Фёдор Миха́йлович Достое́вский

[아츠앤컬쳐] 러시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가난한 사람들’, ‘백치’, ‘도박자’ 등의 저자로 유명하다.

“책 읽는 일을 그만두는 것은 생각을 멈추는 것과 같다.”

“내 모든 것을 털어놓을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이보게, 침묵하는 건 좋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아름답다는 사실을 명심하게.”

소설가이자 사상가였던 그는 이처럼 주옥같은 명언을 남겼다. 한편 ‘죄와 벌’은 초·중·고에서 가장 기피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이 조금 더 나이가 든 후에 읽어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은 세계적인 문호인 도스토옙스키와 연관된 흥미로운 혹은 주목할 만한 사실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어두운 어린 시절
도스토옙스키의 아버지는 의사였고, 어머니는 부유한 상인의 딸이었지만, 어머니 가문은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원정하던 1812년에 몰락했다. 그의 집은 표도르까지 아들 넷에 딸 넷으로 화목한 가정이었으며 부모가 자녀 양육에 꽤 공을 들였다고 한다. 표도르의 유모가 따로 있어 3살 때부터 옛날이야기를 읽어줬고, 4살 무렵에는 어머니가 성경책으로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쳤다. 그의 집에는 푸시킨을 비롯해 세르반테스나 괴테 등의 고전작품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가정의 화목은 16세에 어머니를 결핵으로 잃고 연이어 17세에 사인조차 불분명한 채로 아버지를 여읜 후로 깨지고 만다. 뇌졸중이 원인이라고도 하고, 자신의 농노들에게 살해당했다는 설도 있다. 표도르의 동생은 아버지가 실제로 술에 취해 자신의 농노들에게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곤 했다고 회상했다.

역모죄를 씌워 사형에 처하려고 했던 황제
도스토옙스키는 25살에 ‘가난한 사람들’을 출간했고, 당시 명성을 떨치던 네크라소프와 벨린스키 작가의 눈에 들게 된다. 그들은 도스토옙스키를 “새로운 고골”이라 극찬하며 여러 문학 살롱에 데리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소개했다.

그는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자유 사상가들의 모임에도 합류했는데, 그들과 나눈 불순한 대화가 황제의 귀에 들어가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들에게는 “역모죄”가 씌워졌고 사형선고로 총살을 당할 뻔했지만, 당시 황제 니콜라이 1세 덕에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작가는 4년간 수감된 후에 또 5년 동안 유배 생활을 했다.

도스토옙스키에게 자녀 교육을 부탁한 황제
니콜라이 1세의 사후, 그는 수도로 돌아와서 주옥같은 작품들을 쓰며, 또다시 황실의 관심을 받게 된다.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자녀들과의 식사 자리에도 초대받고, 궁전에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낭독하기도 했다.

여성 편력
학창 시절에 도스토옙스키는 미인을 보기만 해도 기절하곤 했다. 하지만 공포가 지나가고 그 자리를 여성 편력이 차지하게 되어 사창가를 드나들며 꽤 오랫동안 정상적인 가정을 일구지 못한다.

희생을 자처한 천생배필
속기사였던 안나 스니트키나는 작가보다 25살이나 어렸고, 모든 의미에서 작가의 구세주였다. 처음에는 ‘도박자’ 집필을 도운 그녀 덕분에 출판사에서 정한 기한을 지킬 수 있었다. 그의 청혼으로 결혼한 안나는 빚에 시달려온 재정을 도맡고 그의 도박에 대한 열정도 잠재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나는 ‘50가지 그림자’에 등장하는 미스터 그레이를 연상시키는 온갖 종류의 학대를 무려 15년간이나 견뎌냈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그였지만, 정작 자신은 아름다운 안나를 두고 전전긍긍하며, 사창가 경험을 토대로 아내를 학대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녀의 아름다움이 도스토옙스키를 구원했고, 도스토옙스키가 많은 사람의 영혼을 구원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한 것이리라. 천재적인 작가이지만 기구했던 그의 삶을 들여다보며 천재성에는 어마어마한 대가가 따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2월엔 도스토옙스키를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글 | 승주연
성 페데르스부르크 국립대 러시아어 석사
뿌쉬낀하우스 강사, 한러번역가, 공지영의 “봉순언니”, 김영하의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인생” 등 다수 작품의 해외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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