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홀테 :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최현철 :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사님 집무실에서 바라본 탁 트인 서울 전경이 너무 멋집니다.
홀테 : 일을 하다 가끔씩 바라보는 바깥 풍경이 마음의 평화로움과 흥미로움을 주곤 한답니다. 어젠 시청 앞 광장에서 펼쳐진 ‘싸이’의 공연 전 분위기를 맘껏 느낄 수 있었죠. 문화의 파급효과는 참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최현철 : 한국에 작년 11월에 부임하셨는데, 한국에 대한 느낌은 어떠신지요?
홀테 :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네요. 한국은 지난 10년간 많은 변화를 겪은 나라에요. 제가 1982년 외무부에 들어가 나이지리아, 스페인, 브라질, 인도 등에서 근무하며 2007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도 오늘날 한국은 G20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동계 올림픽을 유치한 세계적인 나라로 성장했지요. 국제적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는 나라에서 노르웨이의 대사로 더더욱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각종 문화·스포츠 행사에 참석해 노르웨이가 한국에 더욱 친근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현철 : 2012 여수엑스포 세계박람회에 노르웨이 왕세자님도 참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홀테 : 네. 하콘(H.R.H. Haakon) 노르웨이 왕세자가 참석한 가운데 우리 노르웨이관도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The Living Ocean and Coast)’이란 주제에 맞춰 방문객들이 25,148km의 노르웨이 해안을 따라 여행하며 노르웨이의 다양한 지역과 분야를 관람객이 스스로 결정하여 체험할 수 있도록 체험관을 설치해서 그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고요. 노르웨이는 세계 1위 연어 수출국으로 유명하지요. 하콘(H.R.H. Haakon) 노르웨이 왕세자와 함께 이마트 용산점도 방문해서 노르웨이 연어를 이용한 응용 요리들을 소개하는 시식 행사도 함께했었지요.
최현철 : 올 초, 삼각지 역사 내에서 노르웨이를 알리는 전시를 본 적이 있는데요.
홀테 : 네. 북유럽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노르웨이의 문화와 예술향연을 즐길 수 있는 역내 쉼터를 조성하여 시민 고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노르웨이를 일반 시민에게 알리고자 노르웨이 대사관에서 지하철 6호선 삼각지 역사 내에 Presentation of ‘Impressions of Norway’ 전시물을 설치했었지요. 2013년까지 다양한 테마로 노르웨이의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최현철 : 노르웨이 예술가에 관한 얘기를 좀 나누고 싶네요. 지난 9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노르웨이 하모니카 연주자 ‘지그문트 그로븐(Sigmund Groven)’의 환상적인 공연을 함께했습니다.
홀테 : 네, 저도 함께했었는데요. ‘지그문트 그로븐’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연주자입니다. 노르웨이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해내는 음악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특히 ‘노르웨이 숲으로 가다’라는 테마로 공연한 이번 콘서트에서 그로븐이 직접 작곡한 ‘노르웨이의 밤(Nordic Night)’이라는 곡은 노르웨이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연환경을 그대로 귓가에 들려주는 아름다운 곡이었어요.
한국 사람들에게 노르웨이의 예술가 하면, ‘절규’, ‘자화상’으로 잘 알려진 화가 ‘뭉크(Edvard Munch)’ 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입니다.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솔베이지의 노래(Solveig’s Song)’를 작곡한 ‘그리그(Edvard Hagerup Grieg)’, 그리고 연극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인형의 집’의 작가 헨릭 입센(Henrik Ibsen)을 빼놓을 수가 없지요. 헨릭 입센은 세계 문학에 있어 대단한 명성을 얻은 작가 중 한 명인데,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다음으로 작품들이 현재까지 가장 많이 공연되는 극작가입니다. 아, 그리고 9월 22일부터 11월 24일까지 개최되는 부산 비엔날레에서는 노르웨이의 가장 유명한 현대 작가인 ‘구톰 수고드(Guttorm Guttomrsgaard)’의 ‘배움의 정원(Garden of Learning)’이라는 주제로 그의 설치미술과 수집품들을 선보이고 있고요.
최현철 : 노르웨이는 지난 10년 동안 UNDP(국제연합기구)로부터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여러 차례 선정되었는데요.
홀테 : 지난 몇십 년 동안 주로 북해의 해저 유전과 천연가스 개발 및 오일 수출로 안정적인 기금이 마련되어 있고 이를 통한 공공부문 일자리를 지속해서 유지하며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높고, 부는 비교적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고, 세수(稅收)와 국가보험계획이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모든 시민과 거주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공중 보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요.
최현철 : 대사님은 주한 노르웨이 대사이시면서, 북한 대사도 겸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홀테 : 노르웨이는 1959년 한국과 상호 외교관계를 수립하였고, 북한과는 1973년에 정상 외교 관계를 수립하였어요. 초기에는 주북경 대사가 북한을 겸임하였으나 2004년부터 주한 대사가 북한을 겸임하고 있어요. 노르웨이는 6.25가 발발했을 때 한국에 외과 병원단을 파견하여 한국의 민주주의 수호에 참전한 나라입니다.
지난 60년간 한국과 북한과의 관계는 동북아 안정을 비롯한 세계 평화 재건하기 위해 노르웨이 정치 외교에 주요한 관심현안이었으며, 세계 무대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아가는 한국과 미래 협력동반자 관계로 양국 미래의 공동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르웨이는 지속 협력하려고 합니다. 현재는 서울과 오슬로 직항노선이 없어요. 노르웨이 스피츠베르겐 섬에 있는 한국의 ‘북극 다산과학기지’가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아 북극연구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북극 연구의 노력으로 ‘북극해 항로’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노르웨이에서 한국으로 항로 이동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최현철 :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요?
홀테 : 한국에 부임해 오면서 많은 자료를 통해 한국에 관해 공부했어요. 한국도 노르웨이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근면 성실한 민족성을 가진 나라라고 생각하며, 6.25가 끝나고 불과 반세기가 지난 지금 세계무대에 우뚝 선 한국위상이 바로 그 점을 증명해 준다고 봅니다. 제 집무실에서 보는 서울을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한국 사람들의 열정과 긍지를 담아내는 문화예술이 서울과 평양을 자유롭게 오고 가며, 자연스럽게 노르웨이와도 교류되는 그런 시대를 상상해 봅니다.
대담·글 | 최현철 사진 | 바이브스튜디오 구범석
최현철
아츠앤컬쳐 기획위원, 문화 컬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