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zo-tica-Brooklyn-unsplash
enzo-tica-Brooklyn-unsplash

뉴욕 브루클린

[아츠앤컬쳐] 롱아일랜드 남서쪽 끝에 자리하고 있는 브루클린은 1898년 뉴욕에 합병되기 전까지는 독립적인 도시였다. 맨해튼과 이스트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브루클린은 다양한 민족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건축 양식으로 그들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Pont de Brooklyn de nuit, en.wikipedia.org
Pont de Brooklyn de nuit, en.wikipedia.org

다양한 레스토랑과 바가 있는 19세기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St. Ann's Warehouse와 공장 지대에서 갤러리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 거리로 변신한 덤보 브릿지 주변은 브루클린의 관광 명소이다. 게다가 브루클린 브릿지 파크에서 바라보는 맨해튼의 야경은 뉴욕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최고의 뷰를 선사한다. 그 외에도 브루클린에는 90년대부터 자리 잡기 시작한 예술가들의 보금자리인 윌리엄스버그나 부쉬윅 등이 있다. 걷다 보면 만나는 다양한 그래피티와 빈티지한 건물과 묘하게 어울리는 현대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갤러리들이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Brooklyn Museum Entrance, en.wikipedia.org
Brooklyn Museum Entrance, en.wikipedia.org

뉴욕 브루클린 뮤지엄

이 뮤지엄은 고대 이집트 유물에서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는 폭넓은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1823년 ‘브루클린 견습생 도서관’으로 출발해서 1897년 뮤지엄으로 개관되었다. 아프리카의 유물을 예술의 관점으로 전시한 최초의 뮤지엄으로 오천여 점의 아프리카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뮤지엄 중앙홀
뮤지엄 중앙홀

1968년에는 흑인 예술가 작품을 전시하는 커뮤니티 갤러리가 만들어지고, 2007년에는 엘 리자베스 A. 색클러 여성주의 미술센터가 세워지며 여성주의 미술공간을 확장했다. 지금은 세계 각국의 문화재를 포함하여 150만여 점에 이르는 엄청난 소장품을 자랑하는 뮤지엄으로 성장했다.

마크 디 수베로 'Sooner or Later'가 있는 미술관 전경.
마크 디 수베로 'Sooner or Later'가 있는 미술관 전경.

보자르 양식의 웅장한 외관을 자랑하는 뮤지엄 앞 광장에는 브루클린 브릿지 파크에서도 볼 수 있는 데보라 카스(Deborah Kass, 1952~)의 위트 있는 노랑색 글씨 ‘OY/YO’의 조형물이 눈에 띈다. 그리고 마크 디 수베로 (Mark di Suvero, 1933~)의 추상 작품인 ‘Sooner or Later’도 만날 수 있다. 그는 거대한 크기의 구조물을 이용한 작품으로 유명한 조각가인데,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작품에서는 곡선의 조형미가 돋보인다.

KAWS의 'Along the Way'
KAWS의 'Along the Way'

메인 홀에 서 있는 짙은 색감의 대형 목재 조형물은 카우스(KAWS)라는 예명으로 더 유명한 멀티 팝 아티스트인 브라이언 도넬리(Brian Donnelly, 1974~)의 ‘Along The Way’라는 작품이다. 그는 스트리트 아트에서 출발해 미술관과 대중 문화를 넘나드는 작가로, 브루클린 미술관의 첫인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미술 전시관 내 모습
미술 전시관 내 모습

5층에 있는 미국 미술이 주를 이루는 전시실로 들어선다. 크고 작은 많은 작품이 벽면 가득 전시되어 있다. 회화와 조각, 그리고 세라믹 등이 한 공간에 자유롭게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특정 주제에 맞게 작품을 한 공간에 두는 색다른 배치 덕분에 기원전 작품부터 현대 미술까지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신선한 경험도 인상적이다. 그 중 조지아 오키프를 비롯해 상류사회의 초상화가로 유명한 존 싱어 사전트의 풍경화와 허드슨강 화파인 미국 풍경화가 윈슬로 호머의 작품도 눈에 띈다.

주디 시카고의 '디너 파티'
주디 시카고의 '디너 파티'

브루클린 미술관의 방문 목적인 4층으로 향한다.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1939~)의 ‘디너 파티’를 보기 위해서다. 500여 명의 여성이 5년 동안 협업으로 완성한 이 작품은 서양의 역사와 예술사에서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39명의 여성들을 위해 마련한 디너 파티로 실제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설치작품(한 면의 길이 약 15m)이다. 여성의 신체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여성의 몸에 대한 편견과 남성 위주의 사고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작품으로 1979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첫선을 보일 당시 미술계에 큰 논쟁을 일으켰다. 그 이후 이 작품은 오랫동안 미술관들의 외면을 받아오다가 2007년 브루클린 미술관에 정착하게 된다.

여느 뮤지엄과는 차별화된 컬렉션으로 다양성을 꾀한 소장품에서 브루클린 미술관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디올의 회고전 같은 다채로운 특별전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브루클린 미술관의 지향점을 짐작하게 해준다.

 

글·사진 ㅣ 이경희

세계 미술관 여행 작가

저작권자 © Arts & Cultur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