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샤이오극장

© Aesoon Ahn
© Aesoon Ahn

[아츠앤컬쳐] 한국의 무용계의 안트리오가 차례차례 파리 무대 정복에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안은미, 안애순이 파리무대에서 거둔 쾌거는 특별했다. 파리시립극장과 샤이오국립극장에 선보였던 작품들에 관계자들의 극찬과 러브콜, 관객들의 환호가 이룬 무대와 객석의 열기는 가히 예외적이었다. 며칠 후 무대에 올려질 안성수의 작품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안은미의 파리시립극장 공연은 프랑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할 정도였다. 2015 파리 가을축제 초대작으로 오려진 <안은미 컴퍼니 3부작>은 당시 축제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르 몽드지가 대서특필하고, 모든 주요 언론에서 앞다투어 특별취재를 하였다. 그리고 프랑스 지방을 순회하며 소위 인기몰이가 한창이다. 안은미의 세 가지 작품은 한국의 서로 다른 세 세대를 골고루 담고 있다.

춤을 전공하지 않은 세대별 한국인의 몸짓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함께 무대를 만들며 ‘한국인의 역사적인 몸과 움직임’에 대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 <안은미컴퍼니 3부작>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사심없는 땐쓰,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쓰가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공식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프랑스 무대에 올려졌다.

마치 관광버스 무대를 보는 듯한 할머니들의 흥겹지만 어딘지 구슬픈 “그랜드마 댄스”는 프랑스 관객들에게도 크게 호소했다. 알록달록 몸빼바지 패션으로 프랑스 관객들을 매혹한 전국의 할머니들은 소박하면서도 신바람나는 몸동작으로 관객석의 흥을 돋구었다. 쉽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토대로 구성된 작품은 국경을 넘어 현지의 관객은 물론 유럽 각지에서 파리 가을축제를 감상하러 온 전문가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더불어 안은미 컴패니로의 러브콜 쇄도는 멈추지 않았다. 이에 2015년에 이어 올해도 프랑스 전국을 성황리에 순회하고 있다.

시립극장의 디렉터이자 가을축제의 총감독인 엠마뉴엘 데마시 모타(Emmanuel Demarcy-Mota)는 직접 한국에 와서 자신과 극장팀이 한국의 공연들을 보고 작품을 선택했다고 하면서 한국문화예술의 저력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한국 여성예술인에 대한 존경심도 함께 표했다.

안애순의 <이미아직, AleadyNotYet>는 샤이오극장의 한국프로그램 ‘포커스 꼬레(Focus Corée)’ 개막작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우리의 무속신앙 ‘굿’을 동시대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재해석한 이번 작품은 전통의 깊이와 오늘 한국의 글로벌한 얼굴을 담고 있다. 그야말로 2016년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들의 모습과 뿌리 깊은 전통의 혼을 잘 담아내었다. 안무가의 과감한 안무와 댄서들의 뛰어난 기량이 돋보였다.

안애순
안애순

샤이오극장의 예술감독 디디에 대샹(Didier Deschamps)을 공연이 끝나고 만나보았다. 《안애순의 작품은 정말 훌륭하다. 우리는 이런 작품을 기다렸었다. 경계를 벗어나고 한계를 허무는 그녀의 작품이야말로 이 시대가 원하고 프랑스의 관객들이 원했던 바이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특파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소르본느대 미술사 졸업, EAC 예술경영 및 석사 졸업
ineslee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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