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한 그 단순함의 위용 La Grande Arche De La Défense, Paris
[아츠앤컬쳐] ‘세계로 향하는 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높이 110m의 신개선문이 가운데가 뚫려 있으며 콩코드광장과 일직선 상에 놓여 라데팡스에 그 위용을 자랑합니다. 라데팡스 지역에는 현대식 고층 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빌딩숲 한가운데에는 사각형 액자 모양으로 신개선문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1989년, 프랑스혁명 200주년을 기념하여 건축가 오포 폰 스프레켈슨의 설계에 따라 신개선문인 ‘라 그랑드 아르슈가 탄생했고 그 안에는 전시장과 회의장이 있으며, 입구계단에서는 늘 파리 시민과 관광객들이 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가운데 뚫린 커다란 구멍은 노트르담 성당이 들어가도록 설계가 되어있습니다.
최첨단 고층빌딩숲 사이에는 칼더나 미로, 세자르, 타키스 등 현대 미술가들의 야외조각들이 있어 예술적인 감각을 더해줍니다. 모든 자동차가 라데팡스광장 지하를 통해 지나가기 때문에 보행자들은 넓은 광장을 자유로이 거닐 수 있습니다.
파리에는 세 개의 개선문이 있습니다. 루브르 앞에 위치한 카루젤 개선문, 샹젤리제에 있는 에뚜왈 개선문, 그리고 신개선문이라 불리는 라데팡스 개선문이 그것입니다. 샹제리제의 개선문과 루브르궁전을 직선으로 잇는 축선상에 위치하는 신개선문은 이 축과 정확히 6.33 도 기울어져 있는데, 이 건축물을 설계한 스프레켈슨은 이 축선상에서 약간 비스듬히 위치한 반대편의 루브르 궁전과 대칭을 유지하고, 이 기념비적인 건물이 볼륨감 있게 보이게 하려 의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현실적인 이유는 RER station을 지나가는 지하철이 통과해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그 각도였을 거라고 합니다.
유럽지역에 한류 열풍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해, ‘2011 파리 한류엑스포’가 라데팡스 신개선문 전시장에서 개최됐고 프랑스뿐만 아니라 인근 독일, 영국 등지에 한류로 촉발된 한국에 대한 관심과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유럽지역에 호수 위의 동심원처럼 번져 나갔습니다.
고색창연한 중세와 근세풍의 파리 중심지역과 조화를 이루며 첨단 빌딩숲으로 대조를 이루는 라데팡스 ‘라 그랑드 아르슈, 여기서 파리의 역동성과 민활한 움직임 속에 변화무쌍한 프랑스 문화를 읽으며 도시의 향연을 음미해보는 것입니다.
글·그림 | 정택영
재불예술인총연합회 회장, 프랑스예술가협회 회원, 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