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한국 최강의 집단 문화 파워 BTS가 6월 15일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NYT는 긴급 속보로 “거의 1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한 BTS의 일곱 멤버가 당분간 각자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BTS의 헌신적 팬들은 응원과 슬픔이 혼재된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BTS는 2013년 등장 이후 영향력 그 자체였다”며 “BTS는 비틀스 이후 처음으로 한 해 동안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세 차례나 차지했고, 9만 명을 수용하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90분만에 매진시켰다”고 했다. 또 “BTS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은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이다. 하지만 희망이 있다”고 썼다. 영국 BBC 방송은 “BTS가 성장하기 위한 휴식을 발표하고 솔로 프로젝트로 나아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아미(BTS 팬클럽)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다. BTS를 믿고 소속사 하이브 주식을 사서 가지고 있던 투자자들에게도 충격이었다. 하이브 주가는 전일 종가 19만3천원에서 중단 소식이 발표된 15일 13만9천원으로 24.87% 폭락했다. 시가 총액이 하루만에 7조9812억원에서 5조9962억원으로 1조9850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BTS 멤버들은 활동 중단을 선언한 녹화 프로그램 ‘찐 방탄회식’에서 군 복무 문제가 원인이라고는 언급하지 않았다. 멤버들이 각자 활동하며 숙성의 기간을 갖는 것이 좋겠다고 돌려 말하고 있다. 멤버들은 공동 숙소에서의 최후의 만찬에 각자가 좋아하는 술을 가져와 마셨다. 리더인 RM은 막걸리를 가져왔고, 포도주나 위스키를 가져온 멤버도 있었다.
최후의 만찬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멤버들은 지난 9년간 7명 남자들이 단체 생활을 해온 것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모두들 서로 이해하고 잘 참아왔던 것에 대해 격려했다. 그리고 오늘날 BTS의 성공이 자신들이 잘한 것만이 아니라 그때그때 위기마다 운이 좋아서 지금까지의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하기도 했다. RM은 특히 이제 차분히 자신과 우리들에 대해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곡의 가사를 쓰면서 진지한 성찰 대신 때로는 너무 매너리즘에 빠져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BTS 활동 중단의 가장 큰 원인은 멤버들의 병역 문제 때문이다. 앞으로 전 세계 언론들이 한국의 병역 문제에 대해 집중 취재하게 되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도 대중예술인들의 병역 특례 문제를 지금보다 더 뜨겁게 토론하게 될 전망이다. BTS 맏형 30살 진은 1992년생으로 올해 안 입영이 불가피하다. 한국 문화를 이끌었던 신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등 인기 그룹들로 군 복무 문제로 활동과 인기를 이어가기가 힘들었다. 이번 BTS의 활동중단 선언은 세계적 문화인이나 스포츠맨들에게 주어졌던 병역 혜택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하고 있다.
한국 갤럽은 지난 4월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4백 명에게 대중예술인은 병역 특례에 포함시켜도 좋은가를 물었다. 응답자 59%가 ‘포함해야 한다’, 33%가 ‘포함해선 안 된다’라고 답했다. 현행 병역법(제3조의 7)은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에 기여한 순수예술인과 체육인만 특례 대상에 언급하고 있다. BTS같은 대중예술인은 포함대상이 아니다. 순수예술인은 국제예술경연대회 입상자, 체육인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로 한정된다.
고전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으로는 병력 수급에 큰 문제만 없다면 현재보다는 더 많은 고전음악 전공자들이 병역 혜택을 받는 방안을 지지하고 싶다. 왜냐하면 권위가 인정된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할 정도의 음악인이라면 분명 전 세계 무대를 누비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중문화 예술인들이 국력 신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순수예술인이나 체육인에 못지않다는 점에서 현행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의 통과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대중예술인 병역 특례 포함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59%로 상대적으로 높다 해도, 반대하는 사람도 33% 있기 때문이다. BTS 활동 중단을 긴급 보도한 전 세계 언론들이 그대로 우리 사회가 차분한 토론을 통해 건강한 해결책을 찾아 나아가는 과정에 대한 추가적 멋진 뉴스를 쓰게 되길 기대해 본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역임
차의과학대학교 상임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