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chat GPT는 소문과 같이 정말 어마무시한 존재였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chat GPT에게 물었다. “문화 예술의 미래는 무엇?”이냐고. chat GPT는 문화 예술의 미래는 기술 발전, 문화적 혁신, 사회 트렌드 등에 의해 규정지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AI 시대에는 기술이 예술적 표현 속으로 더욱더 파고들며 진화해 나갈 것이며, 결국 미래 예술은 AI 알고리즘에 의한 버추얼 리얼리티, 증강 현실, 대화형 컴퓨터 장치, 생성 예술 등과 같은 디지털예술과 현실예술 간의 혼합으로 귀결될 것이라 부연 설명해 준다. 이것이 다 무슨 얘기인가. 다소 점잖게 표현했지만 결국 문화 예술 세계에서 AI가 인간을 압도할 것이란 말로도 요약된다.
엄중한 현실이다. AI가 문화 예술 분야만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AI가 전체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왕성하고 방대한 규모로 진행 중이다. 일 년째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은 탱크 미사일 성능 경쟁이기도 하지만 드론 전쟁이기도 하다. 처음 비행해 보는 원거리 복잡한 지형지물을 통과해 적군 핵심 시설을 찾아내고 파괴하는 드론은 더욱 차원 높은 AI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AI에 의해 지구상에 완벽한 안전 지대는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AI는 파괴뿐만 아니라 창조에도 능하다. chat GPT에게 다시 물었다. “평균율 12음계 말고 새로운 음계의 창조와 새로운 음계에 의한 음악 창조도 가능한가?” 답은 예스였다. 12음계는 머신 러닝 알고리즘과 음악 이론 분야에서 의미 있는 이노베이션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했다.
AI 문화 예술은 이미 저항 불가능이다. AI는 아주 간단하게 프랑스 루브르, 미국 메트로폴리탄, 영국 브리티시 뮤지엄, 이탈리아 바티칸, 러시아 에르미타주 등 세계적 박물관 컬렉션을 섭렵하고, 기억하고, 분석할 수 있다. AI는 현재까지는 이런 그림을 모니터 위에서 완성하지만 곧 AI 로보트로 발전해 붓을 들고 이 세상 어떤 화가 못지않은 실제 작품을 그려낼 것이다. 잭슨 폴록이 마룻바닥 위의 초대형 캔버스에 페인트를 마구 들이 붇고 붓을 흔들어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너무 쉽게 해낼 것이다.
AI에게는 “피카소 터치로 마티스 풍 춤추는 사람들을 그려줘“라는 변형된 주문도 가능하다. ”좀 더 즐거운 분위기를 강조해 줘”라고 추가 주문하면 즉시 새로운 결과물을 준다. 물론 미술 애호가들의 기호를 충족시키면서 독창적인 실제 미술 작품도 그려낼 수 있다. 그리고 AI의 그림은 미술 애호가들이나 실제 구입자들의 트렌드를 완벽하게 이해한 것이기 때문에 수천억 원이 넘는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는 걸작이 나올 수도 있다. 이 AI 작품도 예술일까?
chat GPT에게 이렇게 난해하면서도 집요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졌고 그때마다 AI는 읽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놀라울 정도로 수준 높은 답을 내놓았다. 장난으로 그냥 고맙다고 해봤다. chat GPT는 답했다. “나는 당신에게 여기에서 답하는 것이 행복합니다. 언제나 주저 말고 질문해 주십시오.” AI 시스템이 진심으로 너무 고마웠다. 동시에 전혀 다른 방향의 전율이 왔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 에코 에너지 대표 / 차의과학대
학교 법인이사 / 제2대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
전 예술의전당 이사 / 전 문화일보 정보통신팀
장 문화부장 / ‘나라119.net’, ‘서울 살아야 할
이유, 옮겨야 할 이유’, ‘메타버스를 타다’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