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대표
김종필 대표

 

[아츠앤컬쳐] 말러의 교향곡에 심취하여 말러의 ‘대지의 노래’를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중국대륙으로 건너가, 영화의 꿈은 잠시 접은 채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성공적으로 펼치다가 기존 사업은 과감하게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꿈꾸던 사업인 문화예술관련 서적출판 및 문화예술 전문 여행사를 설립하고 의욕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는 아트레이크 출판사 김종필 대표를 만나서 인생스토리를 들어보았다.

Q. 중국대륙에서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나누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아무 기반이 없는 나라에 가서 사업을 해 나가는 것이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때는 음악도 소음으로 들릴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무산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어려움이 극도로 치달았을 때 자존감이 바닥이었고 절망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무기력하던 새벽 무렵 어떤 연로한 노인이 자전거를 타고 상하이 거리를 지나가는 것을 우연히 보고 전쟁, 자연재해 등 힘든 시기를 지내온 나이든 세대에 존경심이 생겼고 제가 겪고 있는 사업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음악과 그림 같은 예술작품들과 인문학을 가까이했던 시기가 있었으니 그 노인의 모습을 보고 좌절을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생겼지 않았나 믿고 있습니다.

만약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사업이 잘 된다면 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다짐을 그때 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에 운이 좋게 2차전지 사업이 잘 되어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을 때도 이미 많은 굴곡을 헤쳐왔던 터라 그런 한때의 성공이 영원히 저에게 머물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려울 때 저를 일으켜준 문화예술, 인문학 분야에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이 저를 일으켜 준 사회에 은혜를 갚는 도리가 되리라는 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화예술사업을 준비하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아트레이크 출판사, 아트제투어 사업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문화예술사업은 저를 낳아주고 키워준 한국에서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준비기간 중 한국을 더 자주 방문하게 되었고 그 기간에 만난 많은 분들이 작가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작업은 소중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되지만 상업화가 쉽지 않다는 판단으로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출판을 망설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20년 넘게 중국에서 사업을 하며 봐왔던 중화사상에 매몰된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내린 결론이, 그 작가 분들의 책을 출간한다면 제가 중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 책들이 또 다른 누군가의 지팡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2019년 말 출판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인품이 고매하시고 인문, 사회, 예술에 깊이가 있는 작가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5권의 문화예술서적을 출간하였고, 출판을 준비 중인 책도 14권에 이릅니다.

인문학 책으로 그 첫번째는 프랑스와 관련된 100가지 테마로 꾸며진 이상빈 교수의 ‘나의 프랑스’와 ‘대서양에서 지중해까지’라는 부제를 가진 ‘프랑스 지방문화’를 출간하였습니다. 내년에는 프랑스 전 지역의 축제와 관련된 책을 출간한 예정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세계에 소개하는 책도 2023년 출간 예정입니다.

더불어, 작가님들과 함께 깊이 있는 문화예술 인문학을 테마로 주제별, 국가별 인문 예술 문화 투어를 진행하기 위하여 ‘아트제 투어’ 여행사를 올 3월에 설립하고 현재 4번째 문화예술 여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본인이 그동안 해오신 사업은 2차전지 관련 사업인데 문화예술에 대한 향기가 나는 분이라 어떤 계기로 문화예술이 삶에 가까이 자리잡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도 못한 아이였습니다. 중학교 음악시간에 스메타나 ‘나의 조국’ 중 ‘몰다우’를 처음 듣게 되었을 때였지요. 그 음악을 듣는데 제 눈앞에 광경이 선명히 그려지고 햇빛에 반사되는 윤슬이 아른거리는 감동을 태어나서 처음 느끼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이것이 흔치 않은 저의 재능 중 하나인 걸 알았습니다. 소리를 들으면 이미지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 저에겐 일상적인 상황이었고 그렇게 음악이라는 것을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를 살다보니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그려볼까 생각도 하게 되고 그림을 보고 음악으로 흥얼거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칸딘스키나 미로의 그림을 보면 저는 음악으로 들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수학에서 말하는 벡터로 설명하면 음악의 방향성과 힘, 장단을 나타내려 했을텐데 저는 그 자체가 인간의 감춰진 본연이자 우리를 존재하게 만든 원형의 본질이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그 원형이 나무의 큰 줄기이고 그 곳에서 파생된 것이 음악, 미술 그리고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으로 작품을 대했기에 음악을 깊이 있게 듣고 그림을 들여다보게 되면 인간 본연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Q.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 만장이 넘는 클래식 음반을 소장하시고 해외 연주회에도 매년 참석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클래식 음악에 대한 깊이를 어떻게 더해가게 되셨나요?
A.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깊이를 찾아가는 여정이었습니다. 학생 시절 혹시 CF에서 어떤 좋은 음악을 듣게 되면 레코드가게를 찾아가서 음악가를 찾아보고, 그 작곡가가 너무 좋다면 그 작곡가의 다른 음악도 모두 찾아서 듣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저절로 깊이가 더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음반에서 느끼는 감동보다 연주회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이 특별하여 매년 시간을 내어 해외 연주회도 참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감동을 아트제 투어를 통해서 더 많은 음악애호가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대담 | 윤보용 Brian Yoon
ACC 대표이사
Arts&Culture Advi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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