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국내 초연 '오페라의 거인' 베르디의 아홉번째 작품

이탈리아 역사가 담긴 거대한 스케일

베이스 아틸라와 바리톤 에치오 간의 저음 대결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형식)은 창단 60주년을 맞아 국내에선 처음으로 <아틸라>를 4월7일부터 4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아틸라>는 '오페라의 거인' 주세페 베르디의 아홉번째 작품으로 로마 사극이 가진 엄숙함과 전쟁의 잔혹함이 잘 드러난 대작이다.

<아틸라>는 5세기 중반 유럽을 침략했던 훈족의 왕, 아틸라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아틸라는 군대를 이끌고 현재의 프랑스까지 진격하기도 했으며 서로마의 황제(벨렌티니아누스 3세)를 수도에서 몰아내기도 해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인물이다. 당시 동서로 분리되어 있던 로마제국 중 동로마는 아틸라에 무릎을 꿇었고 서로마로 확장해나가는 아틸라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이러한 아틸라의 침략에 대한 복수를 그리고 있다. 아틸라의 군대가 아퀼레이아를 침략하고 그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오다벨라는 자신의 연인인 포레스토와 함께 아틸라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아틸라는 그녀의 의도를 모른채 그녀에게 청혼을 하고 로마로 진군하고자 하지만 그녀의 칼에 찔려 최후를 맞이한다.

이번 작품은 이민족의 침입에 대항했던 이탈리아의 역사를 다루는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으로 이탈리아 초연 당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베르디의 <1차 십자군의 롬바르디아인>과 <나부코>와 같이 애국적 심성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또한 베이스 아틸라와 바리톤 에치오 간의 저음 이중창으로 유명하다. '당신은 세계를 가지시오, 나는 이탈리아를 가지리라'는 위엄과 호방함이 드러나며 저음의 진수를 보여주어 작품 전체의 스케일을 짐작케 한다. 또한 오페라에서는 드물게 진취적인 여성상이 돋보이는 소프라노의 아리아 '오, 구름 속으로 도망가리'도 눈길을 끈다.

아틸라 무대
아틸라 무대

 

세계적인 연출가 잔카를로 델 모나코

젊은 거장 지휘자 발레리오 갈리의 만남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연출가 잔카를로 델 모나코와 그의 조력자로 알려진 스페인 마드리드 라자르수엘라 극장 감독인 호세 프란시스코 카레레스가 한 팀을 이뤄 무대를 채운다. 지휘는 촉망받는 젊은 거장 발레리오 갈리가 맡아 유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을 펼칠 예정이다. 아틸라 역은 한국의 아틸라로 유명한 베이스 전승현과 박준혁이 맡아 기대를 모은다. 에치오 역은 바리톤 유동직, 이승왕이 맡고 오다벨라 역은 소프라노 임세경, 이윤정, 프레스토 역은 테너 신상근, 정의근이 맡아 열연한다. 올디노 역은 테너 구태환, 레오네 역은 베이스 나한유가 맡는다.

아틸라 의상
아틸라 의상

 

국립오페라단 60주년 기념 '국내 초연 시리즈' 첫번째 작품

<아틸라>에 이어 베르디의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도 무대화

국립오페라단은 2022년 창단 60주년을 맞아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되지 못했던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고자 베르디의 <아틸라>와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준비했다.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는 오는 6월2일~6월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국내 초연 시리즈'는 새로운 작품에 목말라있던 국내 오페라 애호가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국립오페라단만이 제공할 수 있는 대작을 선보임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의 현장 공연과 함께 온라인으로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2022년 4월 9일(토) 15시 국립오페라단의 온라인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 (https://www.knomyopera.org/ott/liveView?showId=9155&parentSeq=)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정상급 오페라를 만나볼 수 있다.

 

전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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