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20대 후반의 젊은 신진작가 김수효는 호주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미국 월넛힐 예고를 졸업한 후, 시카고미술대(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SAIC)에서 회화를 전공하였다. 그 후 프랑스, 호주, 미국에서 전시회를 갖고 최근 귀국하여 서울, 부산, 광주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많은 예술가들이 인생에서의 큰 변화를 겪으며 작가의 철학과 지혜가 작품에 담기는 것을 본다. 작가도 지난 5년간 자연을 표현하는 과정에 그녀의 작품이 단색적으로 변하고 그 속에서 싱그러운 젊음과 성숙함을함께 찾아볼 수 있었다.
2019년 올여름 핑크갤러리에서의 두 번째 김수효 개인전 <숲의 기억>은 숲의 웅장함을 기억하며 그 평화로움과 힐링, 자연과의 대화, 자연의 속삭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전시였다. ‘숲의 기억(181.5x227.3cm,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 2019)’은 어릴 적 숲속에서 끝없이 펼쳐진 푸른 잎에 압도당했던 작가의 기억을 재현하면서 푸른 잎 속으로 빠져들고 싶은 환상을 연출한다. 작가는 숲에 대한 개인적 기억을 포함하여 숲의 전체적인 회상과 시간의 느낌을 화폭에 표현하였다. ‘숲의 기억’ 속에는 사계절의 시간, 아침부터 새벽까지 다양한 숲의 모습, 작가가 기억하는 숲, 그 숲의 일부였던 본인을 기억하는 숲이 담겨있다. 어릴 적 호주의 숲에서 받은 자연의 포근함과 거대함을 작가는 “작품을 바라보며 숲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고 기억을 공유한다.”라고 말한다.
이번 개인전 <숲의 기억>에서 2015년부터 시작된 나뭇잎 시리즈는 간결함과 참신하면서도 산뜻한 아름다움이 돋보였다. ‘푸른 잎(100x80.3cm, 캔버스에 아크릴, 2019)’에서는 빛의 신비로움, 자연과의 대화, 자연에서의 휴식이 잘 드러나있다. ‘Apr. 2nd, 2019(90.9x72.7cm, Oil Bar on Canvas, 2019)’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의 사랑을 찾아 숲을 헤매는 연인들과 요정이 연상되는 연극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추상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사랑스러우며 장난스럽고 그 환상적인 분위기가 시적이며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번 가을 독일로 향하는 김수효가 앞으로 대상과 어떤 대화를 하며 에너지를 나눌지, 한류 회화의 한 부분을 감당하고 이끌어가는 작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 임정욱
작가, 대진대 겸임교수, 핑크갤러리 관장
jgracerim@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