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호 셰프
서승호 셰프

 

[아츠앤컬쳐] 서승호셰프는 요리를 예술의 경지로 발전시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많은 젊은 요리사들뿐만 아니라 좋은 음식 재료를 생산하는 젊은 사업가들의 멘토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세종시 Restaurant Siot&SUHSEUNGHO의 대표로 있는 그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세종시 조치원에 내려가 레스토랑을 운영하시며 ‘시옷’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나요?
A. 처음엔 레스토랑이 아니라 사람이 숨 쉬고 쉬는 곳이라는 테마를 갖고 공간을 만드는 중이었습니다. 얼마 후 오랜 시간 맺어진 인연들과 새로운 인연이 모여 음식과 관련된 강의와 컨설팅 업무를 하며 자연스럽게 레스토랑의 수요가 생겼고, 자본주의 경영과는 다른 낭만적 요소의 꿈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독특한 컨셉의 Restaurant SIOT&SUHSEUNGHO가 되었습니다.

서승호 셰프의 쿡북 시리즈 '토마토'편
서승호 셰프의 쿡북 시리즈 '토마토'편

 

Q. 요리사라는 직업과 셰프라는 역할이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특별했던 일이나 자부심을 느꼈던 일이 있으신가요?
A. 요리사가 어떠한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며 한가지 또는 한 파트를 책임져야 한다면, 셰프는 그런 요리사들과 손님들 사이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서로의 표현과 이야기를 소통하며 자신의 손과 마음속의 디자인을 지식과 경험으로 형상화하는 일을 합니다. 음식 한 끼가 노동에 필요한 단순 쓰임을 위하여 채우는 것이라면, 이제는 삶의 필요성에 의한 분배의 시대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기업에서 무척 까다로운 외국 손님들이 오셔서 난감해하던 중 ‘시옷’을 다녀가신 후 너무 감동을 받고 몇 해가 지나도 만날 때마다 이곳 이야기를 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분들에게 공간을 초월한 음식 이상의 울림이 있었으리라 느낍니다. 사실 음식을 하며 우리의 생각, 마음과 손은 우리에게 있어도, 접시에 담아지는 것은 요리사의 것이 아닌 손님의 서사와 요청에 의하여 모두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하고요.

서승호 셰프의 쿡북 시리즈 '버섯'편
서승호 셰프의 쿡북 시리즈 '버섯'편

 

Q. 음식과 요리를 아트로 표현함에 있어서 한국에서는 선구자로 압니다. ‘음식 또한 예술이다.’라는 생각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9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공부를 하고 일을 하며 느낀 점은 음식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우리와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바꾸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지요. 준비는 완벽하기 위한 예행연습이고 약속은 시간성이 강한 음식에 절대 요소지요. 그리고 부가가치적 요소가 큰 것들은 이제 비로소 프로페셔널 하기 위한 시작입니다. 생각이 손끝에 전달되는 순간 혀와 입술은 맛을 가늠하고 소리는 집중을 하되 실수를 줄이며 눈은 매섭게 감정을 조절하며 오감은 디자인을 합니다.

음식을 수련하고 어느 경지에 오르는 것은보통 생각 이상으로 훨씬 많은 양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혹시 아시는지요? 그리고 그 반복의 과정이 지나고서 비로소 갖게 되는 자신감과 창작의 시간, 대중의 평가와 고객의 소리는 물론 나의 후회까지. 불 위에 타버린 조각이 환호가 될 때 비로소 조금씩 인정하는 신뢰는 예술의 세계로 한 발을 내딛습니다.

서승호 셰프의 쿡북 시리즈 '감자'편
서승호 셰프의 쿡북 시리즈 '감자'편

 

Q.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도 굉장히 많이 달라졌습니다. 음식문화는 한 사회의 주요한 문화 자산 중 하나인데, 한국의 음식 문화는 어떤 특이점과 올바른 방향이 있을까요?
A. 우리가 1세대라고 하지만 도전은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있었습니다. 변화하려 하고 존재하려고 했던 것이 사실인데 중요한 것은 “어떻게?”라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우리 음식 문화의 장점은 트렌드가 굉장히 빠르고 적응하는 능력도 최고지만 또한, 단점은 빠른 만큼 짧고 새로운 것보다는 비슷한 것들이 많아서 경쟁이 가중되고 고객은 선택의 폭이 없다는 겁니다. 고유의 색깔과 전통적 방법도 중요하며 새로움이 장착된 다양성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요구될 것이라고 봅니다.

Q. 현재는 레스토랑의 운영보다는 후배들의 멘토링, 여러 분야에서의 강의 등으로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 계십니다. 이런 열정적인 활동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A. “교육은 평가하지 않는 투자다”와 “음식은 마음이다”를 주제로 기본 교육의 필요성과 생각의 중요성을 많이 역설하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덧 돌아본 시간의 과정을 보면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였고 지식을 공유하려 작업을 한 것에는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배울 때 정확한 것보다는 눈 너머로 학습을 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과거가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만약 어느 위치에 올라서거나 오너가 되면 제대로 가르쳐주겠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그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강의와 현장 실습은 일부 제한된 선택적 만남이었기에 그곳의 방식대로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여러 파트의 책 작업들은 기억이 아닌 기록물로 전문가나 일반인들도 쉽게 접하여 음식의 이해와 만드는 과정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서승호 셰프의 쿡북 시리즈 '치즈'편
서승호 셰프의 쿡북 시리즈 '치즈'편

 

Q. 음식도 문화와 예술의 주요한 장르입니다. 음식문화의 발전, 예술과의 교류를 위해서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음식과 요리가 삶의 주제가 되고 즐거움이 되며 만드는 이들이 이렇게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30년 전에 생각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끊임없이 이 자리를 위하여 새로운 제도와 방향을 설정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 선배이고 어른이고 함께 하는 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많은 것을 만들고 경험하였으니 이제는 개인의 성취가 아닌 음식과 스킬의 정도에 따라 모든 창작물에 권리가 생겼으면 하고 그에 대한 준비들을 하고 있습니다. 예술 저작권이나 산업 기술, 가치들이 보호받고 존중을 받는 것처럼, 언젠가는 음식과 요리도 그런 반열에 오르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나의 선택 가능한 꿈은 ‘천천히 정확히 쉬지 않고’ 현재 진행 중입니다.

 

윤보용
윤보용

대담 | 윤보용 Brian Yoon
ACC 대표이사
Arts&Culture Advi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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