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Jerome writing, 1605 , oil on canvas,112 cm X 157 cm , Galleria Borghese - Rome (Italy)
St. Jerome writing, 1605 , oil on canvas,112 cm X 157 cm , Galleria Borghese - Rome (Italy)

 

[아츠앤컬쳐] 1571년경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 카라바조 지역에서 태어난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는 거리의 부랑자이자 살인자, 도둑이었지만 동시에 위대한 예술가로 기록된 인물이다. 그는 출생지인 카라바조에서 이름을 따서 더 잘 알려졌으며, 그의 작품은 그의 파란만장한 삶처럼 파격적이고 혁신적이었다. 예술사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킨 그는 당시의 평가가 엇갈렸지만, 현대에 이르러 그의 천재성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카라바조의 대표작 중 하나인 <글을 쓰는 성자 제롬 (St. Jerome Writing)>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너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카라바조는 노인이 해골을 책상 위에 놓고 무엇인가를 적고 있는 장면을 그렸다. 해골은 단순한 죽음의 상징이 아니라, 눈앞에 다가온 죽음을 깨닫고 삶의 본질을 기록하려는 시도의 상징이다. 해골을 마주한 채 글을 쓰고 있는 노인의 모습은 죽음을 직시하며, 동시에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은 고뇌에 빠진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노인이 쓰고 있는 글이 유언장인지, 아니면 삶의 회고록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상황 속에서 해골은 단순한 죽음의 상징을 넘어서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카라바조는 해골을 통해 인간 존재의 유한함과 그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그렸다. 이는 죽음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멘토 모리’ 철학을 강력히 전달한다.

카라바조의 이 작품은 단순한 종교적 상징을 넘어서, 누구나 맞닥뜨려야 할 죽음의 현실을 직시하게 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결국, 이 작품은 죽음을 기억하고 삶을 충실히 살아가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준다.

 

글 | 김남식
춤추는 남자이자, 안무가이며 무용학 박사(Ph,D)이다. <댄스투룹-다>의 대표, 예술행동 프로젝트 <꽃피는 몸>의 예술감독으로 사회 참여 예술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정신질환 환자들과 함께하는 <멘탈 아트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예술과 재난 프로젝트>의 움직임 교육과 무용치유를 담당하며 후진양성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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