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el Andrianomearisoa / “GAME”2012 Mixed media 22×30cm
Joel Andrianomearisoa / “GAME”2012 Mixed media 22×30cm

 

[아츠앤컬쳐] 예술의 범주를 검색해보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부문은 건축이다. 인간의 삶과 연관된 공간을 구성하는 영역이기에 가장 먼저 등장한다고 하겠다. 평면에 작업을 하는 화가들은 다양한 형태를 통해 입체감을 표출하고자 했다.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 1899~1968)는 급기야 평면의 캔버스를 예리한 칼로 그어서 3차원적 공간을 만들어 평면 회화의 영역을 벗어나려 했고 조각가인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유영하듯 흐르는 조각을 만들고자 모빌을 창안하게 된다.

인간의 주요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가 그림을 그린다면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조엘 안드리아노메아리소아Joel Andrianomearisoa는 1977년생으로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에서 태어나 건축을 전공한 후 프랑스 파리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예술적 감성이 풍부한 집안의 내력으로 인해 그의 실력은 어린 나이부터 관심을 이끌었고 마침내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 마다카스카르 파빌리온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게 된다.

그의 예술적 영역은 건축을 벗어나 패션, 무용, 영상, 사진, 무대 디자인 등으로 전방위적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출생지인 아프리카의 토양을 흡수하듯 나무와 광물, 패브릭, 산업부산물과 거울 등의 예상할 수 없는 다양한 물건들을 소재로 하여 그만의 창의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2012년도 작품 게임은 총 84개의 작은 검정 플라스틱 스트로우/음료용 얇은 빨대를 이용하여 움직임이 나타나는 작품이다. 가로 22cm, 세로30cm의 규격 안에 상단의 42개와 하단의 42개 스트로우를 검정 프레임 안에 배치시키고 그날의 기분대로 닌텐도 게임을 하듯 상하좌우 구분 없이 벽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대략 10cm길이의 84개 프라스틱이 춤을 추듯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 다른 형태를 취할 수 있으며 날마다 다른 그림을 만들면서 살아 있는 듯한 추상적인 그림의 형태로 완성되었다. 작품의 기능성과 미적 범주를 살펴볼 때 매우 건축학적인 사고가 끼어든 작품이다.

그가 2021년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인 프랑스의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의 꿈의 디자이너에 초대되어 완성한 대형 스카프 작업과 2019년 레이디 디올 백의 완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2021년 향수 브랜드 딥티크Diptyque와 협업하여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고 있으며 그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작업은 2023년 오늘의 예술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글 | 김남식
춤추는 남자이자, 안무가이며 무용학 박사(Ph,D)이다. <댄스투룹-다>의 대표, 예술행동 프로젝트 <꽃피는 몸>의 예술감독으로 사회 참여 예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정신질환 환자들과 함께하는 <멘탈 아트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예술과 재난 프로젝트>의 움직임 교육과 무용치유를 담당하며 후진양성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Arts & Cultur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