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2016년 8월 11일 인터넷 뉴스인 Artnet News에서 재미있는 기사가 등장했다.“세계에서 가장 미움받는 공공조형물 10선 (The 10 Most Hate Public Sculptures)”에 선정된 작품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 영광?의 주인공은 미국 출신의 프랭크 스텔라 Frank Stella의 작품으로 서울의 테헤란로에 있다. 그는 25세가 될 때까지 역사학을 공부하였고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 후 낮에는 남의 집 페인트칠을 하면서 경제 활동을 해 왔고 저녁엔 자신의 작업을 병행하던 사람이었다. 그랬
[아츠앤컬쳐]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람들의 눈물을 흡수한 작품은? 말못하는 벙어리가 이 그림을 보고서 말 문이 열렸다면?”도대체 어떤 그림일까?2015년 대한민국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역사적인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인간 감정의 모든 것들을 단순한 몇 개의 색으로 표현한 색면주의 추상작가 마크 로스코 Mark Rothko의 단독 전시로 미국 내셔널갤러리에 소장된 50여 점의 원작이 전시되어 그 해 30여만 명에 가까운 관객이 관람한 성공적인 전시였다. 나 역시 그 역사의 현장에서 모든 슬픔의 근원을 찾아 떨리는 몸의 움
[아츠앤컬쳐] 서울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합정역 5번 출구로 나가다 보면 출입구 벽면에 아이들의 장난 같은 낙서가 등장한다. 친근하면서도 해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서울의 이곳저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이미지의 벽화 형태의 작품이다.이 작품의 작가는 이전에 프랑스에서 파리 교통회사(RAPT)로부터 소송을 당하여 1,8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되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공공재산의 훼손이 아닌 예술행위라는 주장을 고수하였다. 결과적으로 시민 16,500명과 다수의 예술가, 파리13구 구청장, 오를레앙 시장 등이 합세하여 그를 지지하는 피켓시위를
[아츠앤컬쳐] 내가 좋아하는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등장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다른 누군가를 죽이며 살아가잖아. 지금은 없는 것을 생각하지 말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야만 해.” 84일 동안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던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이 85일째, 드디어 거대한 청새치를 만나 긴 사투를 진행하던 중 등장하는 문장이다.예술가들의 창조적인 작업 활동을 지켜볼 때 이 문장이 절대적인 감정으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내가 만든 것이 결국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영향을 받은
[아츠앤컬쳐] 예술가가 세상에 알려지는 과정은 시대의 변화와 상관없이 지켜지고 있는 원칙이 있다고 한다. 그 원칙의 시작은 동료들의 인정을 받은 후 비평가, 갤러리스트, 이후 일반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과정이 반드시 지켜진다는 것이다. 결국 같은 분야의 동료가 먼저 재능을 알아주고 그 이후에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이런 절차와 과정을 통해 하나의 세계를 구축한 예술가에게도 어려워하는 것이 있다. 동서양의 위대한 예술가들은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작업의 시작점, 바로 ‘모티브를 어디서 찾아내는가?’다. 예술창작의 주제가 종교와
[아츠앤컬쳐] “마침내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한 발을 내디뎌 걷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러나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Alberto Giacomotti15년 전, 나는 알베르토 쟈코메티(Alberto Giacomotti, 1901~1966)의 작품 2/3가 소장되어 있는 스위스 취리히 현대미술관Kunsthaus Zurich을 방문했었다. 그때 나는 쟈코메티의 작품 앞에서 단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1901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쟈코메티는 인간
[아츠앤컬쳐] 나는 남미의 작은 나라 에콰도르Ecuador를 3번 방문하였다. 3번 모두 공연과 관련된 방문이었고 특히 수도 키토의 올드타운의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색감과 질감은 나를 놀라게 했다. 오래된 창틀을 감싸는 벽돌의 색감과 먼지 낀 창문 사이로 보이던 현지인들의 복식과 장신구들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던 특징이었다.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자신이 살아온 원시성과 표현의 순수성을 강조한 한 명의 작가를 알게 되었다. 아니발 비자시스Aníbal Villacís(1927~2012)는 에콰도르를 대표하는 국민 작가이며 그의 작품은 남미
[아츠앤컬쳐] 어린 시절 내가 가장 무서워한 것은 침묵이었다. 어두운 밤, 빈 공간에 혼자 남아 있을 때 나를 둘러싼 그 침묵의 공간에서 난 머리 아홉 개 달린 괴물과 얼굴이 없는 귀신이 생각나면서 더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다. 비어 있고 보이지 않은 것을 통해 상상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실제보다 더 강력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나의 두려움의 재료였던 을 소재로 하여 존재의 의미를 더 각인시키는 작업을 하는 예술가가 있다. 프랑스의 장 피에르 레이노Jean-Pierre Raynaud(1939~) 는 프랑스의 ‘신사실주의
[아츠앤컬쳐] 1975년 5월 뉴욕의 Galerie Rene' Block에서는 3일 동안 기괴한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이 퍼포먼스는 동물과 인간이 한 공간에서 기거하는 행위 자체였으며 후에 대륙과 인종과 국가 간의 경계를 허물고 이해와 소통을 통한 하나 된 공동체를 완성시키는 결과로 발전하게 된다.독일 출신으로 전방위적 예술영역을 구축한 요셉 보이스Joseph Beuys1921~1986가 이 퍼포먼스의 주인공이었다. 그가 진행한(1982~1986) 사회적 조각(Social Sculpture)의 개념인
[아츠앤컬쳐] 2019년 한국의 젊은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청계천에 설치된 베를린 장벽에 자신의 이름을 스프레이로 새기는 활동을 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당시 법원에서는 그에게 1,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며 사건은 마무리되었다.이 사건을 계기로 예술가들의 활동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등장하였고 거리예술과 공공예술에 관한 접근과 방식에 관한 많은 논의가 이어졌다.그렇다면 전 세계를 뜨겁고 달구고 있는 벵크시Banksy의 거리예술과 한국의 젊은 작가의 활동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그 근본적인 차이점은 인간애를 강조한 활동과 오로
[아츠앤컬쳐] 2019년 9월,나는 절대주의(Suprematist) 예술이념을 완성한 카지미르 말레비치Kajimir Malevich의 대표작 을 백색 공간 안에 시간을 담아낸 형태의 움직임으로 구성하여 발표했다. 내가 그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작품의 가치가 1조 원이 넘는다는 평가보다 아무것도 아닌 단순한 검은색 사각형 안에 무엇이 담겨 있기에 이토록 유명할까? 하는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한 것이었다.그가 1912년에 기존의 구체적이었던 그림의 개념을 거부하고 단순하고 기하학적 형태를 따르는 '절대
[아츠앤컬쳐] 1876년 루마니아 페스티사니Pestisani에서 태어난 콘스탄틴 브랑쿠시(Constanin Brancusi, 1876~1957)의 대표작 는 많은 이야기가 있는 작품이다.그가 “큰 나무 밑에서는 자라나는 것이 없다”라는 말을 남기고 스승 로댕을 떠난 것은 자신의 그릇의 크기를 이미 간파했던 것이었을까? 그의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나는 그의 작품에 나타난 단순성과 영원성의 조형 언어를 이해하면서 그의 자신감을 확인하게 되었다.1926년 미국의 사진작가 에드워드
[아츠앤컬쳐] 전 세계 생존 작가 중 최고의 작품값을 갱신하고 있는 작가!영국의 품위 있는 신사이면서 예술로 사기를 치고 있는 사기꾼!이렇게 극단의 평가를 받는 작가가 데미언 허스트(Damien Steven Hirst b.1965)이다. 그는 영국 국적의 개념미술, 추상미술 등의 경계를 넘어선 현대미술가로 YBA(Young British Artist)로 정의되는 1990년 영국의 새로운 예술 조류에 가담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살아있던 생명체가 맞이한 죽음에 관해 야만과 부패를 통한 작업을 선보여 스타 작가가 된다.그의 작품
[아츠앤컬쳐] 유럽의 어느 집 식탁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죽음!다람쥐 한 마리가 권총으로 자살하고 식탁에 엎드린 설치작품이다. 이것은 마우리치오 카델란(Maurizio Cattelan b.1960)의 1996년도 작품 였다. 마우리치오 카델란은 이태리 파도바출신으로 현재는 미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카델란은 최근까지도 전 세계 예술시장에서 부조리 희극에 가까운 작품들을 통해 세상에 대한 풍자와 위트 있는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그의 작품들 중 , , 등을
[아츠앤컬쳐] 2022년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는1917년 영국 태생의 작가 레어노라 캐링턴Leonora Carrington의 소설 제목인 를 주제어로 선택하였다.캐링턴은 영국에서 태어나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마지막으로 멕시코에 정착하여 아일랜드 출신의 멕시코 예술가로 기록된 사연 많은 작가이다. 그녀는 평생 한 남자의 사랑 안에서 고통받고 행복해했으며 그리워하다 자신의 해방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그녀가 태어난 영국에서 어린 시절 유모에게 자주
[아츠앤컬쳐] 예술의 범주를 검색해보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부문은 건축이다. 인간의 삶과 연관된 공간을 구성하는 영역이기에 가장 먼저 등장한다고 하겠다. 평면에 작업을 하는 화가들은 다양한 형태를 통해 입체감을 표출하고자 했다.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 1899~1968)는 급기야 평면의 캔버스를 예리한 칼로 그어서 3차원적 공간을 만들어 평면 회화의 영역을 벗어나려 했고 조각가인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유영하듯 흐르는 조각을 만들고자 모빌을 창안하게
[아츠앤컬쳐] 인간의 신체를 빌어 예술 표현의 한 부분을 완성한 예술가가 있다. 당시 그의 시도는 단순히 관심 끌기용 기행 정도로 평가했으나 훗날 예술작품으로 인정된다. 그것이 근 60여 년 전의 일이다. 이브 클라인(Yves Klein, 1928~1962)은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났으며 갑작스러운 심장발작으로 인해 34년의 짧은 생애를 살았다. 그는 죽기 전 7년 동안 조각, 퍼포먼스, 건축, 사진, 다큐멘터리,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의 활동은 후에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와 팝 아트. 그리고 미니멀리즘
[아츠앤컬쳐] 2011년 매우 흥미로운 다큐멘터리영화 한 편이 상영되었다. 대중의 관심과 환호를 받는 현대의 예술가와 작품에 관해 유쾌한 조롱을 담아낸 영화였다. 그 영화의 감독은 발표하는 작품마다 경이로운 판매기록을 세우는 그래피티 작가인 뱅크시Banksy였다. 그가 출연하여 신랄하게 현대예술을 해부하는 내용으로 제목이 특이한 영화였다. 이 영화는 원래 기획 단계에서는 뱅크시 본인이 주연을 맡아 진행하려고 했으나 시작과 동시에 주인공을 교체했는데 그 주인공이
[아츠앤컬쳐] 2019년 12월 어느 날, 나는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Centre Georges-Pompidou에 있었다. 당시 악명 높은 프랑스의 교통파업을 알고서도 내가 파리를 결정한 것은 오로지 한 사람의 전시회 때문이었다. 역사적인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1909~1992"의 작품들을 감상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나는 그가 완성한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동시에 살아생전에 가장 큰 영광과 명성을 얻은 화가였지만 어쩌면 죽을 때까지 자신의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비운의 예술가였으리라고 생각했다.그는 아일랜드의
[아츠앤컬쳐] 2020년 4월 한국의 EBS교육방송에서 재미있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었다. 총 5부작으로 편성된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시리즈였다. 뇌 과학자인 정재승 교수가 출연하여 인간의 뇌 신호에 따라 돈, 폭력, 섹스, 종교, 그리고 예술에 관한 반응과 함께 인간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였다. 그가 진행한 3부 편에는 ‘인간은 왜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하려고 하는가?’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였다. 정재승 교수는 미국과 인도, 영국 등을 방문하여 다양한 현지의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업을 통해 인간과 예술의 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