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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앤컬쳐] 온 나라가 사우디의 668조 초거대 도시 네옴 프로젝트로 뜨겁다. 지난 11월 17일 빈 살만 왕세자 방한 과정에서 사우디와 한국 기업들은 40조 원이 넘는 규모의 투자 개발 업무협약을 맺으며 한국을 들뜨게 했다. 각종 언론에서는 제2 중동 붐이라며 대서특필 중이다.

한국 문화 예술계도 K팝, K컬쳐의 초대형 수출이 기대된다. 이미 사우디에서는 K컬쳐의 위상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징어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다수의 드라마가 사우디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BTS가 사우디에서 비아랍권 가수들로는 최초로 초대형 야외 공연을 갖는 등 한국 문화 파워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문화 예술적 시각에서 앞으로 불과 8년 내인 2030년까지 668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되어 만들어질 예정인 네옴 신도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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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 시티 중 가장 핵심 건축물인 ‘더 라인(The Line)’은 세계 최초의 직선형 도시다. 폭 200m, 높이 500m, 길이 170km의 직선 유리 상자 모양이다. 인류 역사 이래 대부분의 도시는 물에서 가까운 도심지로부터 출발해 도시 팽창에 따라 주변의 자연에 적응해 가며 탄력적으로 확대되는 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근세에 들어 전혀 없던 도시가 완전히 새로 건설된 사례로는 미국 워싱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우리나라 세종시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신도시는 대부분 크게 보았을 때 도심지를 중심으로 원형 또는 사각형으로 계획되고 만들어져 오늘이 이르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 네옴 시티는 전혀 다르다. 인류가 지금까지 전혀 시도해 보지 않았던 직선 도시다. 네옴 시티는 중동 이집트 시나이 반도를 마주보며 사우디 북서쪽 끝 홍해 바닷가로부터 산악 지역을 향해 170km 길이의 완벽한 직선으로 추진된다. 이에 대한 비판으로, 실현 불가능을 지적하는 일부 건축가들도 있고, 환경적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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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668조 원이라는 초거대 건설 자금이 투입된다는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의 말 때문에 세계 각국과 세계적 기업들은 이 직선 도시 건설 참여에 적극적 의지를 표현 중이다. 우리나라, 우리 기업들도 당연히 이에 적극 참여해 사우디 특수를 추가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함은 물론이다. 다만 우리가 사우디의 야심찬 프로젝트에 동참해 최종적으로 실질적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네옴 프로젝트의 문제점에 대한 적극적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직선 도시 ‘더 라인’을 이해하기 위해 거대 원형 건물인 미국 애플 사옥과 비교하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미니멀리즘 미학의 극단적 추구자인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야심작이기도 한 애플 사옥은 해가 지날수록 애플 직원들의 큰 인기를 끌며 세계적 건축물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현존 최대 거장 중 하나인 노만 포스터 경이 설계한 커다란 원형 건물 중심부에는 광활한 공원이 조성되어 직원들은 언제든지 중심 공원으로 걸어나와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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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의 ‘더 라인’이 선언하고 있는 도시 이념은 너무 멋지다. 친환경 생태도시이자 100% 친환경 에너지 자급도시. 직장, 거주 공간, 휴식 공간이 밀집되어 출퇴근 지옥이 없는 도시. 건축가들의 제안한 네옴 시티 계획은 직선 거리 170km 내에 적당한 간격으로 기존 형태의 중대형 도시를 만들어 지하로 직선형 급행 열차를 연결하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빈 살만이 중간에 여러 개의 도시를 세우는 대신 초거대 직선형 유리 도시로 계획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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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방한 시 롯데호텔 차담회에서 국내 대그룹 총수 8명을 만나 환담했다. 막강한 우리 대그룹 총수들은 빈 살만 이름을 부르는 대신 ‘전하(Yes, Your Royal Highness)’라고 했다고 한다. 빈 살만은 비공식 세계 최고 부자로 별명이 모든 것을 가진 ‘미스터 에브리싱’이다. 우리는 그와 그의 나라와 상호 협력 발전을 위해서 미스터 에브리싱의 야심 찬 도시계획 ‘더 라인’에 관해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문화 예술적 제의도 필요하다고 본다. 미스터 에브리싱 앞에서 보다 더 인간적인 문화 예술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Yes, Your Royal Highness. And…”를 제시하는 타이밍, 콘텐츠, 전략이 요구된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역임
예술의 전당 이사 역임
차의과학대학교 성광학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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