래가 곁든 민속적인 오페라) “고기잡이 소녀(Die Fischerin)”가 초연되었을 때 이 징슈필 속에서 이미 마왕이 이 담시를 노래로 불렀기 때문에, <마왕>은 늦어도 1782년 전에 쓰여졌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담시는 보통 역사적이나 전설적인 이야기를 민요풍으로 읊는 시를 의미한다. 마왕은 음악사 속에서 가장 많이 음악화된 담시라고 할 수 있다. 마왕에 의해 작곡된 곡 수가 대략 130여 개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은 <마왕>이 작곡가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가장 유명한 슈베르트의 곡뿐만 아니라 바하만, 베르거, 클라인, 뢰베, 슈나이더 등의 곡들도 있다.
<마왕>에는 4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전체의 상황을 설명해 주는 내레이터와 삶과 죽음을 넘나들 정도로 아픈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품에 안고 바람이 휘몰아치는 밤에 말을 달려 집으로 가고 있는 아버지, 그리고 병든 아이를 데려가려고 유혹하는 마왕이 등장인물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공포에 떠는 아이, 아이를 달래는 아버지의 위로와 절규, 처음에는 달콤한 말로 유혹하다가 점점 폭력적으로 변모해 아이를 저승으로 데려가려는 마왕의 모습이 전체의 큰 축을 이룬다. 괴테의 <마왕>은 초자연적인 인물을 빗대어 목숨을 잃게 된 어린아이에 관한 이야기지만, 아버지가 아들의 응급 상황에서 황급히 의사를 찾아가려 하지만 아이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응급 이동 상황에서의 사망 사고가 법적으로 이슈화되기도 한다.
K는 경기도에서 각종 운동시설과 숙박시설을 설치하고 일반인들에게 이를 유료로 대여하는 식당 소유자이고, J는 경기 ○○병원의 운영자, L은 ○○병원에 고용된 의사이다. M은 15:00경 △△주식회사 직원으로 위 식당에서 하는 회사 단합대회에 참가하여 동료들과 어울리다 축구골대를 향하여 뛰어가면서 축구골대의 상단을 손으로 잡다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크게 다쳤다.
알고 보니 축구골대는 지면에 고착시키는 장치가 없는 이동식으로 된 것으로 성인남자가 손으로만 밀어도 골대가 흔들려 넘어질 우려가 있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동료 직원들은 M을 ○○병원 응급실로 후송하고 병원 외과의사인 L로부터 치료를 받게 되었다. L은 진찰 후, 장파열이 된 것 같아 수술을 해야 하니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해 달라고 요청하고 간호사에게 수술준비를 하도록 지시하였다. 복부 컴퓨터단층촬영 후, L은 촬영결과를 보고 비장손상 등을 의심하였다.
한편 동료들이 M의 처에게 상황을 이야기하자, M의 처는 집과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였다(○○병원과 1시간 거리). 동료들이 L에게 위와 같은 이야기를 전하자, L은 보호자가 원한다면 다른 병원으로 옮겨도 좋다고 하였다. L은 컴퓨터단층촬영결과 비장손상 의심은 있었지만, 1시간 거리라면 이송 도중 상태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M을 태운 구급차는 같은 날 17:00경 ○○병원을 출발하였는데 후송 도중인 18:00경 M이 불편을 호소하는 등 의식이 있었으나 같은 날 18:10경 도착하여 확인한 때에는 M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법원은, 의사 L은 비장손상을 의심하였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당시 의식이 있었던 M이나 동료들에게 조기에 수술을 하지 아니하면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여 그 동의를 얻어 즉시 응급개복술을 시행함으로써, 수술개시가 지연되어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함에도, 이를 설명하지 아니하여 이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가족들이 집 근처에서 수술받기를 희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병원을 옮기도록 한바, 이 사건에 있어서 다른 사망원인의 입증이 없는 이상 M은 병원을 옮기도록 한 과실로 수술이 지연되어 사망하였다고 추정함이 상당하다고 보았다.
여기서 축구골대도 문제가 되었는데, 법원은 위 식당 소유자 K는 시설물인 축구골대가 넘어져 사람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축구골대를 지면에 고착시키거나, 축구골대를 앞서 본 바와 같은 이동식으로 설치하였더라도 일단 이동시킨 후에는 사용 중 넘어지지 아니하도록 고착장치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하단부에 올려놓는 등 안전조치를 하여야 하며, 만일 그렇지 못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 사용자들에게 그 사용 시 이러한 사고 위험성에 대한 주의를 주어 위와 같은 사고를 당하지 아니하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조치를 게을리한 채 축구골대를 사용하게 하다가 위와 같은 사고를 당하게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M으로서도 축구골대에 매달리기 전에 축구골대가 매달려도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축구골대에 매달리다가 이 건 사고를 당한 잘못이 있고, M의 처도 수술적 처치가 필요한 상황임을 들었음에도 치료와 간호의 편의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이송으로 인한 수술지연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전체 손해의 40%만 식당 주인 K, ○○병원장 J, 담당의사 L이 함께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판결하였다.
글 | 이재훈
문화 칼럼니스트, 변호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파운트’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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