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4 ~2023.03.26, 롯데뮤지엄

[롯데뮤지엄] 마틴 마르지엘라 전시 포스터
[롯데뮤지엄] 마틴 마르지엘라 전시 포스터

 

패션계를 떠나 아티스트로 돌아온 Martin Margiela의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국내 첫 대규모 기획 전시

1980년대부터 탐구해 온 [예술, 물질과 신체, 성별의 관념, 시간의 영속성, 직접 참여]에 대한 성찰

마틴 마르지엘라가 창조한 새로운 차원의 시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

[아츠앤컬쳐] 롯데뮤지엄은 <마틴 마르지엘라>의 국내 최초 대규모 기획 전시를 12월 24일(토)부터 2023년 3월 26일(일)까지 개최한다. 패션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의 창립자이자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였던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b. 1957)가 2008년 돌연 패션계를 은퇴하고 순수 예술 창작자로서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1980년대부터 깊게 고민해온 예술, 물질과 신체, 성별의 관념, 시간의 영속성, 직접 참여를 주제로 작업한 작품들을 출품했다. 총 50여점의 설치, 조각, 영상, 퍼포먼스, 페인팅 등이 미술 애호가들과 그의 팬들을 맞이할 것이다. 패션의 시스템과 인체라는 매체의 한계를 넘어 뮤지엄의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공간 안에서 질문을 던지고, 대안적 사유(alternative thinking)를 제시하며 예술적 시도를 지속하는 마르지엘라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Hair Portraits, 2015–2022, Collages, vintage magazines, steel, and plastic Pedestals: 90 x 30 x 40 cm Magazines: 34 x 26.5 cm, Courtesy RAF SIMONS COLLECTION, Belgium, "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Hair Portraits, 2015–2022, Collages, vintage magazines, steel, and plastic Pedestals: 90 x 30 x 40 cm Magazines: 34 x 26.5 cm, Courtesy RAF SIMONS COLLECTION, Belgium, "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2021년 프랑스 파리 소재 라파예트 안티시페이션(Lafayette Anticipation)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하고 올해 베이징 엠 우즈(M Woods)에서 전시한 후, 세번째로 서울 전시를 개최하게 되었다. 롯데뮤지엄은 작가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시를 기획했다. 뮤지엄 전시장의 독특한 구조를 바탕으로 미로를 구성하고 장소 특정형(site-specific) 작품을 선보이는 등 서울 관람객을 위한 독창적인 전시가 탄생했다.

예술, 물질과 신체, 성별의 관념, 시간의 영속성, 직접 참여는 마르지엘라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주제다. 초반에는 패션의 범주 안에서 이를 표현했으나 디자이너에서 은퇴한 후 어떠한 제약 없이 시각 예술가로서로서 무한한 창작의 자유를 누리며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Deodorant, 2020–2022, UV print on PVC, 340 x 190 cm "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Deodorant, 2020–2022, UV print on PVC, 340 x 190 cm "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꼽힌 <데오도란트(Deodorant)>는 매우 일상적인 물건이다. 작가는 데오도란트가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체취를 인위적으로 은폐하고 더 나아가 현대 사회의 위생에 대한 관념도 산업화되어 버린 우리의 현실을 일깨운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신체를 소재로 삼아 확대 재생산하거나 신체의 일부를 극적으로 시각화한 작업을 통해 그것의 의미와 상징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토르소 시리즈(Torso Series)>는 인체의 일부를 3D 스캔하여 만든 실리콘 조각으로 고대 조각상의 관념에서 탈피하는 한편 젠더의 의미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바디 파트 (Bodyparts)> 시리즈는 인체의 한 부분을 촬영하여 크게 확대한 작품들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부분인지 알아볼 수 없게 표현했다. <레드 네일즈 (Red Nails)>는 붉은 손톱을 거대한 규모로 형상화 한 작품으로 변화하는 아름다움의 개념과 구성 원리에 대해 연구한 작가의 사유가 담겨있다.

Vanitas, 2019, Silicone and natural dyed hair, 90 x 245 x 50 cm, Courtesy Antwerp City Collection, on long-term loan at M HKA, and MoMu - Fashion Museum Antwerp, "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Vanitas, 2019, Silicone and natural dyed hair, 90 x 245 x 50 cm, Courtesy Antwerp City Collection, on long-term loan at M HKA, and MoMu - Fashion Museum Antwerp, "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전시장을 둘러보면 유독 머리카락에 관한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띈다. <바니타스(Vanitas)>에서는 모발로 얼굴이 덮힌 두상을 볼 수 있는데, 머리카락 색상만으로 유년부터 노년까지 나타내며 인간의 생애 흐름을 드러낸다. 작가는 인공 피부를 입힌 실리콘 구체에 자연 모발을 하나하나 이식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지도 제작법이라는 뜻의 <카토그래피(Cartography>는 한 방향으로만 쏠리는 인공 모와는 달리 정수리에서부터 소용돌이치며 자라나는 자연 모발의 방향을 작가가 심도 있게 연구한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한 점은 마틴 마르지엘라가 창조한 세계관 속에서 관람객이 새로운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시 연출의 작은 부분까지 마틴 마르지엘라는 세심하게 신경 쓰며 자신이 만들어낸 시공간에서 관람객이 독창적인 예술 경험을 하기 바랐다. 롯데뮤지엄은 작가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전시장의 독특한 공간을 활용해 마치 미로와 같은 전시 공간을 완성하기도 했다.

Monument, 2021–2022, Fiberglass mesh print, vintage sofa, and audio loop Variable dimensions, Courtesy the artist"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Monument, 2021–2022, Fiberglass mesh print, vintage sofa, and audio loop Variable dimensions, Courtesy the artist"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우선 작가는 관람객에게 작품을 모든 시간 동안 노출시키지 않는다. 스태프가 작품을 하얀 천으로 덮었다 열었다를 반복하며 작품 관람 시간을 제한한다. 관람객은 제한된 시간 안에서 작품을 더 밀도 있게 감상하며 퍼포먼스까지 작품의 범주에 포괄하며 작품을 흥미롭게 감상하게 될 것이다. 전시장 중반에는 <모뉴먼트(Monument)> 작품이 관람객에게 잠깐의 휴식을 제공한다. 거대한 소파에서 관람객은 휴식을 취하면서도 자신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마틴 마르지엘라 I Martin Margiela (b.1957)

아름다움이라는 속성은 특정한 상황에서만 분명하게 드러난다. 즉 아름다움은 그러한 상황에서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속성이다.

마틴 마르지엘라

'Beauty as a quality only becomes apparent at certain occasions, in other words it is a quality in which those occasions play an important role.'

- written message in the former headquarters of Maison Martin Margiela

Red Nails, 2019, Lacquer on fibreglass Variable dimensions, Courtesy the artist and Zeno X Gallery, Antwerp (왼)Red Nails model, 2021, Nymphenburg porcelain enamel Variable dimensions, Courtesy the artist and Zeno X Gallery, Antwerp (오)"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Red Nails, 2019, Lacquer on fibreglass Variable dimensions, Courtesy the artist and Zeno X Gallery, Antwerp (왼)Red Nails model, 2021, Nymphenburg porcelain enamel Variable dimensions, Courtesy the artist and Zeno X Gallery, Antwerp (오)"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의 설립자로 익히 알려진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1957-)는 1957년 벨기에 루뱅(Leuven)에서 태어났다. 마르지엘라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이발소에서 향수를 팔았다. 마르지엘라는 6세가 되던 해, 1960년대 가장 영향력 있었던 패션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앙드레 쿠레주(André Courrèges, 1923-2016)의 컬렉션 중 하나를 TV에서 접하고, 그 파격적인 디자인에 매료되어 패션 디자이너에 관심을 가진다. 이후 10대의 마르지엘라는 벨기에 하셀트(Hasselt)에 있는 신트루카스 예술학교(Sint-Lukas Kunsthumaniora art school)에서 공부하였고, 중고 의류 가게에서 여러 소재의 헌 옷과 장신구 등을 모아 다양한 방법으로 연출하는 것에 몰두했다.

Cartography, 2019, Print on Forex, wood, and polyurethane foam, 210 x 200 x 90 cm, Courtesy the artist and Zeno X Gallery, Antwerp"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Cartography, 2019, Print on Forex, wood, and polyurethane foam, 210 x 200 x 90 cm, Courtesy the artist and Zeno X Gallery, Antwerp"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1980년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Royal Academy of Fine Arts in Antwerp)를 졸업한 마르지엘라는 이탈리아와 벨기에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패션계에 입문한다. 파리로 이주한 이후, 1984년부터 1987년까지 장 폴 고티에(Jean Pal Gaultier, 1952-)의 첫 번째 어시스턴트로 활동한 마르지엘라는 1988년에 사업 파트너인 제니 메이렌스와 함께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를 설립하며, 1989년 파리의 황폐한 지역에 있는 버려진 운동장에서 1990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다. 작가는 폐허와 같은 런웨이, 비틀거리는 모델들의 모습을 통해 패션계에 충격을 주고, 관습적인 사고에 도전하는 독창적이고도 전위적인 스타일을 내세우며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에서의 활동 외에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에르메스(Hermès)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어 총 12시즌의 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벨기에 보자르 미술관(Bozar), 보이만스 반 뵈닝언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독일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 LA 카운티 미술관(LA County Museum of Art), 런던 서머셋 하우스(Somerset House) 등 해외의 다양한 기관에서 개최된 여러 전시에 참여하며 예술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그리고 2008년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20주년 기념 쇼를 마지막으로 패션계를 은퇴하였다.

이후 마르지엘라는 시각 예술 아티스트로서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2021년 10월 파리 라파예트 안티시페이션의 초청으로 진행된 첫 번째 대규모 개인전 《마틴 마르지엘라 엣 라파예트 안티시페이션 Martin Margiela at Lafayette Anticipation》을 시작으로, 베이징 엠 우즈 뮤지엄(M WOODS Museum)에서 개최되었으며, 2022년 12월 서울 롯데뮤지엄(LOTTE Museum of Art)에서 진행된다. 마르지엘라의 해체주의적인 방식은 구성요소를 파괴하고 재배치하여 모호한 의미를 만들어내고, 사용한 흔적과 생산과정을 드러내어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의복이라는 일상적인 매체에서 시작된 상식과 경계를 뒤엎는 마르지엘라의 독창적인 시각 예술은,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다 다양한 재료와 자유로운 표현 방식을 통해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

Torso Series, 2018–2022, Wood core, plaster, and polyurethane foam, Torso I: 145 x 30 x 27.2 cm, Torso II: 145 x 40 x 30 cm, Torso III: 145 x 50 x 40 cm Torso, Ⅳ: 145 × 38.7 × 29.4 cm, Torso Ⅴ: 145 × 38.7 × 29.4 cm, Torso Ⅵ: 145 × 50.5 × 39.4 cm, Courtesy the artist and Zeno X Gallery, Antwerp"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Torso Series, 2018–2022, Wood core, plaster, and polyurethane foam, Torso I: 145 x 30 x 27.2 cm, Torso II: 145 x 40 x 30 cm, Torso III: 145 x 50 x 40 cm Torso, Ⅳ: 145 × 38.7 × 29.4 cm, Torso Ⅴ: 145 × 38.7 × 29.4 cm, Torso Ⅵ: 145 × 50.5 × 39.4 cm, Courtesy the artist and Zeno X Gallery, Antwerp"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작가의 철학적 사유가 깊게 배어 있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마르지엘라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 도슨트 작품 해설과 오디오 가이드가 마련됐다. 대한민국 대표 도슨트 김찬용과 이남일, 심성아 도슨트가 마르지엘라의 작품과 그 이면에 내재된 이야기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평일 11시, 13시, 15시에 전시장을 방문하면 전문 도슨트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전시 도슨트 프로그램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면 무료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 된다. 네이버 VIBE 앱에서 개별 작품 설명을 청취하며 전시를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롯데뮤지엄은 전문 도슨트 프로그램과 오디오 가이드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여 많은 분들이 전시를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Body Part b&w, 2018–2020, Oil pastel on repurposed projector screen 123 x 222 x 8 cm, Courtesy the artist and Zeno X Gallery, Antwerp"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Body Part b&w, 2018–2020, Oil pastel on repurposed projector screen 123 x 222 x 8 cm, Courtesy the artist and Zeno X Gallery, Antwerp"Martin Margiela at M WOODS", Installation View, 2022, M WOODS Hutong, Beijing. Photo by Zhao Yihan, Tian Yu. © MWOODS

 

미술 전시를 선물하는 사회 공헌 프로그램

롯데뮤지엄은 마르지엘라 전시를 통해 국민들의 예술 향유 기회의 폭을 넓히는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먼저, <신영증권과 함께하는 아트 스튜디오>는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2022년 1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학생들을 위한 무료 전시 관람과 아트 클래스를 연다. 참가 신청은 롯데뮤지엄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12월 26일(월) 10시부터 선착순 마감으로 접수한다.

롯데문화재단의 주관으로 총 100명을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LMoA 아트 스튜디오>로 초청한다. 12월 26(월)부터 12월 30일(금)까지 전 연령 100분을 모시고 무료 전시 설명과 아트 클래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2월 16일(금) 당일에 모두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롯데뮤지엄은 앞으로도 미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이바지 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확장해나갈 것이다.

 

시간: 10시 30분~19시(입장마감 18시 30분)

티켓: 19,000원

문의: 재단법인 롯데문화재단 02-3213-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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