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재무를 가르치는 대학교수에서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기업가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LS ELECTRIC 구자균 회장을 인터뷰하였다. 회사 내 소장 중인 다양한 예술작품을 직접 설명해주시는 모습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수중사진전을 직접 기획 및 후원을 하며 동양화가와 콜라보를 통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의 스토리텔링을 시도하고 있는 사업가라서 많은 점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구자균 회장
구자균 회장

 

Q LS ELECTRIC의 기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LS ELECTRIC은 1974년 창립 이래 국내 최고의 산업용 전기자〮동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임직원 수 3,360명, 국내외 8개 사업장, 6개 연구소, 세계 각국에 24개의 해외 법인과 지사를 갖추고 있는 LS ELECTRIC은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한 고객감동경영으로 높은 신뢰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력과 자동화분야 대표기업인 LS ELECTRIC은 2021년 새로운 비전 ‘Drive Change for 2030’을 선포하고 디지털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속성장을 거듭하여, 스마트에너지 분야에서의 가시적 성과에 힘입어 2021년 매출 2조 6,683억 원, 영업이익 1,551억 원을 달성하여 ‘글로벌 디지털 엔터프라이즈’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Q 대학교수에서 기업가로 커리어를 변경하셨는데 어떤 변화를 경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LS 그룹 내에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가족, 친척들과는 달리, 저는 꽤 오랜 시간을 대학 강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어요. 2005년 회사(당시 LS산전)로 들어와 본격적으로 기업 경영을 시작 했습니다. 경영은 리더 혼자만의 의욕이나 리더십만으로는 이룰 수 없기 때문에, 가족 내 선배 경영자들의 선례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조언도 들으면서 경영인의 모습을 갖춰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업과 학교를 비교하자면, 아무래도 기업은 무게중심이 인간관계에 비해 업무로 치우쳐야 하는 측면이 있는데, 절묘한 밸런스가 필요한 것이죠. 그런 면에서 학교에서 익힌 ‘소통의 기술’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회사에 들어와서 가정 먼저 했던 일이 당시 약 200명의 부장급 이상 직원들과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눈 것입니다. 팔씨름도 하고 술자리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CEO에 취임한 지 1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팀 단위 만남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Q LS ELECTRIC은 어떤 기업문화를 추구하고 계신지요?
A 저희 회사는 외환위기 당시 사업/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한 아픔이 있어 위축되고 경직되어 있었지요. 더 큰 ‘성장’을 이루어나갈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이 있는데, 과거에 얽매여 있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CEO 취임 이후 한결같이 “생존의 시대를 넘어 성장을 위해 반드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는 사명을 걸고, 이를 위해 반드시 글로벌 기업에 걸맞는 조직 문화, 사내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디지털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끊임없이 혁신하고 이를 통해 진화를 거듭하는 기업만이 시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LS ELECTRIC은 민첩한 실행(Agility)을 통해 과감하게 도전하여(Challenge),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Excellence) 선순환 문화를 지향합니다. 전사적으로 한번 결정된 사항은 즉시 실행 실무자까지 전달되어, 일하는 이유와 목적이 명확히 정렬(Alignment)되는 문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신속히 실행하고 문제점과 위험은 극복하면서 성장하는 문화, 이와 같은 작은 성공들의 축적을 기반으로 다시금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선순환의 문화가 LS ELECTRIC이 추구하는 기업문화입니다.

Q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거나 좋아하시는 문화예술 장르가 있는지요?
A 모든 일에 집중하다 보면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전문가가 될수록 스스로가 정해 둔 프레임에 갇혀버리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지요.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이 주목받았듯이 경영자 역시 상자 밖으로 나와서 확장적인 사고를 하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회화, 조각, 비디오아트에 이르기까지 예술작품에 대해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조직문화 측면에서 동료에 대한 존중과 배려, 업무에 대한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위해 이순구 작가의 작품을 사내에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웃는 얼굴’을 통해 행복한 관계가 행복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며, 형제와 남매, 이웃과 동료의 근간은 아름다운 동행, 질서 있는 경쟁, 존경에 기반한 신뢰라는 사실을 임직원 모두가 인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지요.

 

Q LS ELECTRIC배 수중사진 공모전을 직접 기획하셨고 후원하고 계시지요?
A 어린 시절부터 워낙 물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스킨스쿠버도 즐기게 되었지요. 취미로 ‘물질’을 시작하긴 했지만 심해에 다가갈수록 삶의 원칙과 철학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자손들이 물려받을 해양 자원이 깨끗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기여를 해보자는 취지로 2013년부터 수중사진공모전을 시작해 2021년까지 9회를 해왔습니다. 매년 새롭고 훌륭한 작품들이 출품되는데, 수중사진 작가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해양 생태계의 아름다움과 문제점을 동시에 알리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Q 향후 염두에 두고 계신 문화예술 관련 이벤트나 사업이 있으신지요?
A 독일 하노버 전시회와 같은 딱딱한 산업전시회에서 예술가들과 콜라보를 통해서 차별화된 전시회를 기획해보고 싶습니다. 국제적인 홍보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또한, 외국고객들에게 예술작품을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에너지관련 사업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이미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영훈 작가의 동양화 작품 안에 수력, 풍력발전소를 숨은그림찾기와 같이 표현하여 자연과 함께하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는데 해외기업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윤보용 
윤보용 

대담 | 윤보용 Brian Yoon
ACC 대표이사, Arts&Culture Advi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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