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hawks_Edward Hopper(1942)
Nighthawks_Edward Hopper(1942)

 

[아츠앤컬쳐]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는 사실주의적인 작품을 많이 남긴 미국의 화가다. 호퍼는 1882년 미국 뉴욕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독일계 부모에서 태어나 그림에 재능을 보이고 있었다. 그는 실용적인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가 되기 위해 1900년 뉴욕미술디자인학교(New York Institute of Art and Design)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샤스(William Merritt Chase, 1849~1916)로부터 프랑스 인상주의와 작가들의 작품을 알게 되고 로버트 헨리(Robert Henri, 1865~1929) 영향 아래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닌 작가로서 성장하게 된다.

그는 1906년 파리에 잠시 머물다가 네덜란드를 여행한 후 미국으로 돌아온다. 이후 1909년 다시 파리를 방문하게 되는데, 당시 유럽은 인상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었다. 파리에서 세잔(Paul Cézanne, 1839~1906)이나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와 같은 작가의 전시회가 있었지만 그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는 인상주의에서 나타나는 전통적인 재현의 기법에 관심을 지녔고 새로운 미술에 대한 수용이 어려웠던 같다.

호퍼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가난한 젊은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광고미술과 삽화용 에칭 판화들을 제작하며 전업 작가보다는 잡지의 삽화나 광고를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1910년대 중반부터 수채화와 유화까지 그리기 시작하였다. 호퍼도 인상주의 작가들처럼 야외스케치를 자주 나가기도 했다.

Room in new york_Edward Hopper(1932)
Room in new york_Edward Hopper(1932)

그의 작품들은 20세기 초반 미국의 산업화된 뉴욕의 주변과 일상적인 도시인의 삶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짙게 묻어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에서의 도시인의 모습은 작가 자신이 속한 사회 경제적 지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시 유명작가가 아니었던 그는 그가 속한 경제적, 사회적 지위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작품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재현적 작품이면서 산업사회에 속해 있는 인간의 소외감을 표현하고 유럽과 다른 미국 특유의 풍경을 보여준다. 특히 교외의 부르주아들이 거주하는 건축물들, 단순하게 지어진 농가 건물들을 그린 풍경화, 텅 빈 도시의 거리는 미국의 일상적인 삶의 단면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뉴욕 밤거리의 술집 풍경을 묘사한 <밤샘하는 사람들(Nighthawks)>(1942)은 그의 대표작이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유리창의 유리가 보이도록 재현한 호퍼의 유일한 작품이자 전형적인 20세기 미국의 대도시의 풍경을 재현하면서 술집을 통해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도시인의 고독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술집 전면은 거의 유리창으로 되어 있다. 유리창에 둘러싸여 있는 술집은 밀폐된 공간처럼 보인다. 술집안의 강한 빛은 바텐더와 손님들을 비추고 있어 관람객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어둠 속의 거리는 술집의 불빛에만 의존하고 있다.

술집에는 한 쌍의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가 카운터에 앉아 있고 거리를 등지고 앉아 있는 남자는 생각에 빠져 위스키 잔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그는 고전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방인의 전형적인 고독한 모습을 하고 있다. 바텐더 앞에 앉은 남녀는 서로 말이 없다. 여자는 손에 들고 있는 쪽지에 신경을 쓰고 있으면서도 그녀의 왼쪽 새끼손가락은 남자의 손에 닿아 있다. 남자는 담배를 피우며 여자에게 시선을 두지 않고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의 모습은 1950년대 미국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한 것 같다. 빈 의자를 둘러싼 배경은 단조롭지만 빈 의자는 이 작품에서 남녀의 우연한 만남과 덧없는 교제를 암시하고 있다.

Night on the El Train_Edward Hopper(1918)
Night on the El Train_Edward Hopper(1918)

사전적 의미로 밤샘은 잠을 자지 않고 밤을 보낸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법령에도 밤샘이라는 용어가 있을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등에 있다. 바로 밤샘주차라는 표현이다. 관계 법령 등을 체계적·종합적으로 해석하면, ‘밤샘주차’란 0시부터 4 시 사이에 1시간 이상 주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운송사업자의 준수사항으로 여객자동차나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차고지 이용과 운송시설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차고지 가 아닌 곳에서의 밤샘주차를 금지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실제 1시간 이상 차고지 장소가 아닌 곳에 밤샘주차를 한 A가 과징금을 부과받자, 개인택시는 일정한 구역을 대상으로 노선을 정하지 않고 시간의 제약 없이 운행하는 특성상 부득이 영업 중에 차고지 외에 주차할 필요성이 매우 큰데도 불구하고, 개인택시에 대하여는 밤샘주차 단속에 대한 아무런 예외규정을 두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취지로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차고지 확보제도의 취지와 목적, 의의, 특히 등록한 차고지 외에 주차한 행위 모두를 단속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범위에서 야간에 1시간 이상 주차하는 경우에만 행정처분 하도록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이 보호되는 공익에 비하여 개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규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법원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로 하여금 차고지를 설치하도록 한 규정은 영업용 화물자동차의 경우 화물자동차의 규모(크기, 폭 등)로 인하여 무질서하게 주차를 하게 되면 교통소통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고 일반 국민의 생활에 큰 영향(소음, 매연 등)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고, 차고지가 아닌 곳에서의 밤샘주차를 금지하도록 규정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제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였다.

공장지대에서 화물자동차의 밤샘주차가 문제된 사건에서 화물자동차는 밤샘주차하는 경우에는 차고지, 화물자동차 휴게소, 화물터미널 등 지정된 시설 및 장소에서만 하여야 하고, 공장지대는 도로의 조명이 어두워 운전자들의 시야확보가 어려운 장소이므로, 화물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지정된 장소에 화물자동차를 주차하고, 주차된 화물자동차에 안전표지를 설치하거나 반사판을 부착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여 미리 사고 발생을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물자동차 운전자인 B는 이를 게을리한 채 지정된 주차장소가 아닌 장소에서 안전조치 없이 반사판 등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트레일러 차대 전면부가 뒤쪽을 향하도록 차량진행방향의 역방향으로 트레일러 섀시를 주차해둔 업무상 과실로, 위 도로의 2차로를 진행하던 승용차로 하여금 위 트레일러 섀시를 들이받게 하였다. 결국 승용차 조수석의 뒷자리 동승자가 사망하게 되어, B는 금고 6월을 받게 된다.

 

글 | 이재훈
변호사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
성신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법학(J.D.), 기술경영학(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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