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들이 사는 곳’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비경,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곳… 크로아티아관광청
요정이 머무는 물의 궁전, 플리트비체에서 만난 태곳적 신비
[아츠앤컬쳐]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차로 2시간. 16개의 계단식 호수와 92개의 폭포가 만들어내는 에메랄드빛 기적,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물의 여왕이 사는 궁전'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전기 유람선을 타고 코즈야크 호수를 가로지르며, 원시림 속 9km 트레일을 걷는다. 날씨와 각도에 따라 청록빛에서 진파랑빛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물빛, 그리고 78m 높이에서 쏟아지는 벨리키 폭포의 장엄함까지. 약 9천 75만 평(약3만 헥타르)에 펼쳐진 자연의 예술작품 속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들을 만나게 된다.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Plitvice Lakes National Park)이 그 환상적인 자연 풍경으로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아바타를 연상시키는 장소"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16개의 계단식 호수와 90여 개의 폭포가 만들어내는 에메랄드빛 풍경은 할리우드 영화를 방불케 하는 자연의 걸작품이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비현실적인 풍경”…한국인 관광객 300% 증가
크로아티아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플리트비체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300% 급증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이 주를 이뤘으며, SNS를 통한 입소문이 폭발적 증가의 원동력이 됐다. "물의 투명도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방문 소감을 밝힌 서울 거주 김모씨(29)는 "마치 CG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든다"고 말했다.
자그레브에서 차로 2시간
자그레브에서 플리트비체까지는 약 2시간 거리로, 버스편이 정기적으로 운행된다. 요금은 편도 약 100-150쿠나(약 2만원)정도다. 렌터카 이용시 자그레브 공항에서 출발해 약 2시간이면 도착 가능하다.
너무나 맥주 땡기는 비주얼 ‘페카' 맛보기
공원 입구 근처의 국립 레스토랑 리치카 쿠차(National Restaurant Lička Kuća)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조리된 양고기 구이와 페카(Peka)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페카는 점토나 주철 팬을 이용해 석탄 위에서 음식을 굽는 크로아티아 전통 조리법으로, 50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고대 요리법이다.
페카는 양고기나 송아지고기, 감자, 당근, 양파 등을 올리브오일과 로즈마리, 파슬리, 베이 리프로 양념한 후 종 모양의 철제 뚜껑(ispod čripnje) 아래에서 약 3시간 동안 천천히 구워내는 요리다. 이 요리는 생일, 결혼식, 크리스마스, 부활절 등 특별한 날에 먹는 요리다.
향긋한 꼬치구이가 발목잡는 공원 초입
공원 근처에는 양고기나 돼지고기를 꼬치에 구워 파는 로컬 식당들이 즐비하다. 킬로그램 단위로 구매해 숲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다. 길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꼬치구이(ražanj) 가게들은 현지인들의 일상적인 먹거리로, 갓 구운 고기의 진한 향이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최고급 식재료
코레니차에 위치한 비스트로 빌라 비타(Bistro Vila Bita)는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to-table) 방식의 현지 및 국제 요리를 선보인다. 체바피치(ćevapi)와 카이막(kajmak), 베지테리안 헌터스 피자가 특히 인기다. 현지에서 직접 재배한 식재료로 만든 바클라바와 바사 치즈를 곁들인 팔라틴케(palatinke) 디저트도 놓칠 수 없다.
전통 크로아티아 음료와 페어링
페카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 크로아티아인들은 와인이나 전통 크로아티아 라키야(rakija)를 마시며 즐거운 대화와 춤, 웃음으로 시간을 보낸다. 때로는 새벽까지 이어지는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리카 지역 특산 라키야는 자두, 배, 사과 등으로 만든 고도수 브랜디로, 현지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전통주다.
숨겨진 미식 보석들 공원 입구에서 6마일(약 10km) 떨어진 빌라 벨레비타(Vila Velebita)는 앞마당에서 양고기와 돼지가 꼬치에 구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진정한 로컬 맛집이다. 수제 버섯 크림 스프, 킬로그램 단위로 판매되는 구운 양고기, 베이컨과 피망을 곁들인 바비큐 치킨 꼬치가 별미다.
현지 치즈 농장에서 생산되는 파그 치즈(Paški sir)와 이스트리아 트러플 요리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특히 가을철에는 신선한 트러플을 곁들인 파스타와 리조또가 제철 맛을 선사한다.
자연을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취향 저격 숙소들
공원 내 호텔 — 호텔 예제로(Hotel Jezero)는 공원 내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로, 입구 2번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기본적이지만 편안한 객실과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210개 객실과 19개 아파트를 보유한 4성급 호텔로, 400석 규모의 레스토랑과 로비바, 피트니스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호텔 플리트비체(Hotel Plitvice)는 공원 입구 근처에 위치한 중급 호텔이다. 지은지 다소 오래된 곳이지만 이른 아침 공원 관람을 원한다면 이만한 위치도 없다.
전통가옥 느낌이 담긴 고급 리조트인 페노멘 플리트비체 리조트(Fenomen Plitvice Resort)는 플리트비체에서 가장 럭셔리한 숙박시설로, 국립공원 경계에 있다. 전통적인 지역 스타일로 아름답게 디자인된 목조 캐빈이다. 편안하고 세련된 숙소다.
가성비 최고 게스트하우스인 호텔 데겐야(Hotel Degenija)는 4성급 가족 운영 호텔이다. 주변 산들이 보이는 언덕 위 야외 수영장 때문에 유명해진 곳이다. 깔끔하고 세련된 객실, 합리적인 가격의 2개 레스토랑, 풍성한 조식, 온수 야외 수영장, 그리고 직원들이 친절하기로 소문난 곳으로, 플리트비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호텔 중 하나다.
플리트비체 미릭 인(Plitvice Miric Inn)은 공원 바로 외곽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숙소다. 이곳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제 조식 뷔페와 합리적인 가격의 저녁 식사로 유명하며, 투숙객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는 곳이다.
'캠핑 맛집'이 가득한 국립공원
플리트비체 인근에는 보르예(Borje), 코라나(Korana), 플리트비체 레이크스 리조트 등 대형 캠핑장이 있다. 레스토랑, 상점, 수영장 등 추가 시설도 갖추고 있다. 캠핑 플리트비체는 카라반과 텐트 공간뿐만 아니라 완전히 갖춰진 모바일 홈도 제공한다. 모바일 홈은 넓고 최대 6명까지 수용 가능하며, 침실 2개, 욕실 2개, 완비된 주방과 전용 야외 공간을 포함한다.
사계절 다른 매력, 언제 와도 감동 보장
봄-여름(5-8월): 신선한 초록빛이 모든 곳에 가득하고, 숲은 만개한 야생 마늘로 넘쳐나며, 물이 풍부하고 새와 곤충 등 생명력이 넘쳐난다. 에메랄드빛 호수와 폭포의 물보라가 절정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일조시간이 길어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까지 관광할 수 있다.
가을(9-10월): 풍부한 메이플과 너도밤나무들이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변해 폭포와 고요한 호수를 장식한다. 유럽서어나무, 지역 참나무, 너도밤나무, 메이플, 산골나무 등이 언덕과 공원 일대를 눈부신 단풍으로 물들인다. 단풍의 절정은 보통 9월 말에서 10월 초순이다. 짙고 화려한 단풍 속에서 폭포가 노란색과 주황색으로 물든 채 떨어지는 모습은 완전히 장엄하다. 목조 산책로와 다리가 낙엽으로 덮여 부드러운 카펫 같은 느낌을 준다.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어 여유롭고, 이른 아침에는 종종 안개와 운무가 끼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겨울(11-3월): 눈과 얼음이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복권 같은 계절이다. 겨울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공원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가장 적다는 것이다. 눈으로 덮인 호수와 폭포가 터키석 빛 물과 믿을 수 없는 대비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상류 호수는 보통 폐쇄되며, 특히 눈이 내릴 경우 더욱 그렇다. 폭설이 있을 경우 스노슈즈가 유일한 출입 방법이다. 눈으로 덮인 보드워크는 위험할 수 있어 물 속으로 미끄러지기 쉽다. 여름 기간 외에는 공원의 일부가 제한적으로 접근될 수 있다.
트레킹 코스 완전 정복,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공원 구조와 코스 개요 —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위쪽에 위치한 상류 호수(Upper Lakes) 12개와 아래쪽 하류 호수(Lower Lakes) 4개로 구성되어 있다. 물은 산에서 내려와 상류 호수들을 거쳐 하류 호수로 흘러가며, 이 과정에서 계단식 폭포들이 만들어진다.
난이도별 트레킹 코스
8개 코스가 있으며 소요시간과 체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하루 종일 걸리는 코스도 있다. 대부분 나무로 만든 산책로를 따라 걷기 때문에 등산 장비는 필요하지 않다.
트레킹 중 만나게 될 명소 3곳
트레킹 중 만나게 되는 첫 번째 명소는 하류 호수 지역에 위치한 벨리키 슬랩(Veliki Slap) 폭포다. 높이 78미터에서 쏟아지는 이 대폭포는 플리트비체에서 가장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두 번째로는 상류 호수의 원시림 구간을 빼놓을 수 없다. 천년 된 거대한 나무들 사이로 이어진 이 산책로는 마치 신비로운 다른 세계로 들어선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호수 위에 놓인 목재 데크는 에메랄드빛 맑은 물 위를 직접 걸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감동을 안겨준다.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 여행팁
▲ 사전예약 필수 —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일일 입장객 수를 제한한다. 특히 성수기(6-9월)에는 사전예약을 반드시 해야한다. 현장 구매시 2-3시간 대기는 기본이며, 오후 늦게 매진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 이른 아침 방문 강추 — 대부분의 투어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인파를 피하려면 오전 8시 이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트레일이 좁아 양방향 통행이 어렵기 때문에 플리트비체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붐비는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힌다.
▲ 편의시설과 이동수단 — 공원 내에서는 무료 전기보트와 파노라마 셔틀버스가 운행되어 긴 구간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입구 근처에는 짐 보관소가 있어 큰 가방을 맡기고 가볍게 탐험할 수 있다. 공원 곳곳에 화장실과 휴식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 주차 정보 — 입구 1번과 2번에서 방문객 주차가 가능하며, 오토바이, 자동차, 캠핑카, 트레일러, 버스를 위한 지정 공간이 있다. 주차비는 출차시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 환경보호 수칙 —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1979년 지정) 보호를 위해 수영과 낚시는 엄격히 금지된다. 지정된 트레킹 코스만 이용해야 하며, 쓰레기 무단투기는 엄격히 처벌된다.
▲ 기후 — 플리트비체의 연평균 강수량은 1,500mm으로, 보통 봄과 가을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린다. 1월 평균기온은 2.2°C이고, 7-8월 여름철에는 17.4°C까지 올라간다. 전체 연평균 기온은 7.9°C다.
크로아티아관광청의 마르코(Marko Jurčić) 한국 지사장은 "플리트비체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자연이 선사하는 예술작품"이라며 "전 세계 관광객들이 크로아티아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크로아티아 관광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