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르네상스’하면 우리는 메디치 가문을 먼저 떠올린다. 르네상스와 메디치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금융업으로 큰 돈을 벌었고 귀족이나 왕족이 부럽지 않은 실질적인 권력을 가졌다. 그런 메디치 가문이 예술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예술가들을 후원한 배경이 늘 궁금했었는데 사회학자 노명우 교수의 책을 읽다가 궁금증이 조금 풀렸다. 다분히 정치적인 배경이 있었지만 메디치 가문의 후원이 있었기에 문화예술의 꽃이 피렌체에서 다시 활짝 피게 되었다는 생각이다.오늘날 아쉽게도 메디치 가문의 직계는 대가
[아츠앤컬쳐] 올해로 12 번째를 맞는 ‘베니스 인 서울’ 개막작 상영이 정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렸다.지난 2월 15일 개막식에서 개막작은 2023년 베니스영화제 비경쟁부문 상영을 했던 ‘시간의 질서‘라는 영화로 오랜 시간 우정을 쌓은 9명의 친구들이 1년에 한 번 바닷가의 별장에 모여 다같이 시간을 보내는데… 뉴스를 통해 세계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들은 충격 속에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영화이다. 올해 91세인 릴리아나 카바니 감독(1933~ )의 신작으로 과학자인 카를로 로벨리의
[아츠앤컬쳐] 지난 1월 24일, 대학로 드림아트센터가 링크아트센터드림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극장을 찾다가 알게 되었다. 드림아트센터를 검색하면 링크아트센터와 링크아트센터드림이 나온다. 이날은 극장을 찾느라 여기저기 다니다 공연 시작 10분 전인 오후 3시 50분에 극장에 도착해서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를 관람했다.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만든 창작뮤지컬이라서 관심을 가지고 관람했는데 초반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조금씩 극에 몰입이 되었다. 스토리는 어릴 적 친구들이 고향 마나롤라에서 다시 만나 지내다가 여자
[아츠앤컬쳐] 2023년 12월 13일, 종로 에무시네마에서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마련한 영화 ‘단테’를 관람했다. 2022년에 푸피 아바티(Pupi Avati) 감독이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영화로 한국에서는 첫 시사회였다. 모두가 잘 아는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1265~1321)와 그가 사랑했던 베아트리체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사실과 다른 픽션이 들어있지만 매우 흥미롭게 관람했다. 영화는 단테를 추종했던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 1313~1375)가 피렌체로 돌아오지 못하고
[아츠앤컬쳐] 지난 11월 18일과 19일, 솔오페라단이 제작한 푸치니 오페라 공연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람했다.이번 오페라 공연을 보면서 지휘자는 지휘자대로, 연출자는 연출자대로, 성악가는 성악가대로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평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작품 하나를 올리는 게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일반 관객들 대부분은 오케스트라 음악의 템포가 빠르고 느린지, 무대세트가 음향을 고려해서 제작했는지, 출연 성악가들이 가사나 음정, 템포가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평가하기 보다는 성악가들이 소리를 잘 내고 노래를 잘 부
[아츠앤컬쳐] 지난 10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예술대학(ISI Denpasar)에서 아츠앤컬쳐 매거진 협력, 주한 인도네시아 문화센터의 지원으로 ‘발리-부와나 루파 전시회(발리국제사진전)’가 공식적으로 열렸다. 발리 지방문화청 책임자인 이 게데 아리아 수기아르타(Prof. Dr. I Gede Arya Sugiartha) 교수가 발리 주지사를 대리해서 참석했다. 이번 발리국제사진전은 국가별 사진 예술의 성과를 조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한국 사진작가 14명, 인도네시아 15명, 네덜란드 1명, 프랑스 1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회는
[아츠앤컬쳐] 지난 9월 21일, 가로수길 하이스트리트이탈리아 4층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숨겨진 비밀’ 특별 강연이 열렸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명기 바이올린을 제작한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의 악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바이올린을 만들 때 사용한 재료가 무엇인지, 어떻게 자신만의 특별한 니스를 만들었는지, 니스를 바르기 전에 목재를 가공했는지, 바이올린을 구성하는 부품들을 붙이기 위해서 어떤 종류의 접착제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이탈리아 파비아대학교의 교수이자 크레모나 바이올린박물관의 아르베디연구소 소장인 Marco M
[아츠앤컬쳐] “시칠리아의 한 작은 도시 쉬클리에서는 거리의 유기견들이 골칫거리다.시장 선거운동으로 바쁜 아버지 때문에 늘 외로운 소년에게 거리의 유기견 한 마리가 먼저 다가오고, 소년은 개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개가 자신의 아들에게 정서적 교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아버지는 개를 집으로 데려가 키우게 되고, 마을사람들도 이탈로를 좋아하게 된다.”지난 7월 16일, 성동문화재단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함께한 2023 성동필름페스타(SDFF)가 소월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상영작은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 출품작이었던
[아츠앤컬쳐] 지난 7월 13일 오후 2시,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서 파르네시나 컬렉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이탈리아 외무부가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 가운데 엄선한 71점의 작품이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된다(7.15~8.20).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주독일 이탈리아 대사를 역임한 베네치아국제대학교 움베르트 바타니 총장이 있다. 그는 1998년 독일에서 근무를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 파르네시나 궁에 이탈리아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대여 형식으로 설치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수백 점의 작품이 상시 전시되고 있다고
[아츠앤컬쳐] 지난 6월 14일, 정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 영화시사회에 참석했다.저녁 7시,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시사회를 주최한 주한이탈리아문화원 미켈라 린다 마그리 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영화 소개가 있었는데 상영 시간이 2시간 30분이라는 얘길 듣고 조금 걱정이 되었다.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상영시간이 길어서 혹시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엔니오의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영상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아츠앤컬쳐] 객석의 조명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기 전, 막이 열리지 않은 무대 안에서 객석으로 빗소리가 흘러나온다. 막이 오르고 호스를 통해 뿜어내는 물줄기를 맞으며 한 남자가 서있다. 그리고 또 다른 남자가 물이 흥건히 고인 바닥 아래에서 나타나 서로를 끌어당기다가 밀어내는 듯한 움직임을 통해 어두운 내면과 사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약간은 공포스럽고 그로테스크한 무대가 펼쳐진다.지난 5월 1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핫하다는 그리스 연출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가 연출한 를 관람했다. 12일과
[아츠앤컬쳐] 지난 4월 22일,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설치미술가 심영철의 초대 개인전(3.31~4.29)에 들렸다. 1층부터 4층까지 꽃비, 흙, 물, 하늘을 주제로 전시된 설치 작품을 보면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자연과 환경은 작가에게 영감의 원천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고 작업을 했다는 작가의 얘기가 설득력있게 다가왔다.이번 초대전에서 작가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되면 피어나는 ‘벚꽃’을 주요 테마로 삼아 대규모 신작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번
[아츠앤컬쳐] 지난 3월 14일,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을 찾았다. 라는 제목의 전시회에서 자연과 우주에 대한 철학적 사고를 반영한 목조각, 석판화 등 여러 작품을 만났다. 우주 만물이 ‘음’과 ‘양’의 상호작용을 무한히 반복한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자신의 조각 역시 나무에 정신을 더하고 공간을 나누어가며 온전한 하나가 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이번 전시는 김윤신의 의 철학을 중심으로 석판화, 석조각, 목조각, 한국에서의 신작 등 4개의 섹
[아츠앤컬쳐] 지난 2월 22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크로아티아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Maksim Mrvica) 공연을 관람했다. 전 세계 57개국에서 4백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가 ‘2023 The Collection Asia Tour’라는 이름으로 내한 공연을 했는데, 코로나19로 그동안 한국을 찾지 못하다가 오늘 5년만에 한국 팬들과 만났다.1975년생인 막심은 크로아티아 아드리아 해안의 작은 항구도시 시베니크(Šibenik) 출신으로 헝가리와 프랑스의
[아츠앤컬쳐] 영국 출신으로 역사를 전공한 소설가 사라 더넌트(Sarah Dunant)가 쓴 ‘르네상스 창녀(In the company of the courtesan)’는 피암메타 비안키니(Fiammeta Bianchini)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티치아노가 그린 ‘우르비노의 비너스’는 소설 속 주인공 피암메타 비안키니를 연상케 한다. 1527년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몇가지 자료를 찾아 보았다.티치아노(Tiziano Vecellio)는 베네치아 근교의 시골 피에베 디 카도레(Pieve di Cadore)에서 1490년
[아츠앤컬쳐] 1504년에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이 완성되었을 때 보티첼리는 베키오 궁전 앞 로자 데이 란치(Loggia dei Lanzi)에 두고 싶어 했고, 다른 사람들은 두오모가 낫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베키오궁 앞에 놓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1527년, 피렌체에서 폭동이 일어나 왼쪽 팔이 부러진 사건을 제외하고 거의 400년 동안 다비드조각상은 시뇨리아 광장에서 평화롭게 서 있었다. 1527년은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의 군대가 로마를 공격하는 중에 ‘로마 약탈 sacco di Roma’ 사건이 일어난 해로 당시
[아츠앤컬쳐] 지난 10월, 피렌체에서 일주일을 지내는 동안 아츠앤컬쳐 피렌체 특파원 아비오(Avio Mattiozzi)가 피렌체에 영국 묘지(English Cemetery)가 있다면서 설명을 해줬는데 그 배경이 궁금해서 귀국 후 자료를 찾아보다가 책을 한 권 읽게 되었다.2004년에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미국 소설가 데이비드 리비트(David Leavitt, 1961~ )의 ‘아주 미묘한 유혹(Florence, A Delicate Case)’을 보면 19세기에 피렌체 인구 20만 명 중에 무려 3만 명이 영국인이었다고 한다. 영국
[아츠앤컬쳐]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9월 28일, 예술의전당 IBK홀을 찾았다. 한국 가곡 100년의 미래를 향한 테마 콘서트로 기획된 은 영화 ‘서편제’에서 소리꾼으로 잘 알려진 김명곤 前문화관광부장관이 연출을 맡아 변사 겸 출연자로 나섰고, 음악회는 대부분 젊은 성악가들이 출연해서 멋진 가곡을 들려주었다.음악회는 1부 열정, 2부 도전, 3부 꿈과 희망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소프라노 양희원/이명윤, 테너 오세원/김성현, 바리톤 이승민 그리고 소리꾼 김명곤이 함께 했고 피아노는 유건우가 맡았는데 무대는 매우 신선했고 감
[아츠앤컬쳐] 지난 7월 1일,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를 보기 위해 바르샤바를 경유해서 베네치아에 도착했을 때, 바르샤바에서 베네치아로 오면서 짐 하나를 분실한 적이 있었다. 당황스러웠지만 분실신고를 하고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야 숙소가 있는 리알토 다리 근처에 도착했다. 코로나 이후 유럽 공항들은 인력난으로 짐 분실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환승을 하는 경우에는 탑승 전에 게이트에서 짐이 잘 옮겨졌는지 반드시 확인을 하는게 좋다.베네치아에 도착해서 3일째 되는 7월 3일에 베니스비엔날레 본 전시관이 있는 쟈르디니(Gia
[아츠앤컬쳐] 지난 7월 2일 베네치아에서 만난 김혜지 작가(Hye Ji Kim)가 한국에서 이탈리아 순례길에 대한 책이 곧 출간된다고 하기에 무척 궁금했었는데 책구름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왔다.몇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에 관한 책이라서 관심이 있었기에 책을 받고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은 이탈리아 순례길 중 토스카나주의 아름다운 도시 루카(푸치니의 고향)에서 로마까지 400km를 20박 21일간 걸었던 얘기를 담고 있다.현재 베네치아에 살고 있는 김혜지 작가는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