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들섬 공식 홈페이지
한강 노들섬 공식 홈페이지

 

[아츠앤컬쳐] 한강 노들섬은 서울 전체에서 가장 멋지고 좋은 위치에 있다. 이렇다 보니 이곳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역대 서울시장)들은 모두 노들섬을 어떻게든 서울시민들이 감동할 수 있게끔 멋지게 바꿔 정치적 힘을 키워보려 했다. 노들섬은 원래 용산 쪽으로 모래밭으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강변북로를 건설하며 모래와 흙을 전부 파내서 강변북로 둑을 만드는 데 사용하여 섬이 되었다. 이후 2005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해 274억 원에 매입해 서울시 소유가 됐다.

여기서부터 서울시장들에 의해 노들섬 프로젝트 반전에 반전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다시 오세훈 역대 서울시장들의 노들섬 프로젝트 의욕이 너무나 공감될 정도로 노들섬은 무엇인가 해보고 싶은 매력적 공간이다.

비가 갠 날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달리며 유달리 아름다운 한강의 저녁노을을 감상하는 데는 노들섬 만한 곳도 드물다. 이 멋진 장소에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할 만한 미술관이건, 도서관이건, 공공 대학이건 멋진 건축물이 서야만 하는 자리다.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세계적 도시의 수변 공간에는 예외 없이 멋진 건물들이 서 있다. 체코 프라하의 블타바강 카를교에 서면 구시가지와 강변 높은 언덕 위의 프라하성이 만들어내는 풍광이 압권이다. 미국 뉴욕도 허드슨강 건너 뉴저지에서 바라다보면 강물과 함께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이 드러나며 인간이 만들어낸 기적들을 마주하게 된다. 베네치아야말로 물과 싸우고, 물을 이용하고, 물을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해석한 세계 최고의 수상 도시다.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는 류블랴니차강을 아기자기하게 품고 있다.

잘츠부르크 잘츠 강변에서는 반드시 자건거를 타고 호엔잘츠부르크성을 바라보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집부터 교외 숲의 공원까지 페달을 밟아야 한다. 파리 여행에서 센강 유람선을 즐겨야 하는 이유는 바로 강변에 계속 이어지는 파리의 대표적 상징물들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앵발리드, 노트르담 성당, 퐁 뇌프, 미라보 다리 등을 천천히 지나며 자유로운 상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리의 한강은 센강, 블타바강, 베네치아 대운하보다 훨씬 광활하지만 사실상 강변에 아파트 숲 이외에 볼만한 건축물의 거의 없다. 나아가 15층 미만이었던 강변 아파트들이 계속 50층, 60층으로 키 높이 경쟁을 하면서 우리의 한강은 갈수록콘크리트 숲에 갇히며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과거 박원순 시장 이전에 시장으로 재직 시 노들섬에 6,000억 원을 들여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등을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했지만 당시 야당이 압도하던 서울시 의회에서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설립 근거 법령 자체가 폐지되고 말았다. 박원순 시장은 과거 오세훈 시장 시절에 시장과 반대당 의회와의 갈등 관계를 잘 보고 받았기 때문에 노들섬을 아예 예산이 거의 투입되지 않는 시민들의 주말농장으로 바꾸어버렸다. 그러다가 노들섬은 5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2019년 9월 대중음악 공연장, 야외공연장 등이 준공되었다. 이후 바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며 그나마 노들섬 음악당은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에 있다.

이 기구한 운명의 노들섬은 오세훈 시장이 박원순 시장의 뒤를 이어 2020년 6월 다시 취임하게 되며 또다시 새로운 운명을 맞게 될 전망이다. 오세훈 시장은 경복궁에서 시작해 노들섬에서 끝나는 ‘국가중심거리’ 구상을 밝혔다. 노들섬은 또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까. 노들섬의 새로운 멋진 건축물로 서울이 세계적 도시에 한발 더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예술의전당 이사 역임,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역임, 차의과학대학교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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