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ght Foundation in St. Paul De Vence

칼더의 조각상
칼더의 조각상

[아츠앤컬쳐] 남프랑스는 눈부신 햇살과 빛나는 바다, 발길이 닿고 눈이 가는 곳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풍광이 가득한 곳이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고 그들의 작품에 깊은 영감을 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생 폴 드 방스는 코트 다쥐르에서 유서 깊은 중세 마을 중 하나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미로의 벽 장식
미로의 벽 장식

생 폴 드 방스

16세기에 지어졌으며 산꼭대기에 성벽으로 둘러싸인 동화 같은 마을이다. 성벽 안으로 들어가면 좁은 골목길 따라 중세 건축물에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가득한데, 예술인들이 사랑한 마을답게 많은 갤러리들이 줄지어 있다. 르누아르, 모딜리아니, 피카소 등이 머물며 작품활동을 했고, 특히 샤갈은 생애의 후반을 여기서 지내며 많은 작품을 남기고 마을 끝 공동묘지에 영원히 잠들어 있다.

앞뜰 정원
앞뜰 정원

마그재단 미술관

마그재단 미술관은 생 폴 드 방스 마을 외곽 트리우스 언덕 위에 세워져 있다. 보나르, 샤갈, 뒤샹, 자코메티, 브라크, 미로, 레제 등 많은 미술가들의 전문 거래상이었던 에메, 마그레트 마그 부부에 의해 1964년에 문을 열었다. 스페인 건축가 호세 루이트 세르가 설계하고 샤갈, 브라크, 미로, 칼더, 자코메티, 칠리다 등이 참여해 건물과 정원을 완성했다.

미로의 소품
미로의 소품

소나무 숲길을 따라 들어선 정문 쪽 정원에는 미로, 칼더, 무어 등의 수준 높은 조형물이 키 큰 소나무숲 사이에 조화롭게 서 있다. 정원 사이로 난 길은 위로 휘어진 두 개의 반원형 지붕이 있는 독특한 미술관 건물에 닿는다. 미술관 내 전시실은 샤갈의 작품 <Life>를 시작으로, 레제, 보나르, 미로 등의 회화, 칼더의 모빌과 자코메티의 조각품들로 채워져 있다.

미로의 소품
미로의 소품

설립자는 미술관이 화가나 조각가가 죽은 뒤에야 영광을 안겨주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그 뜻에 따라,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작가들이 참여하여 완성된 미술관답게 야외에는 다양한 정원들이 펼쳐져 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미로 정원은 자연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밝고 명랑한 색조로 벽을 장식했다. 곳곳에 미로의 새와 여인이라는 자신만의 언어를 잃지 않으며, 특유의 순수하고 단순한 형태가 돋보이는 조형물들과 위트 넘치는 분수의 장식들을 보노라면 미소가 절로 난다.

자코메티 두상
자코메티 두상

안뜰에도 자코메티의 특별한 정원이 있다. 나무 숲을 배경으로 서 있는 <걷는 사람>은 더 이상의 고뇌나 외로움이 아닌 희망을 향한 힘찬 발걸음이 느껴진다. 이런저런 작품들과 교감하다 무심코 정원 끝에 서 있는 한 작품에 눈길이 머문다. 소나무숲 사이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칼더의 조각품이다. 이 작품은 주변의 자연과 무척 닮아 있다. 미로의 감성과도 잘 어울리는 부드럽고 편안한 작품이면서 마치 또 하나의 성곽(미술관)을 지키는 문지기처럼 늠름하게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View of the sculpture garden at The Fondation Maeght in Saint-Paul de Vence, France.
View of the sculpture garden at The Fondation Maeght in Saint-Paul de Vence, France.

마그재단 미술관은 건축과정에서부터 여러 미술가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다른 곳과는 차별되는 미술관이다. 그래서 더욱 색다른 감동을 준다. 마주하는 작품마다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 편안하고 따뜻하다. 설립자와 작가들과의 인간적 우애가 만들어낸 결과물 덕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16세기 아름다운 중세 마을과 20세기를 대표하는 현대작품을 품은 미술관, 이 절묘한 조합은 이곳을 찾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글·사진 ㅣ 이경희

세계 미술관 여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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