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ogue des carmélites》. Vincent PONTET/TCE
《Dialogue des carmélites》. Vincent PONTET/TCE

[아츠앤컬쳐] 기적 같은 오페라라는 찬사를 받으며 풀랑크의 오페라 <카르멜파 수녀들의 대화>가 막을 내렸다.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대연출 감독인 올리비에 피의 연출이라 무대의 막이 오르기 전부터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남달랐었는데, 연출, 음악 그 어느 것도 부족한 것 없이 완벽했다며 프랑스의 언론들은 반드시 보아야 하는 공연이라며 주저 없이 추천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혼동의 역사 속에서 수녀들의 신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심오한 작품이기에 공연 내내 객석의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진지했다. 프랑시스 풀랑크는 프랑스 6인조 소속이며 미요, 오네게르와 함께 20세기 전반 가장 뛰어난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음악은 젊고 신선한 감각과 시적인 감성을 바탕으로 낙천적이면서도 유머와 위트가 담겨있으며 소박한 서민 취향이 느껴진다.

특히 순수음악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물고자 경음악과 영화음악도 작곡하였다. 더불어 그는 피카소와 브라크와 같은 화가나 아폴리네르와 아라공 등과 같은 작가와 풍부한 교류를 가진 것으로 기록되었다. 플랑크는 포레, 드뷔시, 라벨에 이은 프랑스적 선율을 심화시킨 작곡가로 인정받고 있다.

《Dialogue des carmélites》. Vincent PONTET/TCE
《Dialogue des carmélites》. Vincent PONTET/TCE

<카르멜파 수녀들의 대화>는 1953년부터 1956년까지 플랑크가 작업한 오페라이다. 프랑스 혁명 당시에 있었던 실화를 다룬 소설인 <단두대의 마지막 여자>를 각색한 조르쥬 베르나노스의 영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작곡되었다고 한다. 순교를 자처한 16명의 수녀들의 성가 살베 레지나를 부르며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인 오페라로 처음부터 끝까지 아리아 없이 전개된다.

이번 샹젤리제 극장의 무대연출은 프랑스의 저명한 무대연출가인 올리비에 피가 연출하였는데 다수의 프랑스 언론들은 그의 연출작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피가로 지는 그 어떤 공연보다 가슴을 울린 공연이라며 머리와 가슴에 새겨질 정도로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는 작품과 연출가가 긴밀한 소통과 심도있는 이해가 전제되었기에 가능했다고 평했다.

특히 올리비에 피는 오래전부터 종교에 대한 질문과 탐구를 끈질기게 해왔고 이번 작품은 믿음과 신앙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을 심층적으로 다루었기에 언젠가는 그가 연출을 맡을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이번 작품을 기다려왔다.

“베르나노스와 풀랑크의 카르멜파 수녀들의 대화는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생에 대한 깨우침을 준다.” 올리비에 피는 가톨릭 신문인 라 크르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그는 더불어 오페라가 창작될 당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것에 대하여 의아함을 표했다. 프랑스의 오늘에 비해서 당시는 종교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남달랐었는데 거슬러 올라가 보았을 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재에 비하여 이 작품은 공동체라는 바탕 위에 전개되는 것에 유념하고 연출하였다고 했다.

실제로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음악적으로나 연극적 요소를 보았을 때 마치 하나의 공동체적 운명을 띤 배와 같았다고 한다. 실제로 연습기간 중에 행정팀이나 운영팀의 참여도가 아주 적극적이었다며 팀웍의 끈끈함을 자랑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인생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며, 관람객들 또한 공연을 보면서 우리의 나약함과 인생에 대해서 돌아 볼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통신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소르본느대 미술사 졸업, EAC 예술경영 및 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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