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6일(금) ~ 2020년 10월 4일(일)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5전시실, 제6전시실
우리에게는 월트 디즈니에서 1940년에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가장 친숙한 피노키오(Pinocchio)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 작가 카를로 콜로디(Carlo Colodi)가 어린이 신문에 연재했던 이야기를 모아 1883년에 발표한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에 등장하는 주인공 캐릭터이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는 오랫동안 어린이들에게 정직함의 중요성에 대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널리 사랑받아왔다.
<피노키오의 모험>은 1871년 이탈리아반도 통일 이후 급격한 산업 성장 등의 진통을 앓고 있던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한다. 격동의 시기를 살아가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투영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사회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여우와 고양이 등의 해학적인 캐릭터와 상징적인 사건들을 통해 탐구하는 작품이다. 고전의 재해석, 재탄생이 전 세계 문화의 각 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현재, 피노키오는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창작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오픈소스인 것이다.
<My Dear 피노키오 展>은 국내외 재능 있는 작가들에게 열린 창작의 장을 마련하고 관객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피노키오를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관객들이 소통하고 체험 가능한 요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최고 수준의 교육팀이 제작한 아틀리에 운영으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객들을 위한 콘텐츠들을 제공하는 등 예술성과 재미, 환상 그리고 교육적인 면을 모두 탑재한 복합 콘텐츠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울러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비롯해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세계적인 작가들이 그린 원화와 다재다능한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성과 대중성이 자연스럽게 결합된 전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피노키오의 아버지
카를로 로렌치니 Carlo Lorenzini (필명 콜로디) 1826-1890
콜로디는 피렌체에서 대가족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영민하고 총명한 그를 눈여겨본 후원자 덕분에 정식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한때는 성직자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서 공부를 했지만, 졸업 후에는 출판사에서 일하며 저널리스트의 길을 걸었다. 스물두 살의 젊은 나이에 저널리스트가 된 콜로디는 당시 이탈리아의 통일 해방 운동에 적극적으로 싸워 나갔다.
1949년에는 정치풍자 신문인 <람피오네 Il Lampione>를 발간하여 날카로운 풍자를 곁들이며, 위트와 재치를 유감 없이 발휘하였다. 그의 빛나는 유머 감각은 <피노키오>에서도 볼 수 있는데,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이 조금 무겁다가도, 곳곳에 유머러스한 글 때문에 시종일관 유쾌하고 흥미진진하다.
평소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콜로디는 이탈리아가 통일을 이루자 언론에서 일하는 것을 그만두고 아이들 교육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샤를 페로의 옛이야기를 번역하는 일부터 하다가, 차츰 동화를 쓰기에 이르렀다. <잔네티노 Giannettino>, <미누촐로 Minuzzolo> 같은 동화는 호평을 받았다.
콜로디를 세상에 널리 알린 작품은 단연 <피노키오>이다. 쉰일곱 나이에 펴낸 <피노키오>는 처음부터 대단한 인기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만 백만 부가 넘게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피노키오'는 거짓말의 대명사가 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정작 콜로디 자신은 '피노키오'가 전세계인의 사랑받는 캐릭터가 된 것을 못 본 채 숨을 거두었다.
생전에 콜로디는 동화를 쓰면서 "어른들은 즐겁게 해주기는 너무 어렵다."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지금 어린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콜로디의 <피노키오> 덕분에 마음껏 웃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시간 : 화~금 오전 10시~오후 7시
티켓 : 일반 1만5천 원, 청소년 1만3천 원, 어린이 1만 원
문의 : (주)아트센터이다 02-3143-4360
취재기자 송준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