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2일(목) ~ 2021년 2월 28일(일) /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아츠앤컬쳐] 예술의전당과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이하여 한글을 주제로 한 특별전 <ㄱ의 순간>을 공동으로 주최한다. 그간 한글을 주제로 한 전시들은 한글의 형태와 의미에 초점을 맞추었고, 서예가와 타이포그래피 작가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리고 문자예술 서(書)는 전통 미술의 핵심이었지만, 현대미술과의 관계에서는 거의 단절되었다.

<ㄱ의 순간>은 이러한 관습적인 맥락에서 탈피하여, 문자로서의 한글이 예술과 결합하는 지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한글을 주제로 한 회화, 조각, 서예, 유물뿐 아니라 영상, 음악, 향 등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어우러지는 종합 예술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한글을 소리와 그림, 말과 글의 관계로 풀어내고자 장르를 망라한 작고·현역작가 47명의 작품 70여 점과 역사유물 자료 50여 점 등 총 120여 점을 선보인다. 현역작가로는 강이연, 강익중, 박대성, 이강소, 이슬기, 최정화 등이 한글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김환기, 박수근, 백남준 등 작고한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한글의 잉태와 탄생, 일상과 미래를 예술로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과 보물급 역사유물을 대규모로 함께 선보인다. 그간 한글 주제의 전시들은 주로 한글의 형태와 의미에 초점이 있엇고 서예가와 타이포그래피 작가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리고 문자예술 서(書)는 전통 미술의 핵심이었지만, 현대미술과의 관계에서는 거의 단절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표착조선인서화>는 1819년(순조 19년) 안의기 선장 등 조선인 선원 12명이 항해 중에 표류하여 일본 땅에 머물렀을 때 일본 화가가 12명의 조선인을 그리고 안의기 선장이 한글로 글씨를 쓴 한일 합작품이다.

이처럼 집단 초상화와 대자(大字) 한글 초서로 된, 그것도 본격적인 한일 합작 서화(書畫)작품은 지금까지 발견된 사례가 없는 유물이다. 또한 <말모이원고>는 1910년대 조선광문회에서 주시경 선생과 제자들이 참여한 최초의 현대적 우리말사전의 원고이다. 편찬자들의 사망과 망명 등으로 출판되지는 못했으나 이후 조선어사전을 만드는 밑바탕이 되었다.

전시장 내부
전시장 내부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대한민국 미술품 경매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김환기,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일컬어지는 박수근의 한글 작품이 소개된다. 또한 문자와 서예를 바탕으로 전 세계로 활동 영역을 넓힌 남관, 이응로, 황창배의 작품도 한글이 주이다. 이우환과 김창열 등 한국 전통을 세계에 알린 거장들의 작품들 속에서도 한글과 예술이 결합하는 지점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미술의 현재를 이끌어가는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도 한글을 주제로 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서도호는 영국에서 그녀의 딸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던 경험을 토대로 영상작품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만들었다. 일상과 평범함에서 예술을 이끌어내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최정화는 아프리카 골동품과 나무뿌리에 네온사인으로 한글을 새기는 등 연작 10점 <ㄱ의 순간>을 새로 제작하였다.

이 밖에도 윤동주, 이육사, 신채호의 친필원고 등 어두운 시대에서 우리말과 글을 살리려는 선조들의 노력 또한 감상할 수 있을 예정이다 .

시간 : 화 ~ 일 오전 10시 ~ 오후 7시(입장마감 오후 6시)
티켓 : 일반 1만2천 원, 청소년 8천 원, 미취학아동 5천 원
문의 : 조선일보미술관 02-724-6322

취재기자 송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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