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1970. 59.7×25.4cm ink & watercolor
FACE 1970. 59.7×25.4cm ink & watercolor

 

[아츠앤컬쳐] 루브르박물관, 대영박물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앞으로 소장해야 할 콘텐츠는 무엇일까? 고전주의, 인상주의, 초현실주의 등의 다양한 예술사조를 표출한 작품들은 더 이상의 수용공간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예술표현과 이념을 담아낸 작품이 소장될까?

1.사진 & 미디어 2.그래피티 3.퍼포먼스
오로지 나의 생각이기에 나름의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예술작품은 당대의 시대성과 사회성을 담아낸 형태로 그 표현이 나타난다. 2022년 오늘의 우리는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 노출되어 있다. 개인의 휴대전화 속 SNS와 진화하는 영상매체의 홍수 속 현대인에게는 더 이상의 전통적인 예술이념이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나의 소견에 대한 예시로 한 작가와 작품을 이야기해 본다. 1994년 미국에서 발표된 뮤직비디오 한 편이 세상의 이목을 끌었고 이후 미국의 뉴욕 현대미술관에 영구 소장되었는데, 놀랍게도 그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미국의 대중음악 가수인 마돈나Madonna였다. 그녀가 사랑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이용하여 완성한 정규 6집 앨범의 타이틀 곡<Bedtime Story>가 영상이 높은 예술적 가치로 인해 현대미술관에 영구 소장되는 영예를 갖게 된 것이다.

뮤직비디오에는 1907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초현실주의자인 레오노르 피니Leonor Fini의 작품들이 등장한다. 레오노르 피니는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당대 최고의 초현실주의자들이었던 막스 에른스트, 살바도르 달리, 만 레이 등과 교류하면서 독립적이고 진보적인 여성운동가 면모를 통해 남성들의욕망에 대적하는 예술활동을 했다. 그녀가 멕시코의 프리다 칼로, 레오노라 캐링턴, 로메디오스 바로 등의 여성 초현실주의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아름답고 섬세한 형태의 마술적 사실주의와 함께 초현실주의를 오가는 작품들로 인해 명성을 얻게 되었다.

1970년 작 <얼굴Face>은 그녀가 사랑했던 23마리의 고양이 이미지가 사람/자신의 얼굴과 교차하는 이미지로 완성한 작품이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아름다운 봄의 계절적 신비를 모티브로 하여 여성과 고양이의 예민함과 미적인 요소를 해석한 작품들 대부분이 아름답고 신비롭게 표현되었다. 그녀는 독립적이고 자유분방함 속에서도 화가로만 규정되는 것이 싫어 에드거 알란 포우, 보들레르 책의 삽화, 발레와 오페라 등의 무대예술에 관여하여 의상과 무대세트, 미술 등을 담당하면서 자신만의 예술적 삶의 방식을 완성했다.

“나는 운명처럼 결정된 나의 인생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저항해야만 한다.”라고 평소 자주 했던 그녀의 말은 어딘가 팝스타 마돈나 자신과 너무도 닮아있기에 그녀가 사랑한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김남식
김남식

글 | 김남식
춤추는 남자이자, 안무가이며 무용학 박사(Ph,D)이다. <댄스투룹-다>의 대표, 예술행동 프로젝트 <꽃피는 몸>의 예술감독으로 사회 참여 예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정신질환 환자들과 함께하는 <멘탈 아트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예술과 재난 프로젝트>의 움직임 교육과 무용치유를 담당하며 후진양성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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