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i Inomata
[아츠앤컬쳐] 최근 방콕 아트 비엔날레 2024(Bangkok Art Biennale 2024)의 프리뷰에 초대받아 리서치를 다녀왔다. 내년 2월 25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가이아를 돌보다(Nurture Gaia)'라는 주제로, 그리스 신화 속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통해 여성성과 생태학을 조명한다.
2018년에 시작된 방콕 비엔날레는 올해로 4회를 맞이하며, 태국 현대 미술을 국제 무대에 소개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 금년 비엔날레에는 28개국 45명의 예술가가 참여하며, 전체 작품 중 약 25%가 신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는 방콕의 주요 베뉴 9곳에서 진행되며, 특히 왓 아룬(Wat Arun)과 같은 태국의 역사적인 사원에서 펼쳐지는 작품들은 그 배경과 어우러져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둘러보았는데 그 중 방콕 현대미술센터(BACC)에 설치된 일본 아티스트 아키 이노마타(Aki Inomata)의 작업, ‘Think Evolution #1: Kiku-ishi (Ammonite)’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몇 년 전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한 전시를 관람하며 처음 알게 된 이노바타는 인간과 동물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들로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기억나는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는 도시 풍경을 본뜬 3D 프린팅 조개껍데기를 제작하여 집게게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작업인데, 이 작품은 정체성과 이주라는 주제를 독창적으로 탐구해, 나에게도 큰 인상을 남겼다.
이번 방콕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설치작업은 암모나이트 화석, 레진, HD 비디오를 활용해 암모나이트와 문어의 진화적 연결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자연과 생태, 그리고 진화를 중심으로 한 이 작업은 생물 종 간의 관계를 조명하며 인간이 환경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에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철학적 메시지는 이번 비엔날레의 대주제와 완벽히 부합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이노마타 작가의 활동을 응원하며, 언젠가 작가와 한국에서 협업할 기회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최태호
독립 큐레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