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as Kaufmann © Gregor Hohenberg/Sony Music
Jonas Kaufmann © Gregor Hohenberg/Sony Music

[아츠앤컬쳐] 오페라 로엔그린
바그너의 3막 오페라 <로엔그린>이 필립 조르당의 지휘로 파리의 바스티유 무대에 올려져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공연에 무엇보다 화제가 된 것은 다름 아닌 요나스 카우프만(Jonas Kauffmann)의 복귀이다. 1969년 뮌헨 출생의 카우프만에게는 세계적인 테너, 이 시대 최고의 테너라는 수식어가 붙은 지 오래다. 2003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에 타미노로 데뷔한 후 200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서 라 트라비아타 의 알프레도 연주 이후 그는 바로 전세계 주요극장에 주역으로 연이어 캐스팅된다. 이처럼 ‘스타 테너’로 명성을 굳힌 그에게 성대문제로 인한 4개월이라는 공백은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기우였을까? 그의 탁월한 가창력과 에너지 넘치는 연기로 무대와 객석은 하나가 된 듯 관람객들은 몰입하였다.

개막무대 이후 프랑스 및 해외 주요언론과 음악전문지들은 카우프만의 복귀를 앞다투어 대서특필하였다. 그 중에 몇 기사의 일부를 인용하였다.

"우리의 음악 영웅이 복귀하는데 이보다 좋은 작품은 없었을 것이다. 무대의 막이 오르기도 전부터 남다른 긴장감이 감돌았었다. 로엔그린의 첫 아리아부터 관객석에는 감동이 물결쳤다. 그의 섬세한 연기, 다양하고 풍부한 음색은 탁월했다."

"바스티유의 '로엔그린'은 요나스 카우프만으로 한차원 높았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갖고 있는 재능을 충분히 활용하여 독일인 테너는 바그너 오페라로 복귀했다. 클라우스 구스(Claus Guth)의 무대연출 또한 인간미를 극대화한 훌륭한 연출이었다."

"요나스 카우프만은 괜찮은가 ? 그의 소리는 역시 금관악기를 연상시키는 깊이가 있었으며, 듣는이의 심장을 파고드는 부드러움으로 초자연적인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우리에게는 큰 선물이었다."

Jonas Kaufmann (Lohengrin) et Martina Serafin (Elsa Von Brabant) /© Monika Rittershaus (Opéra national de Paris)
Jonas Kaufmann (Lohengrin) et Martina Serafin (Elsa Von Brabant) /© Monika Rittershaus (Opéra national de Paris)

한편, 엘자 역의 소프라노 마르티나 세라핀(Martina Serafin)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혹자는 세라핀이 오케스트라와 화합하며 자신의 역할을 충분이 소화해냈다고 호평하였다. 반면 다른 언론은 엘자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며 그녀의 음색과 외적 이미지 모두 아쉬웠다고 평했다. 세라핀은 비엔나의 음악인 집안에서 출생하였다. 그녀는 2013년에 토스카역으로 예상 외의 맹활약으로 격찬을 받은 바 있다. 오랫동안 바그너와 슈트라우스 전문 소프라노로 각광받았던 그녀가 푸치니의 '토스카'로 소위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토스카는 이제 그녀의 역할이 되어버렸다.

이번 바스티유 '로엔그린'에서 무대연출에 대한 평도 후했다. 프랑크푸르트 출신의 클라우스 구스는 불필요한 요소를 제외하여 집중력을 높였으며, 단순한 듯 하지만 서정적인 무대연출은 바그너의 '로엔그린'의 감동을 극대화하였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통신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ineslee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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