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투디오SuperStudio 대표 지젤라 보리올리Gisella Borioli
이탈리아에서 1961년에 창설된 이래 가구박람회Salone Internazionale del Mobile와 푸오리 살로네Fuori Salone가 개최되는 기간을 ‘밀라노디자인위크’라고 한다. 4월의 밀라노는 글로벌 문화예술 및 홍보 축제도시로 변한다. 디자인위크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한 지젤라 대표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녀의 눈빛만으로도 ‘아트’에 대한 열정을 느꼈다.
Lanki: 안타깝게도 올해 ‘밀라노디자인위크’는 온라인으로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슈퍼스투디오 대표님이 추구하시려는 올해 프로젝트의 목표가 무엇인지요?
Gisella: 올해는 6월15일부터 17일까지 fuorisalone.it 웹 편성표를 통해서 문화 콘텐츠, 홍보 등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슈퍼디자인 쇼의 초창기 아트 디렉터 줄리오 카펠리니와 디자인위크에 대한 토크쇼를 했답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15일 동안 저희 magazine@AT에서 SUPERDESIGNVIEW라는 타이틀에 디자인을 주제로 참여 작가들의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L: 디자인위크라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사람이 대표님이라고 들었는데 그 계기가 무엇이고, 슈퍼스튜디오가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G: 디자인위크의 탄생은 가구페어가 성황리에 마무리된 것을 보고 밀라노의 문화 프로젝트와 사업적으로 연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저의 ‘슈퍼스튜디오 13’을 보완하기 위해 토르토나 거리에 있는 전기회사의 큰 건물을 매입했습니다. 저와 뜻을 같이한 친구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아트거리 ‘토르토나존’을 만들 거라 확신했거든요. 2000년부터 그 결실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거리의 상점들이 ‘로케이션’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밀라노의 다른 구역에서도 호응을 하면서 매년 성장하고 변하고 있습니다. 슈퍼스투디오는 저의 열정을 담아 패션, 예술, 디자인 그리고 혁신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비전통적이고 실험적인 멀티미술을 보여줄 수 있는 현대 미술의 창의성을 가진 작가들을 위한 컨셉 갤러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형식적이고 진부한 평가를 탈피한 전시를 하는 비상업적 갤러리로서 다른 평가를 받아야 할 예술가들을 알리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말입니다. 저희 슈퍼스튜디오의 메인 전시장과 연결되는 입구 쪽 공간을 MyOwnGallery로 바꿔서 아트 포인트가 되도록 했습니다.
지금은 유명하지만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중국 작가들의 첫 전시회를 했고 이후 영국, 미국, 한국, 아랍 등 다른 나라의 작가들에게도 전시공간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사진, 조각, 미술 및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L: 사적인 질문을 드려도 괜찮으실지 모르겠는데요... 대표님 남편분이 유명한 조각가라고 알고 있습니다. 두 분의 러브스토리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G: 제가 그이를 만난 지도 50년이 넘었네요. 남편인 프라비오 루키니Flavio Lucchini는 비주얼라이징 대학의 교수였고, 저는 열아홉 살로 좀 어렸죠. 그는 Condè Nast부터 Vogue Italia 등의 잡지를 성공시킨 아트 디렉터였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이지만 사랑에 빠지게 되고 제 인생의 동반자가 되길 원했는데... 운명처럼 저의 소원이 이뤄진 거죠. 알게 된 후 10년이 지나 결혼하게 되었답니다.
L: 작년에 MyOwnGallery에서 한국 조각가 김승환의 전시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어땠나요? 그리고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G: 김승환 작가의 멋진 전시로 한국의 예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마치 강철을 아주 부드러운 재료처럼 다루는 것 같았습니다. 흙을 아주 쉽게 맨손으로 주물러 만드는 것처럼요. 하지만 작품들이 풍기는 느낌에는 위엄이 있었습니다. 김승환 작가가 내년 4월 디자인위크 기간에 참여해서 새로운 작품들로 다시 돌아온다니 기쁘군요. 20년 전 로스앤젤레스 UCLA에 다닐 때 만난 한국인 유학생들에게서 접한 한국인의 노력, 진지함, 학구열뿐 아니라 쿨한 면들에 감명을 받았어요. 그 뒤로도 계속 한국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가고 싶은 나라입니다.
대담 | 정란기
이탈치네마, 본북스 대표,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태리어과 특임강의교수
사진 제공: Superstudio, Kim Seung-Hw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