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슬로바키아는 1993년에 체코슬로바키아로부터 독립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8년에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합쳐져서 세워진 나라였다. 그 이전에 슬로바키아는 체코와 마찬가지로 합스부르크 왕가가 주도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이라는 한 지붕 아래에 있었는데, 당시 체코는 오스트리아가 관할했고 슬로바키아는 헝가리가 관할했다.이런 역사적 배경과 지리적 위치 때문에 20세기 초반까지 슬로바키아의 수도는 헝가리의 입김이 강한 곳이면서도 제국의 수도 빈의 외곽도시의 성격이 강했다. 도시명도 독일어로는 프레
[아츠앤컬쳐] 오늘날의 핀란드는 세계에서 여러모로 가장 모범이 되는 선진국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핀란드’란 지명이 국명이 된 것은 1917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이후이니 핀란드는 이제 100년이 조금 넘은 신생국인 셈이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중심축을 이루는 도로는 신생 핀란드의 국부(國父) 만네르헤임(C. Mannerheim 1867~1951)을 기념하는 만네르헤이민티에(Mannerheimintie), 즉, ‘만네르헤임 대로’이다. 헬싱키 시가지의 중심부에서 시작하여 북쪽으로 길게 뻗은 이 도로에는 알렉산테린카투(Aleks
[아츠앤컬쳐] ‘트랜스포터 브리지(transporter bridge)’라는 것이 있다.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운반교(運搬橋)’이다. 이것은 사람이나 차량이 통과하는 일반적인 다리와는 달리, 다리 자체가 사람이나 차량을 운반하는 장치를 갖추고 있다. 즉, 다리에서 길게 늘어뜨린 케이블에 매달린 ‘곤돌라’가 강의 양안을 셔틀처럼 오가면서 사람과 차량을 운반하는 것이다. 운반교는 구조가 단순하고 날렵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다리보다 차지하는 공간이 훨씬 적고 아울러 건설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이러한 다리는 현재 전 세계에 20여 개 정도
[아츠앤컬쳐] 유럽 심장부에 자리 잡은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이를테면 프라하는 ‘블타바(Vltava) 강변에 핀 보헤미아의 꽃’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그 아름다움 뒤에는 격동의 역사가 스쳐간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블타바 강변에는 르네상스 복고풍 양식의 육중한 건물이 세워져 있는데, 다름 아닌 체코 최고의 예술의 전당인 루돌피눔(Rudolfinum)이 있다. ‘루돌프의 전당’이란 뜻이다. ‘루돌프’는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를 이어받을 황태자의 이름이
[아츠앤컬쳐] 이탈리아 북동부 해안의 휴양 도시 리미니(Rimini)에서 산 마리노(San Marino) 행 국제선 버스정거장에 섰다. ‘국제선’이라? 실감이 나지 않는다. 거리로 따지면 리미니 교외 조그만 도시에 가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말이다. 하긴 산 마리노는 이탈리아 영토 안에 있지만 이탈리아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엄연한 독립국이다. 산 마리노의 인구는 33,000명 정도이고, 면적은 여의도의 두 배 정도로 유럽에서 바티칸, 모나코 다음으로 세 번째로 작은 나라이다.구름 위에 떠있는 동화의 나라 같은 이 소국의 중심은 자유의
[아츠앤컬쳐] 블타바(Vltava) 강은 남부 보헤미아 숲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강줄기에 서부 보헤미아 숲에서 흘러나오는 또 하나의 지류가 합류하여 흘러가다가 비셰흐라드 언덕을 스치고는 프라하 시가지를 관통한다. 비셰흐라트 언덕은 10세기 후반 프르제미슬 왕조의 탄생 전설이 깃든 곳인데 이 왕조는 체코역사의 문을 연 순수 체코민족의 왕조였다. 이 왕조가 끝난 후 체코는 외세의 지배를 받으면서 격동의 역사를 맞게 된다.체코는 17세기에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 아래에 놓이게 되면서 점점 독일화되었고,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아츠앤컬쳐] 베르디의 오페라 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중 하나이다. 이 오페라는 홀로 사랑을 고이 지키다 사라져간 한 여인의 애절한 삶을 그리고 있는데 배경은 19세기 중엽의 파리이다. 한편 이탈리아어 ‘라 트라비아타’에서 라(La)는 여성형 정관사, 트라비아타(Traviata)는 ‘길을 벗어난 여인’이라 뜻으로 주인공 비올렛타(Violetta)의 직업은 막말로 표현하자면 파리 사교계의 ‘고급 창부’인 것이다. 이야기를 파리의 몽마르트 묘지로 옮겨보자. 이 묘지에는 음악가 베를리오즈, 화가 드가,
[아츠앤컬쳐] 라인 강변에 위치한 쾰른은 로마제국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라인강은 로마제국의 국경선이자 문명세계와 야만세계의 경계선이기도 했다. 쾰른의 기원은 기원전 38년 로마군이 세운 군단기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도시는 네로황제의 어머니 아그리피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원후 1세기 초 로마제국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의붓아들이자 뛰어난 장군이었던 게르마니쿠스는 이곳에 주둔하면서 강 건너편의 ‘야만족’인 게르만족과 대치했는데, 그의 딸 아그리피나는 바로 이곳에서 태어났던 것이다.그녀는 나중에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황후가
[아츠앤컬쳐] 런던의 명소 트라팔가 광장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과 런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인다. 그런데 건축적으로 본다면, 이 광장은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좌우 대칭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통일성이 보이지 않는다. 즉 이 광장의 특징은 한마디로 ‘불균형’이다. 그것은 이 광장을 처음으로 설계한 존 내쉬(John Nash 1752~1835)가 의도적으로 ‘균형’을 피했기 때문이다. 이 광장은 원래 영국 왕실 마구간이 있던 곳인데 1820년대에 존 내쉬에 의해 개발되기 시작하여 1845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조성되었다. 이 광장
[아츠앤컬쳐] 체코는 독일, 폴란드,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 모두 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서쪽 독일과 남쪽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선이 전체 국경선의 1/2이상이 된다. 따라서 지정학적으로 보면 옛날 체코는 독일어권 국가인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체코는 오랫동안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았다. 이러한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런데 그 아름다움 뒤에는 아주 복잡한 역사가 얽혀 있다. 프라하는 유럽의 심장부에 위치했으니 교역의 중심지이기도 했지
[아츠앤컬쳐] 독일 북동부 유서 깊은 도시 라이프찌히에서 직선거리로 약 70킬로미터 남쪽에는 쯔비카우(Zwickau)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이 도시는 1900년대 초부터 독일의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던 곳 중의 하나였다. 동독 시절에는 이곳에서 ‘트라반트’라고 하는 자동차를 생산했다. 그렇다면 쯔비카우는 연기를 뿜는 산업도시일까? 사실은 오랜 역사와 연륜이 곳곳에 스며있는 도시이다. 쯔비카우 시가지 한가운데에는 성모 마리아 대성당(Dom St. Marien)의 첨탑이 고풍스런 도시의 지붕선 위로 높이 솟아있다. 이 성전의 기원은 1
[아츠앤컬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 베를린은 브란덴부르크 대문을 중심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가 관할하는 서베를린과 소련이 관할하는 동베를린으로 분단되어 있었는데 동베를린은 동독의 수도였다. 당시 서베를린은 동독 지역 안에 있는 유일한 자유의 보루였다. 하지만 동독 영토로 둘러싸여 있고 사방팔방이 장벽과 철조망에 가로막혀 있었기 때문에 서베를린 시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1963년 6월 26일 서베를린을 방문한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브란덴부르크 대문 앞에서 베를린 장벽은 공산주의가 실패했
[아츠앤컬쳐] 국민악파 음악은 낭만주의 후기에 싹터서 서양음악의 주류가 아닌 여러 나라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국민악파 음악가들은 독일 및 오스트리아의 기악과 이탈리아 오페라의 주도적인 영향에서 탈피해 자신의 조국의 고유한 민요, 춤곡, 전설, 문학적 소재에 눈을 떴다. 스페인 국민악파의 핵심 인물은 페드렐, 알베니스, 그라나도스이다. 이들은 모두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하는 카탈루냐 지방 사람들이다. 그들의 후배 마누엘 데 파야(Manuel de Falla 1876~1946)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카디스에서 태어났는데 그도 사실 따지
[아츠앤컬쳐] 체코를 대표하는 음악가라면 단연 안토닌 드보르작(Antonin Dvořák 1841~1904)이다. 그가 살던 시대의 체코는 합스부르크 왕조가 주도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으며 공용어는 독일어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는 체코 음악의 다양한 가능성을 꽃피우고 그것을 세계의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19세기의 유명한 독일 지휘자 한스 폰 뷜로(Hans von Bülow 1830~1894)는 그를 브람스에 버금가는 ‘신이 보낸 작곡가’라고 칭송한 바 있다. 사실 드보르작처럼 풍부하고
[아츠앤컬쳐] 부다페스트(현지 발음은 ‘부더페슈트’)는 도나우강 서쪽 언덕지역의 부더(Buda)와 도나우강 동쪽 평지의 페슈트(Pest)가 결합된 도시이다. 헝가리의 기원은 중앙아시아에서 온 마자르족 일곱 부족이 카르파티아 분지에 자리를 잡은 서기 8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슈트 지역에서 구심점이 되는 건축물은 국회의사당과 성 이슈트반 대성당인데 최고 높이가 모두 96미터이다. ‘96’이란 숫자는 헝가리 건국 연도인 896년과 건국 1,000주년인 1896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슈트반 대성당은 현지어로 간단히 버질리커(B
[아츠앤컬쳐] 체스키 크룸로프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도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체코는 크게 서쪽의 보헤미아 지방과 동쪽의 모라비아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현지에서는 보헤미아를 ‘체키(Čeky)’라고 하고, 그 형용사는 체스키(Český)이다. 체코에는 크룸로프(Krumlov)라는 지명이 모라비아에도 있기 때문에 이와 구별하기 위해 보헤미아의 크룸로프를 ‘체스키 크룸로프’라고 한다.체스키 크룸로프는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약 160km 블타바강 상류 물줄기가 S자처럼 굽어 휘어지는 곳에 위치하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에 아주
[아츠앤컬쳐]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28)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드뷔시와 함께 ‘인상주의 음악가’라고 불린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각자 독자적인 작품을 썼다. 라벨의 대표작이라면 단연 를 가장 먼저 손꼽는다. 볼레로는 원래 18세기 후반의 스페인 춤곡이지만 라벨의 는 기존의 볼레로와는 달리 매우 느린 곡이다. 이 곡은 매혹적인 단순한 선율과 놀라운 오케스트레이션을 바탕으로 역설과 재미와 즐거움을 듬뿍 선사한다.이 곡이 탄생한 곳은 생-장-드-뤼즈라고 하는 작은 도시로 프랑
[아츠앤컬쳐] ‘헝가리’를 현지어로 머져르오르사그(Magyarország)라고 한다. 머져르(Magyar)는 헝가리 민족을 가리키는 이름인데 국내출판물에서는 보통 ‘마자르’라고 표기되어 있다. 오르사그(ország)는 ‘나라’라는 뜻이다. 마자르 민족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전설이 있지만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은 없다.옛날 그들은 중앙아시아와 유럽 동쪽에 걸쳐 광활한 평원에서 살던 터키계 민족과 같은 유목 민족이었다. 기원후 9세기 후반, 그들은 유목 생활에도 적합하고 방어에도 유리한 지형을 갖춘 곳을 찾아
[아츠앤컬쳐] 로마제국시대에 라인강과 도나우강은 거대한 제국의 북쪽 국경이자, 문명과 야만세계의 경계선이었다. 당시 로마는 이 국경선을 지키기 위해 라인강과 도나우강 따라 많은 병영 도시들을 세웠는데, 그중 라인강변의 보르마티아(Vormatia)는 현재 독일 도시 보름스(Worms)로 발전했고, 도나우강변의 빈도보나(Vindobona)는 현재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Wien)으로 발전했으며, 또 그곳에서 상류 쪽으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코마게나(Comagena)는 현재의 툴른(Tulln)으로 발전했다.로마제국의 국운이 기울어지자
[아츠앤컬쳐] 체코는 ‘이야기의 땅’이다. 사실 체코는 전국 어디에서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프라하는 이러한 ‘이야기의 땅’의 수도이니 다른 곳보다 더 다양하고 더 많은 전설이 거리 구석구석에 배어 있다. 그런데 이런 전설들 대부분은 내용이 좀 섬뜩하거나 음침해서, 날씨가 음산할 때 이러한 이야기들은 더욱 피부에 와닿는 듯하다.프라하의 구심점은 블타바 강 건너편 언덕 위에 마치 마법의 성처럼 세워진 프라하 성이다. 1천 년이 넘는 프라하의 역사를 증언하는 이 성은 높은 곳에서 프라하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 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