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옥천유희(沃川遊戱), 42x29x45cm
김미경, 옥천유희(沃川遊戱), 42x29x45cm

 

[아츠앤컬쳐] 갤러리세인에서는 도자에 다양한 핸드페인팅 기법으로 오랫동안 작업을 해오고 있는 김미경 작가의 9번째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옥천의 작업실에서 자연을 직접 마주하며 얻은 경이로운 느낌을 작업에 담아냈습니다.

김미경, 산과 들 꽃과 풀, 65x35x1.5cm
김미경, 산과 들 꽃과 풀, 65x35x1.5cm

 

선명한 푸른 빛의 색채들은 묵묵히 자연을 바라보듯 평정심을 가지게 하고, 내면의 자유로움을 선사해 줍니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자연에서는 하늘과 땅, 산 무의미한 그 경계처럼 작가의 작업에서도 하나가 된 자연으로 표현됩니다.

김미경, 분출, 32x32x25cm
김미경, 분출, 32x32x25cm

 

따스하면서도 청량한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면서 마스크 속 일상의 답답함을 잠시나마 벗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산과 들 꽃과 풀, 65x35x1.5cm
산과 들 꽃과 풀, 65x35x1.5cm

 

■ ARTIST NOTE

꽃과 풀, 산과 들 옥천의 자연과 마주한 지가 10년이 되었다. 그동안 도시에서 분주하고 활동적 삶이라면, 지금은 산촌에서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이다. 내 안의 진정한 목소리 듣기, 내 발로 느리게 걸어가기. 자신을 묵묵히 바라보는 시간도 옥천에서 가능하다. 여전히 생각과는 다른 삶의 속도, 자아를 잃어버린 조급함, 평정심의 부재 속에서 자유를 얻고자 열망하는 내 모습을 이번 전시에서 마주한다.

지난해 엄청난 비의 양으로 대청호는 방류되어 작업실 앞 개천은 넘치고 말았다. 물은 집 앞까지 올라와 노닐었다. 그렇게 천의 유속은 순식간에 눈앞에 지형을 바꾸었다. 다리 아래 건너편 휘어진 물줄기 주변으로 돌멩이와 모래를 옮겨 왔다.

그곳은 지난해 개양귀비가 피어 나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공간이다. 사뭇 걱정되었다. 강수량으로 모든 게 변하여 꽃이 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모래언덕 주변에 꽃들이 선연하게 피어났다. 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어도 양귀비는 단연 최고다. 뭇시선을 사로잡는다. 주위 신록 속에서 가느다란 꽃대로 곱게 피어 흔들린다. 황량한 모래 위에 아니 자갈밭에 떡하니 한 포기 피어 있어도 여전히 꽃은 아름답다. 산야에 아무렇게 피어난 들꽃들이 모두 나의 작품 소재이다.

내가 진정 원하고 머물고 싶은 열망이 나를 산촌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자연 속에 있으면서도 아파트로 돌아가고 싶었고, 진귀한 꽃장식과 오르간 소리 가득한 아름다운 성당이 나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하물며 친구와 달밤에 운동하거나 차를 마시는 것도 그리워졌다. 그런 사소한 일상은 옥천이라는 작업실을 얻는 대신 포기하고 살아야만 했다. 그 결과로 얼마나 귀한 것을 얻었던가.

새소리에 잠이 깨고 눈을 뜨면 산과 들꽃, 풀이 보인다. 하늘을 의도적으로 바라보던 도시와는 다르다. 산이나 하늘, 경계가 없는 자연을 가뭇없이 바라보니 어쩌면,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다. 시야에 잡힌 그 풍경에 나의 의지를 부합하지 않아도 이미 자연과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나가 된 자연을 작업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 중이다. 늘 새로운 것만 쫓다 보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그동안 내가 해온 작업을 찬찬히 톺아본다.

산촌에 머물며 이지당 상수리 나뭇잎으로 흙에 찍어보기도 하고, 산과 들을 파랑 안료로 표현해보기도 한다. 목단을 좋아하여 부귀영화의 꽃말을 깊이 새기며 좋은 기운을 마음을 담아보기도 한다. 좋아하는 남천나무에도 시선을 놓지 않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변화하는 자연의 느낌을 작업에 담고자 노력하였다.

줄곧 같은 작업이지만, 그 느낌과 표현은 남다르다. 내가 좋아서 자주 하고 싶은 작업에는 마음의 기운이 서리고 기쁨의 작업이니 무엇을 바라랴. 이제 충실한 결과물을 세상에 드러내고자 한다.

 

그래서 옥천에서다.

충북 옥천 산촌의 허술한 작업실에서

오늘도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 전 시 명 : 갤러리세인 l 김미경 도예전 – 옥천유희 沃川遊戱

■ 전 시 작 가 : 김 미 경

■ 출 품 작 품 : 20점

■ 전 시 기 간 : 2021. 8. 25 (수) ~ 9. 4 (토)

■ 관 람 시 간 : 오전 11시 ~ 오후 6시 00분 (일요일 휴관)

■ 전 시 장 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학동로 503 한성빌딩 204 (청담동, 청담역 10번출구)

■ 전 시 담 당 : 기획l 디렉터 정영숙 큐레이터l 김연혜

■ 문 의 : 02- 3474-7290, 디렉터 010-8777-7290

 

전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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