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타임스퀘어처럼 ‘세종벨트’를 키운다

[아츠앤컬쳐] 요즘 광화문 일대에서는 티켓 한 장으로 공연과 문화 시설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세종벨트’ 프로그램 덕분이다. 세종벨트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더욱 다양한 구성으로 공연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세종벨트는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세종문화회관·서울남산국악당 등 공연장 15곳과 서울역사박물관·화폐금융박물관 등 박물관 5곳, 서울시립미술관·갤러리 현대 등 미술관 5곳 등 총 30여 곳의 문화단체가 함께 만든 광화문, 종로, 정동 거리를 잇는 문화 연합체다.

뉴욕의 타임 스퀘어에 있는 티켓 오피스처럼,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 있는 통합 티켓팅&인포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인포센터 현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러시티켓은 당일 공연에 한 해 잔여석을 50% 할인가에 판매하고 있다.

또 세종벨트는 여러 이벤트를 통해 알뜰하게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연·전시 관람권과 식사권이 함께 구성된 패키지가 인기다. 세종문화회관 지하에 오픈한 레스토랑 겸 휴게시설인 ‘광화문 아띠’와 연계된 패키지는 전체 패키지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박동호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을 새로운 예술의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세종벨트를 통해 새로운 콘텐트가 생산되는 ‘문화예술의 플랫폼’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의 문화 허브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변화를 통해서 2014년까지 세종문화회관이 세계적 공연예술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박동호 사장은 CJ CGV와 CJ엔터테인먼트, CJ푸드빌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식품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는 "그동안 경험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사람이 중심이 돼 목표를 달성한다는 점에서 공연문화 사업과 (시스템이) 거의 유사하다"며 "다만, 이곳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공익 단체로서의 사명감과 효율성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재생이 되는 영화와 달리 공연은 한번 하면 사라지지만, 감동과 체험은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관객에게 감동과 체험을 길게 남겨줄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는 공연장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감동을 주는 공연을 위해 산하 9개 예술단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오디션을 강화해 단원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를 개발해 공연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한편, 해외 공연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세종문화회관을 글로벌 공연장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창의적인 조직 경쟁력 강화, 예술단 발전 추진, 고객 중심의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회공헌 활동 강화 등을 꼽았다. 창의적인 조직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임직원들의 아이디어 제안을 활성화하고, 고객 의견을 경영에 접목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현재 세종문화회관 산하 단체의 전속 단원은 서울시극단, 무용단, 뮤지컬단, 국악관현악단, 합창단 등 5개 단체, 170여 명을 헤아린다.

박동호 사장은 "한정된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예술단 지원에도)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단원에 대한 상시 평가에 외부 전문가를 최대한 활용해 합리적이고, 변별력 있는 평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민간 기업의 목표가 이익과 시장 점유율이라면, 공공 공연장은 좀 더 많은 관객이 와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사회 공헌 활동의 확대도 강조했다.

세종문화회관 지하공간에는 세종이야기, 충무공이야기 전시관과 세종벨트 인포센터
가 있다. 이 공간들은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가까이에서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또, 레스토랑 등이 있는 편의시설인 ‘광화문 아띠’는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예전에는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보러 가도 주변에 식당을 찾아다녀야 했지만, ‘광화문 아띠’는 세련되고 다양한 레스토랑으로 구성되어서 인기를 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치고 있는 문화나눔은 ‘천원의 행복’으로 대표된다. 고품격 문화
예술을 단돈 천원에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천 원의 행복’과,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함께해요 나눔예술’ 그리고 생활속에서 기부문화를 실천할 수 있도록 티켓 한 장을 사면 한 장은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착한 티켓’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소외계층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늘려나가는 일은 공공 문화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천원의 행복‘과 ’함께해요 나눔예술‘은 세종문화회관 뿐만 아니라 서울시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요즘 광화문 광장에 가면,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 열을 지어 앉아 있는 시민들의 모습과 야외 공연을 종종 볼 수 있다. 광화문 주변을 뉴욕의 브로드웨이, 런던의 웨스트앤드 못지 않은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로 광화문 주변은 직장인은 물론, 유모차를 끌고 아이 손을 잡고 나온 나들이객이 많다.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하여 세종이야기, 충무공이야기 등 다수의 문화예술 공간들이 밀집해 많은 관람객을 끌어 들이고 있다.

뉴욕에 브로드웨이가 있다면 서울에는 ‘세종벨트’가 있다는 말이 나오도록 서울의 문화 예술 허브로 키우는 것이 박동호 사장의 목표이다. 세종벨트는 뉴욕의 브로드웨이처럼 공연장과 공연단체를 한데 엮어 문화스트리트를 형성해, 시민들이 부담없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자 모인 협력체이다.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있는 TKTS(티켓츠)처럼 광화문광장 지하 해치마당에 위치한 세종벨트 통합티켓팅&인포센터를 방문하면 광화문일대에서 진행하는 공연전시 티켓을 저렴하게 예매할 수 있고, 또 각종 문화관련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이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문화적 혜택을 보다 많은 시민들과나누는 일도 중요하다. 공연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시민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인 ‘세종나눔앙상블’은 직장인들이 모여 오케스트라 연주활동도 하고 그 활동을 통해 사회봉사도 실천한다. 그리고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의 어린이와 청소년 50명에게 악기 지원 등 교육비 일체를 지원해주는 ‘세종꿈나무 하모니 오케스트라’ 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형 엘시스테마로 불리는 이 오케스트라는 창단연주회를 가졌으며, 지금도 연주자들의 도움을 받아 교육과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재능나눔으로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세종나눔앙상블’이 멘토로 참여해서 아이들의 교습에 나서는 등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세종문화회관은 시민들이 문화예술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세종예술아카데미를 지난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는 오페라, 클래식, 미술 등의 문화예술강좌가 오전, 정오, 저녁 등 다양한 시간대의 강좌가 진행된다. 점심시간을 활용한 ‘정오의 문화예술강좌’는 강의시작 전에 간단한 샌드위치를 들고 나서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으로 주변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그리고 문화예술을 통한 감성경영을 시행하고자 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해 ‘세종르네상스’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주 1회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2014년까지 달성해야 할 뚜렷한 목표를 지니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예술단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과 단체별로 2개 이상의 글로벌 러페토리를 지니는 것, 그리고 대중성과 품격을 고루 갖춘 복합문화공간이 되는 것이다. 사회공헌활동도 지금보다 더 확대해나가고자 한다. 사회 곳곳, 구석구석을 찾아가 ‘문화예술의 판’을 마련해 따뜻한 사회, 감동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세종문화회관의 목표이다.

박동호 사장은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부임하기 이전에 CJ에서 제조, 무역, 기획관리, 영화사업,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푸드빌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이런 다양한 경력들이 세종문화회관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공연장 운영뿐만 아니라 광화문 아띠, 삼청각 등 외식 사업과 마케팅, 고객만족, 서비스 마인드 등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그가 좋아하는 말은 ‘거안사위, 카르페디엠’이다. 매일매일을 즐겁고 충실하게 살다 보면 좋은 결과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글·강미은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미국 클리블랜드 주립대학교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 역임. SBS TV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인 ‘열린 TV 시청자 세상’을 4년 동안 진행했고, EBS ‘미디어 바로보기’ 진행자로도 활동했다. ‘커뮤니케이션 불변의 법칙’,‘대중을 매혹하다’,‘글쓰기의 기술’,‘매력적인 말하기’등 커뮤니케이션 전략 관련 책을 6권 썼다. 최근에는 각국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 400여장으로 여행 포토 에세이‘그곳에 가면 누구나 행복해진다’를 출판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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