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노트르담 홈페이지
자료 : 노트르담 홈페이지

 

[아츠앤컬쳐] 2024년 12월 8일. 로망의 도시, 파리가 다시 완전체가 되어 찬란한 빛을 발한다. 파리의 역사는 센강 한가운데 시테섬에서 시작되었다. 시테섬의 심장, 아니 파리 전체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노트르담이다. 노트르담은 2019년 4월 15일 부분 보수공사 중 불의의 화재로 지붕 전체가 불타 내려앉아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성당 지붕 십자가 구조물 정중앙에서 파리의 하늘을 향해 96m 높이로 솟았던 첨탑이 불타다가 끝내 두 동강 나며 성당 바닥으로 떨어지는 광경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노트르담은 연간 1천4백만 명 이상의 전 세계 여행객이 찾던 파리 최고 인기 방문지 중 하나였다. 특히 센강 유람선 노트르담 역에서 올려다보이는 노트르담 실루엣은 파리 최고 절경 중의 하나다. 1163년 건립을 시작해 장구한 역사를 가진 노트르담에서는 나폴레옹이 황제 대관식을 했고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노트르담의 꼽추를 그려냈다. 빅토르 위고는 다시 수많은 영화로, 연극으로, 뮤지컬로 다양하게 각색되며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파리시 당국은 복원 비용으로 8억4600만 유로, 한화 약 1조250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프랑스 대통령이 주관하는 복원공사에는 당대 최고 건축가, 예술가, 수천명의 분야별 전문가와 자원봉사자 등이 총동원되어 진행 중이다. 두 동강 났던 아름다운 회색빛 첨탑은 완벽 복원되어 준공일을 기다리고 있다.

남대문 화재를 경험했고 경복궁, 창덕궁을 복원 중인 우리에게의 중요한 시사점은 바로 노트르담 복원 과정이다. 노트르담은 지붕이 전소되었을 때 현대적 건축 기술과 불연성 현대적 건축자재를 동원하여 모던 건축 스타일로 개축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원형 그대로의 복원안이 채택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국에서 노트르담과 같은 주요 문화재들을 미세 카메라 등을 사용해 모두 정밀 측량 실사를 완료해 놓은 디지털 트윈이 확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 할 대목이다.

복원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토픽은 지붕 소재와 지붕을 버티는 목 구조재 결정이었다. 노트르담 화재 직후 가장 논란이 되었던 것은 지붕을 덮었던 460여 톤에 달하는 납이 불에 녹아내리며 성당 주변과 시테섬 인근에 엄청나게 높은 맹독성 납 성분을 남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원형 복원으로 결론 나, 현재 원래의 회색 납으로 복원 완료된 상태다.

우리나라에 가장 시사점이 큰 노트르담 복원 과정은 그 유명한 첨탑과 지붕 전체를 버티는 목구조다. 우리나라라면 물을 것도 없이 소나무를 썼을 것이다. 우리나라 경복궁, 창덕궁 등의 복원에는 당연히 강원도 정선과 경북 문경 등 깊은 산에서 자생하는 수백 년 된 아름드리 금강송이 사용된다. 숲과 소나무를 아끼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복원되는 경복궁이 차라리 수입 소나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도 복원 공사 중인 경복궁의 참고 도면은 1820년대 순조 임금 시절 도화서 화원들이 그린 동궐도가 가장 주요한 자료다. 우리로서는 정밀 디지털 트윈이 아니라도 현재 동궐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밖에 없다.

86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노트르담 지붕 구조물은 참나무다. 참나무는 서양에서 우수 건축 자재로서 장기간의 포도주나 위스키 숙성에도 오래전부터 쓰여왔다. 반면 우리나라 선조들이 참나무 대신 소나무를 주요 건축재로 사용한 이유는 우리나라에 참나무보다는 소나무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수백 년 전부터 자생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추정해 본다.

노트르담 첨탑 재건과 성당 개방은 파리의 완전체 선언이자 파리 방문의 새로운 이유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 Eco Energy 대표 / Caroline University Chaired Professor / 제2대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 전 예술의전당 이사 / 전 문화일보 정보통신팀장 문화부장 / 전 한국과학기자협회 총무이사/ ‘나라119.net’, ‘서울 살아야 할 이유, 옮겨야 할 이유’ 저자, ‘메타버스를 타다’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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