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1632~1675)는 네덜란드 황금시대(Dutch Golden Age), 17세기 네덜란드가 해상무역과 금융, 과학, 예술의 발전을 통해 유럽에서 경제·문화적으로 크게 번영했던 그 시기를 대표하는 화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섬세한 빛의 표현과 정적인 실내 장면을 통해 인간의 일상적 순간을 아름답게 포착한 화가로 평가된다. 그는 1632년 네덜란드의 델프트(Delft)에서 태어났으며 평생 대부분을 이 도시에서 보내며 작품 활동을 하였다. 그의 아버지 레이니어 얀손(Reynier Janszoon)은 여관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미술 작품을 거래하는 상인이었기 때문에 베르메르는 비교적 어린 시절부터 미술과 가까운 환경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베르메르의 작품은 대부분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장면을 묘사한다. 창가에서 편지를 읽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여성, 가사 노동을 하는 인물, 조용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등 평범한 삶의 순간을 차분하고 정교하게 그려냈다. 그는 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공간과 인물, 사물을 부드럽게 비추는 장면을 매우 세밀하게 표현했는데, 이러한 빛의 처리와 색채의 조화는 베르메르 회화의 가장 큰 특징으로 평가된다. 대표작으로는「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Girl with a Pearl Earring)」(1665), 「우유를 따르는 여인(The Milkmaid)」(1660년 추정) 등이 있다. 다만, 그는 생전에 큰 명성을 얻지 못했으며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다가 일찍 세상을 떠났다.
베르메르는 오랫동안 미술사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19세기 이후 그의 작품이 재평가되면서 오늘날에는 네덜란드 회화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일상의 조용한 순간 속에서 빛과 색채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화가로서, 인간의 평범한 삶을 예술적 깊이로 승화시킨 작가로 평가된다.
베르메르의 작품 중 「뚜쟁이(The Procuress)」(1656년)라는 초기 작품은 술집과 같은 실내 공간에서 한 남성이 젊은 여성에게 돈을 건네는 장면과 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인물을 묘사하고 있다. 화면의 중심에는 남성과 여성의 거래 장면이 놓여 있으며, 뒤편에는 두 사람의 관계를 중개하는 듯한 여성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이 장면을 통해 당시 도시 사회에서 이루어지던 유흥 문화와 인간의 욕망, 그리고 금전이 개입된 관계를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여성은 남녀 사이의 만남을 주선하는 인물로 해석되며, 그림의 제목이 된 ‘Procuress’ 즉 포주(抱主)를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작품명을 ‘뚜쟁이’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한국어에서 ‘뚜쟁이’라는 말은 주로 남녀 사이의 만남이나 연애를 주선하는 사람을 가볍게 이르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친구나 지인이 서로를 소개해 주거나 소개팅을 연결해 줄 때 장난스럽게 “뚜쟁이 역할을 한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현대 일상 언어에서의 ‘뚜쟁이’는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단순히 두 사람의 만남을 이어주는 중개자의 의미로 비교적 가볍게 쓰인다. 특히 결혼정보회사나 소개 문화가 일반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표현이 농담이나 친근한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뚜쟁이’는 기본적으로 “부부가 아닌 남녀가 정을 통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즉 단순히 결혼을 중개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남녀가 서로 관계를 맺도록 연결해 주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한 사전에서는 ‘중매인’을 낮잡아 이르는 표현으로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뚜쟁이’라는 말에는 중립적인 소개나 중매의 의미와 함께 다소 낮추어 부르는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다. 전통 사회에서 결혼이나 남녀 관계는 개인의 선택만으로 이루어지기보다 주변 사람의 소개나 중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과정에서 양쪽을 연결해 주는 사람이 바로 중매인이었다. ‘뚜쟁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중매인을 다소 속되거나 비하하는 느낌으로 부를 때 사용되는 말이면서도, 일상적이고 구어적인 표현으로 자리 잡아온 것이다.
우리나라 법률에는 뚜쟁이, 중매 등의 표현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 2008년부터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어, 유사한 내용을 법적으로 다루고 있기는 하다. 현대사회에서 성인 남녀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결혼을 목적으로 한 상담과 알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혼중개업이 활성화되고 특히, 국제결혼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허위 정보 제공, 과장 광고, 인권 침해 등 여러 사회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적 규율의 필요성이 커졌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고 건전한 결혼 문화를 형성하기 위하여 우리나라는 결혼중개업의 운영에 관한 법적 규율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결혼중개업의 신고 및 등록 제도를 두어 국내결혼중개업을 하려는 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국제결혼중개업을 하려는 자는 일정한 기준과 요건을 갖추어 시·도지사에게 등록하도록 하였다. 또한 결혼중개업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정한 업종과의 겸업을 제한하였다. 즉 「직업안정법」에 따른 직업소개사업자, 「해외이주법」에 따른 해외이주알선업자는 결혼중개업을 영위할 수 없도록 하였다.
왜 이런 규제가 있을까? 사실상 결혼을 노동력 공급 수단으로 악용하는 구조로 이어져 결혼과 노동·이주를 결합한 인신거래적 구조가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직업소개업 등은 본질적으로 노동력을 알선하는 사업인데, 이러한 사업자가 결혼중개까지 함께 수행할 경우, 외국인 여성이나 취약한 지위의 사람을 노동력 확보나 이주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의 국제결혼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혼중개를 노동 알선이나 이주 알선 사업과 동일한 상업적 구조 속에서 운영하여 결혼이 상품화되거나 거래화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리고 결혼중개업자가 이용자로부터 수수료나 회비 등 금품을 받으려는 경우에는 반드시 서면으로 결혼중개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거짓 계약서나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계약서를 작성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결혼중개업자가 거짓 또는 과장된 표시·광고를 하거나 특정 국가·인종 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법률에서는 ‘뚜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지만,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결혼의 상담·알선 행위를 수행하는 결혼중개업에 대한 제도적 근거와 규율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법률 용어는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말해 온 ‘뚜쟁이’의 기능에 해당하는 결혼 알선 활동이 현대 사회에서는 결혼중개업이라는 제도로 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글 | 이재훈
성신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변호사 / 변리사
<그림 따지는 변호사>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