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olò Cannici- Le gramignaie al fiume, 1896, Firenze, Collezione Cassa di Risparmio di Firenze
Nicolò Cannici- Le gramignaie al fiume, 1896, Firenze, Collezione Cassa di Risparmio di Firenze

 

[아츠앤컬쳐] 유럽 미술사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의 예술운동이 있다. 비록 소수이지만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쳐 1800년대 유럽 예술사의 위대한 사실주의 경향에 크게 이바지한 예술운동이었다.

19세기 중반,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간의 전쟁과 무관하게 이탈리아에서 가장 강렬한 문화적, 정치적 도시는 피렌체였다. 1840년 이래 피렌체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자유로운 문화 도시 중 하나였으며, 여러 지역에서 박해와 억압을 받던 젊은 예술가들에게 역사적 명소였다. 이 예술과 정치의 토론 장소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데, 바로 ‘카페 미켈란젤로’다. 1860년 이후 거의 모든 토스카나 출신의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이탈리아 회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전통적인 미학의 갱신에 기여했다.

Telemaco Signorini - Piazzetta di Settignano, 1880
Telemaco Signorini - Piazzetta di Settignano, 1880

 

특히 아카데믹한 전통에 반기를 든 젊은 예술가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미술학자들이 제안한 그림과는 대조적으로, 순수한 색채의 다양한 ‘반점’으로 그림을 그려서 마키아파라 불렸다. 이들은 동시대의 가장 생생한 측면을 포착하여 일상을 서술하기 위해 회화의 도구로 반점의 사용을 이론화했다. 이 운동은 소수의 예술가들이 시작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1848년 봉기의 혁명가들이었다.

Giovanni Fattori- in Vedetta- 1872- Collezione Marzotto – Valdagno- Italy
Giovanni Fattori- in Vedetta- 1872- Collezione Marzotto – Valdagno- Italy

 

1850년 말, 이탈리아 통일을 위해 싸운 전쟁의 경험을 지닌 이 젊은 화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유럽 예술의 변화, 특히 프랑스 화가들이 추진하는 경향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아카데믹한 예술에 만족하지 못한 이 젊은 이상주의자이자 혁명가들은 렘브란트, 카라바조, 틴토레토와 같은 옛 거장들이 흠모하던 대담한 색조를 모방함으로써 이탈리아 예술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마키아파의 운동은 1800년대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대하고 건설적인 예술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 미술 아카데미의 구식 관습을 깨려했던 젊은 화가들은 자연광과 그림자 및 색상을 포착하기 위해 야외에서 많은 그림을 그렸다. 이 관행은 마키아파와 몇 년 후 회화사 전면에 등장한 프랑스 인상파를 연결시킨다.

Sivestro Lega- Il canto dello Stornello- 1867- galleria d’Arte Moderna-Palazzo Pitti-Florence
Sivestro Lega- Il canto dello Stornello- 1867- galleria d’Arte Moderna-Palazzo Pitti-Florence

 

‘반점의 이론’을 주장한 마키아파는 사실상 형태의 구상이란 다른 것들과 구별되고 병치되며 중첩된 유색의 반점을 통한 빛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라 확언했다. 이 예술가들은 빛과 그림자의 영역 또는 반점이 예술 작품의 주요 구성 요소라 믿었다. 사실상 반점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19세기 이탈리아 예술가와 비평가들이 자연스러운 밑그림이나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그림의 우수함을 언급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반점 이론’은 이른바 모네, 드가, 르누아르, 피사로와 같은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이론적인 표현보다 연대순으로 빠른 것이었다.

Luigi Bechi- Bambino al sole- 1875- Museo Statale di Palazzo Taglieschi- Anghiari, Italy
Luigi Bechi- Bambino al sole- 1875- Museo Statale di Palazzo Taglieschi- Anghiari, Italy

 

‘반점 이론’은 진정한 이미지가 색채의 반점과 명암의 대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검은 거울’ 즉 연기로 검게 물든 거울을 통해 감지되는 기술로 밝혀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마키아파는 실제로 형태란 존재하지 않고, 빛에 의해 독특한 색의 반점으로 생성되거나 다른 색의 반점에 겹쳐서 창조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물체에 부딪힌 빛은 우리 눈에 다시 색으로 보내지기 때문이다. 사실상 색은 개인으로 하여금 사실과 접촉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마키아파들에게 색이란 그림에 반점으로 구성되어 반영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Silvestro Lega- Il Pergolato- 1868- Pinacoteca Brera – Milano- Italy
Silvestro Lega- Il Pergolato- 1868- Pinacoteca Brera – Milano- Italy

 

이 그룹의 젊은 화가들에 따르면 빛에 의한 우리의 시각적 인식이나 사실주의의 모든 그림은 반드시 빛의 감각으로 재현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들의 작품에서 역사적, 신화적 성격의 주제는 버려지고 작품의 관심은 오로지 ‘사실’로 돌아간다. 이들은 학계의 화가들과 달리 작품의 인물에 프랑스 혁명기의 위대한 화가 다비드의 영웅들과 같은 존재가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마키아파 화가들은 인물을 일상생활에 갈취된 가난한 농민들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Giovanni Fattori – Bovi al carro- Florence Italy
Giovanni Fattori – Bovi al carro- Florence Italy

 

또 다른 근본적인 주제는 농부, 특히 남부 토스카나 지방의 유명한 ‘소치는 사람들’과 그들의 일상을 포함한 인간의 노동에 관한 것이었다. 따라서 노동에 전념한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과 일상의 쾌락에 몰두했던 부자들 간의 가혹한 현실에 초점을 맞춘 일상의 장면들이 묘사되었다.

Giovanni Fattori,  Terreno Paludoso- Palazzo Pitti Florence- Italy
Giovanni Fattori, Terreno Paludoso- Palazzo Pitti Florence- Italy

 

초기의 몇 년 동안 이 새로운 운동은 조롱당하고 폄하되었다. 마키아파라는 용어는 1862년 11월 3일, ‘가제타 델 포폴로’에 게재된 적대적인 리뷰와 함께 인쇄물에 첫 모습을 보였다. 이 용어는 화가들의 완성작이 단지 스케치일 뿐이라는 비꼬임 섞인 암시나 또한 은연중 덤불이나 수풀에 숨는 것 즉 도망침을 의미하는 “잠적하다(darsi alla macchia)”라는 말을 상기시켰다. 이러한 용어의 사용은 사실상 야외에서 작품을 그리는 이 화가들을 의식해 예술가와 무법자를 동일시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는 새로운 학파가 예술의 표현성으로 규정한 엄격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전통주의자들의 견해를 반영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 젊은 예술가들은 결과적으로 혁명적이고 원시적인 회화를 통해 당시의 회화적 사실주의에 크게 이바지했다. 전통주의자들뿐만 아니라 정치인들까지도 보기를 꺼려하던 당시의 불편한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번역 | 길한나 백석예술대학교 음악학부 교수

글 | 로베르토 파시 Basera Roberto Pasi
Journalist, Doctorate Degree University of Siena(Literature, Philosophy, History of Art with honors), Study at Freiheit Univerisität Berlin, Facilitator at Osho Resort, Poona 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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