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전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캐나다 서부는 최고기온 40~50℃에 달하는 날이 계속되면서 사상 최고기온을 갱신하고 있다. 북유럽과 러시아, 시베리아도 연일 30℃가 넘는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폭염은 바다와 육지에서 달궈진 공기가 대기로 돌진하면서 기류 정체 현상을 만들어 생겨났다.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해 해당지역에 열기가 갇히게 되는 ‘열돔현상’의 원리이다.

대기권과 성층권 사이에 빠르게 움직이며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졌을 때 발생하는 열돔현상과 지구 온난화의 연관성이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기상이변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의 결과물’이라고 보고 있다. 지구가 현재와 같은 빠른 속도로 가열되고 있는 원인이 인류 활동에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과학계가 증명했고, 유엔에서 그 대책을 위한 국제적 행동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기후변화의 누적된 결과로 이를 막는 근본적인 대책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인간 활동이 줄었음에도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CO2의 농도는 유의 임계치인 410ppm을 2019년에 넘겼고, 2020년에는 412.5ppm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해 가고 있다. 이로 인해 지구상 얼음이 사라지는 속도른 빨라지고 그 영향으로 태양열 반사도 덜어지고 오랜 세월 동토(凍土)에 갇혀 있던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가중시킨다. 또 바다의 염도가 변해 지구의 해류 순환에 영향을 주어, 예전과 다른 특이한 양상의 라니냐, 엘니뇨가 발생하고 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요, 연쇄적 악순환이다.

2020년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2℃ 더 높아졌다.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으나 그 온도 상승이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역대 최악의 이상기후를 가져왔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이번 세기 말에는 3℃이상 오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렇게 되면 지구는 더 이상 인류가 살기 힘든 곳이 될 수도 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지구 기온 상승폭을 최대 2.0℃까지만 허용하고, 더 노력해서 가급적 1.5℃는 넘기지 말자고 합의했다. 그러려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기준으로 45% 감축해야 한다. 그런데 국가 온실가스 배출목표 종합보고서를 보면 2030년의 감축량은 2010년의 1%에 불과하다. 기후변화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소극적인 태도도 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최근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이상기후를 겪으면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위기는 기회다. 사실에 근거로 세계를 바라보면, 세계는 생각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후변화 완화정책과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적응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글 | 이승은
서울대 공과대학 석·박사 졸업, 서울대 대학원 언론학 박사, 환경다큐멘터리 PD
<기후변화와 환경의 미래> 저자, <EU 기후변화 정책의 이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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