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이 또 올 것인가?

 

[아츠앤컬쳐] 우리가 알고 있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만물의 근원이며, 온 세계를 지배하는 생명의 주인으로 여길 만큼 인류의 탄생과 동시에 함께 했다. 또한 자신을 매개로 하여, 새로운 존재를 생성해 나가는 능력과 세계를 만들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었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원초적 개념이 있었으며, 생명의 여신으로 불리어 왔다. 그만큼 땅은 인류에게 중요하다.

2025년 3월 11일, 제10회 흙의 날을 맞이하여, 땅을 살리자는 성명서가 선포되고, 캠페인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흙의 날을 맞아 탄소중립 흙 살리기 운동본부는 흙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토양 보전과 지속 가능한 먹거리 체계 구축이 우리의 약속이며, 다짐임을 보여줘야 한다.

흙은 인류가 뿌리내리고 사는 터전이자, 지구 생명체의 원천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흙은 오염되고 침식되며, 비옥함을 잃어가고 있다. 아울러,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건강한 흙은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 우리가 매일 대하는 밥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훼손된 토양은 건강한 농작물을 생산할 수 없고, 탄소보유량이 줄어들어 기후위기를 악화시킨다. 흙의 위기는 먹거리 위기이자 기후위기이며, 인류 전체의 위기다.

Farid-Bekran-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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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위기를 인식하고, 소중한 흙을 살리기 위한 다음과 같은 노력을 실천해 나가는 외침이 필요하다.

1. 지속 가능한 농어업 실천 :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줄이고, 유기농·친환경 농업 방식을 촉진해야 한다. 특히, 생물학적 해충 방제, 미생물 활용 토양 개량 등 과학적으로 검증된 친환경 농업 기술을 적극 보급하고 지원해야 한다.

2. 흙 보전 교육 강화 : 시민들에게 흙의 중요성과 보전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여, 모두가 흙 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며, 학교 교육과정에 흙 교육을 포함시키고, 도시 농업과 가정 텃밭 가꾸기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흙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3. 탄소중립 실현 : 흙의 탄소 저장 능력을 극대화하여,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하고, 흙의 건강을 회복시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겨야 한다. 탄소 격리 효과가 높은 농업 방식을 연구하고 실천하며, 농업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을 실행해야 한다.

4. 정책 제안 및 협력 강화 : 정부 및 관련 기관과 협력하여 흙 보전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법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며, 환경∙친화적 농업 실천 농가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하고, 토양 보전 의무화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5. 지역 커뮤니티 기반 실천 확대 : 마을 단위, 지역 단위의 흙 살리기 실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토양 관리 방안을 개발하여 실행하며, 농업인, 소비자,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농업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한다.

6. 과학적 연구 기반 강화 : 토양 건강 지표 개발, 토양 생물다양성 연구, 기후변화와 토양의 상호작용 연구 등 과학적 근거에 기반 한 흙 살리기 방안을 마련하고, 대학,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최신 연구 성과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흙이 없이는 인간을 포함한 그 어떤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다. 흙을 살리는 것이 곧 인류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길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함께 생명의 원천이자 미래인 흙을 살려야 한다. 제2의 ‘침묵의 봄’을 다음세대에 물려줄 것인가?

 

글 | 이승은
서울대 공과대학 석·박사 졸업
서울대 대학원 언론학 박사
환경다큐멘터리 PD
<기후변화와 환경의 미래> 저자
<EU 기후변화 정책의 이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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