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ta_Michelangelo(1499년 추정)
Pieta_Michelangelo(1499년 추정)

[아츠앤컬쳐] 미켈란젤로(Michelangelo)(1475년~1564)는 이탈리아의 조각가, 화가, 건축가, 시인이다. 그는 조각가로서 출발하였으나 회화, 건축, 시문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룬 전인적 예술가로 평가된다. 특히 인간 육체의 구조와 정신적 긴장을 동시에 포착한 표현력은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지향한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가장 극적으로 구현한 사례로 꼽힌다.

어린 시절부터 돌과 대리석을 다루는 환경에 노출된 미켈란젤로는 피렌체에서 기를란다요(Ghirlandaio)(1449년~1494년)의 공방에서 수학하며 회화의 기초를 익혔고, 메디치(Medici) 가문의 후원을 통해 고전 조각과 인문학을 접하며 예술적 세계관을 형성하였다. 이 시기 그는 고대 그리스·로마 조각의 비례와 균형, 인체의 역동성을 철저히 연구하였고, 이는 훗날 그의 조각 전반에 일관되게 반영된다. 1490년대 말 로마로 진출한 그는 젊은 나이에 이미 뛰어난 조각가로 명성을 얻었다. 대리석이라는 재료에서 생명력 넘치는 육체와 감정을 끌어내는 능력은 동시대 예술가들과 뚜렷이 구별되었다.

특히,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1498년부터 1499년 사이에 제작된 대리석 조각으로, 젊은 예술가가 남긴 초기 걸작이자 서양 조각사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종교 조각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십자가에서 내려진 그리스도의 시신을 무릎에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묘사하며, 고통과 슬픔이라는 주제를 절제된 형식미 속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이 조각에서 가장 주목되는 요소는 성모 마리아의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피에타’ 도상에서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비통함이 강조되지만, 미켈란젤로는 성모를 젊고 고요한 모습으로 형상화하였다. 그리스도의 육체는 극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축 늘어진 팔과 무게감 있는 몸통은 죽음의 현실성을 분명히 드러내지만, 피부의 매끄러움과 상처의 절제된 표현은 육체적 파괴보다 영적 의미를 강조한다. 구도 측면에서 「피에타」는 안정적인 삼각형 구도를 취하고 있다. 성모의 넓은 옷자락은 시각적 기반을 형성하며, 그 위에 놓인 그리스도의 몸은 자연스럽게 관람자의 시선을 중앙으로 집중시킨다. 이러한 구조적 안정성은 비극적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작품 전체에 평온함과 숭고함을 부여한다.

그런데 1972년 5월 21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전시되어 있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훼손 사건 중 하나를 겪었다. 당시 헝가리 출신의 라즐로 토스는 관람객으로 가장하여 접근한 뒤, 망치를 사용해 조각을 수차례 가격하였다. 이 공격으로 성모 마리아의 얼굴과 팔, 코 등이 심각하게 파손되었으며, 대리석 파편이 바닥에 흩어지는 참상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단순한 문화재 훼손을 넘어, 인류 공동의 유산이 얼마나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 계기가 되었다. 가해자는 자신을 종교적 존재로 주장하며 행위를 정당화하려 했으나, 법적으로는 정신질환에 따른 책임능력 문제로 형사처벌 대신 의료적 조치가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사건은 예술 보호와 개인의 정신적 자유, 종교적 망상의 경계에 대한 논쟁을 촉발하였다.

훼손 직후 바티칸은 즉각적으로 작품을 수습하고 복원 작업에 착수하였다. 특히 파손된 대리석 조각들을 최대한 회수하여 원래 위치에 되돌리는 것이 핵심 과제로 설정되었다. 복원 과정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조각 기법과 대리석의 성질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병행되었으며, 최소 개입 원칙에 따라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이 채택되었다. 그 결과 성모의 얼굴과 손은 상당한 수준으로 복원되었고, 외관상 큰 손상 없이 다시 공개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피에타」는 방탄 유리로 둘러싸인 보호 장치 안에 전시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세계 주요 박물관과 성당의 문화재 보존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David_Michelangelo(1504년)
David_Michelangelo(1504년)

정신질환자에 대해 형사처벌이 아닌 의학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인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형법 제10조 제1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제10조 제2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로 규정되어 있다.

우선 심신장애(心神障礙)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심신(心身)의 장애(障礙)와는 다른 의미로서, 국어사전에서의 심신장애(心身障礙)는 마음(정신)과 몸(신체)의 기능에 장애가 있는 상태를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표현이다. 심신장애(心身障礙)는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한 능력이 불완전한 상태’로 정의한다. 형법에서의 심신장애(心神障礙)는 범죄행위 당시의 정신 상태가 책임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의미한다. 여기서 핵심은 신체 상태가 아니라 ‘정신(心神)’의 기능 장애이다. 이 용어는 법률 특히 형법에서만 쓰이는 고유의 용어로, 다른 학문 분야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다.

한편, 조문을 살펴보면 <심신장애인 = 심신장애 + 사물변별능력 또는 의사결정능력의 결여 내지 감소>로 해석된다. 대법원은 “형법 제10조에 규정된 심신장애는 생물학적 요소로서 정신병 또는 비정상적 정신상태와 같은 정신적 장애가 있는 외에 심리학적 요소로서 이와 같은 정신적 장애로 말미암아 사물에 대한 변별능력과 그에 따른 행위통제능력이 결여되거나 감소되었음을 요하므로, 정신적 장애가 있는 자라고 하여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로 볼 수 없다.”고 하여 심신장애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대법원은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현상은 정상인에게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일로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성격적 결함을 가진 자에 대하여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고 법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기대할 수 없는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물을 변별할 수 있는 능력에 장애를 가져오는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이 도벽의 원인이라거나 혹은 도벽의 원인이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매우 심각하여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을 가진 사람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절도 범행은 심신장애로 인한 범행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심신장애를 설명하기도 한다. 대법원은 법적인 의미에서의 정신이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요소인 정신적 장애와 심리학적 요소인 변별·제어능력의 결여나 감소를 요한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글 | 이재훈

성신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변호사 / 변리사 

<그림 따지는 변호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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