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캔버스에 피아노 판타지를 그리다
[아츠앤컬쳐] 상상을 통해 내면을 치유하는 고감도의 클래시컬 사운드와 피아노 선율이 선사하는 상상 속 공간으로의 초대. 2013년 12월 23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진행될 <양방언의 크리스마스 피아노 판타지>의 주인공이자,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악가 양방언을 만나다.
Q 안녕하세요. 바쁜 일정 중에도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럴 리야 만무하겠지만 혹여 양방언이란 이름이 생소할 <아츠앤컬쳐>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와 함께 인사말을 부탁드립니다.
양방언 안녕하세요. 아츠앤컬쳐 독자 여러분. 저는 세간에 알려진 대로 제주도가 고향인 아버님과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의 어머님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 한국인 2세로 1999년, 대한민국 국적을 획득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료 쿠니히코(Ryo Kunihiko)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의사출신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일본의과대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마취의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음악을 하고 싶어 부모님과 의절하면서까지 의사직을 포기하고 음악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국도 아닌 일본에서 그 어렵다는 국가 고시를 패스하고도 의사 대신 음악을 선택한 아들을 아버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돌아보지 않으셨죠. 아버님께 불효를 한 것 같아 그것이 가장 안타깝지만 음악을 선택했던 것에 대해서는 일말의 후회는 없습니다. 현재는 아내와 사랑하는 애견 러브와 함께 일본에 거주하며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Q 일본에서 태어나 주로 일본에서 활동을 하셨는데… 한국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와 현재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양방언 의사를 그만두고 일본에서 피아니스트, 작곡가, 프로듀서로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일본 대중음악계의 신화적 아이콘 하마다 쇼고의 프로듀서를 하면서 관계자들의 러브콜을 받았지요. 그러다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 최고의 록 밴드 비욘드(Beyond)의 프로듀서로 활동할 당시, 비욘드의 음반들이 빅 히트를 치면서 덩달아 성룡의 <선더볼트>, 홍콩 드라마 <정무문>의 음악을 작곡하는 등 홍콩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됐지요. 성룡과 함께 한국 관계자들과 만나게 되었고 1999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후 한국에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네 번째 정규 앨범 <Pan-ORama>의 테마곡 ‘Frontier’가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공식음악으로 지정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듯합니다. 이후 운 좋게도 임권택 감독님의 영화 ‘천년학’을 비롯한 드라마, 게임 OST, CF 음악과 창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연달아 국립극장 예술감독으로 여우락(樂) 페스티벌을 진행했고, 서울시 홍보대사, OECD 국제행사에서의 축하공연은 물론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축하공연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4명의 디바(안숙선, 인순이, 최정원, 나윤선)와 함께 <아리랑 판타지>를 작곡, 연주해 대중들에게 보다 더 친근한 음악인 양방언으로 다가선 듯하여 행복했습니다.
Q 네 사실 지금까지 총 8장의 음반을 발표하면서 크로스오버 뮤지션, 뉴에이지 음악인, ‘동양의 야니’ 같은 트렌디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는데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음반을 준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양방언 첫 솔로 앨범 ‘The Gate of Dreams’(1996년) 발표와 함께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전개하였고, 이후 총 8장의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12월, 9번째 솔로 앨범 <피아노 판타지>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제 음악의 화두는 장르에 대한 선입견이 없다는 점입니다. 주제가 던져지면 혹은 의욕이 생기면 본능적인 영감에 따라 끌리는 대로 곡을 만듭니다.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 하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악기들을 물감으로 활용해 채색해 나간다고 할까요. 고운 듯하면서도 웅장하고, 단조로운 듯하면서도 하나하나 살아있는 디테일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악기들이 본능적이고 섬세한 시퀀스로 구성되어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할 때 희열을 느낍니다. 작품에 대한 분석과 수위를 조절한 감정 표현, 여기에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져 장르, 국적 불문의 음악이 탄생하는 것이지요. 이번에 발매될 <피아노 판타지(Piano Fantasy)> 앨범 또한 상상의 캔버스에 판타지라는 물감을 채색, 대중들의 호소력을 이끌어내는 작품으로 완성하기 위해 나름 무척 애를 썼습니다.
Q 새롭게 발매될 <피아노 판타지> 앨범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 드려도 될까요?
양방언 발매를 앞두고 있는 베스트 앨범 <피아노 판타지>는 이전까지 발표한 피아노로 가능한 모든 솔로 및 협주곡 레퍼토리를 새로이 편곡하고, 새롭게 연주해서 녹음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 불리며 대중적 악기로 사랑받고 있는 ‘피아노’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스페셜 앨범으로 친숙한 멜로디의 피아노 선율을 보다 다양한 음색으로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피아노는 내 음악 인생의 시작점이었고 현재도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Back to the Basic’라고 할까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 현재와 미래를 다시금 새롭게 표현하고 재해석해보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가장 베이식하고 클래식한 악기인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선율을 통해, 시공을 초월한 총체적 공간, 미지의 세계를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그런 곡들로 엄선했습니다.
Q 상상력과 감성이 곧 양방언의 음악 세계를 이루는 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너무너무 기대되는 베스트 음반 발매와 함께 악보집을 발간한다는 소리도 들리는데요. 이건 또 뭔가요?
양방언 <피아노 판타지> 앨범 및 음원 발매와 함께 생애 첫 악보집 <피아노 판타지(Piano Fantasy)>도 발간될 예정입니다. 도서출판 음악세계에서 발행을 도와주고 있으며, 아직 발행일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12월 중순 즈음,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방언 생애 첫 피아노 악보집이라는 데에 큰 의의를 두고 있는 <피아노 판타지(Piano Fantasy)>에는 베스트 앨범에 수록된 13곡 이외에 12곡을 더해 25곡이 비주얼 화보와 함께 수록됩니다. 양방언의 악보집을 기다려 온 뮤지션과 팬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반가운 소식이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Q 뮤지션 양방언에게 2013년 12월은 정말 다사다난한 달이 되겠네요.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이브 전야에 계획된 송년 공연 <양방언의 크리스마스 피아노 판타지> 소개를 끝으로 공연장에서 뵐 것을 약속드려야겠네요. 편안하고 친절한 인터뷰 깊이 감사드립니다.
양방언 저야말로 이렇게 지면을 통해서나마 <아츠앤컬쳐> 독자들과 만나게 되어 무한한 기쁨이었습니다. 12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 홀에서 진행될 <양방언의 크리스마스 피아노 판타지(Yang Bang Ean’s Christmas Piano Fantasy)>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연출로 총체적 예술을 판타지로 풀어내는 무대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청중들이 피아니스트로 시작된 양방언의 음악 세계의 절정을 한 자리에서 느끼실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하얀 의사 가운을 벗고 음악으로 치유를 위한 봉사를 하고 있는 의대생 음악 봉사단 ‘스마일 오케스트라’와의 합동 공연은 관객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감동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ㅣ 어린스튜디오 포토그래퍼 어상선
글 ㅣ 김윤희
아츠앤컬쳐 편집위원, 잡지 에디터 출신 편집장 역임. 현재 브랜드 인큐베이팅 & 비주얼 크리에이팅 프로젝트 그룹, 감성상회 실장 캔들 부티크 <더 페이버릿>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