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1960년대 미술운동
[아츠앤컬쳐] ARTE POVERA & PINAULT COLLECTION
요즈음 유럽의 문화 예술계는 다양한 볼거리로 활기가 남다르다. 파리에서 가장 트랜디한 장소로 손꼽히는 피노재단미술관(PINAULT COLLECTION)에 요즘 이색적인 작품들을 보려는 ‘아트피플’이 몰리고 있다. 미술관들은 매년 9, 10월에 야심차게 준비한 주요전시를 선보인다.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아트페어와 갤러리의 경우 10월에 분주하게 움직인다. 패션위크처럼 아트위크를 정착시키려는 파리 미술계의 움직임이 엿보인다. 타이밍을 맞춰서 프랑스 굴지의 재벌기업인 피노재단미술관이 선보인 <아르떼 포베라> 전시를 통해 우리의 안목을 높여 보자.
가난한 미술?
아르떼 포베라는 1960년대 이탈리아의 미술운동이다. 포베라는 ‘가난한’ 또는 ‘빈곤한’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대체 빈약한 미술이 무슨 의미일까? 아르떼 포베라는 일상에서 접하는 평범한 재료와 익숙한 형태에서 영감을 받았다. 다시 말하면 화려하거나 어려운 재료나 표현 방법을 피하고 일상에서 접하는 남루하고 단순한 재료를 본격적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미술과 일상을 구분하지 않고 대중과 소통하며 예술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좁혔다. 참고로 동시대 미국에서는 <미니멀 아트>가 지배적이었다. 우리나라의 <단색화>가 시작된 시기도 유사하다.
아티스트들과 대표작
1960년대 토리노, 로마, 밀라노, 제노바, 볼로냐에서 발생한 아르떼 포베라의 대표적인 작가들은 누구일까? 쟌니 쿠넬리스, 미켈란젤로 피스톨레또, 쥴리오 파올리니, 루치아노 파브로, 질베르또 조리오, 피노 파스깔리, 마리오 메르츠, 질라르디, 피아 첸티노, 네스 폴로, 시모네티, 체롤리, 이까로, 몬디노, 쉬파노 등 16명에 이른다. 당시의 사조가 2000년대에 오면서 이탈리아 미술의 한 경향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적 작가로는 조반니 안셀모, 보에띠, 깔조라리, 파브로, 쿠넬리스, 메르츠, 마리자 메르츠, 파올리니, 페노네, 피스톨레또, 조리오 등이 활발히 작업하고 있다.
초기의 대표작 중에 마리오 메르츠(MARIO MERZ)의 이글루를 연상시키는 작품이 있다. 은신처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당시 베트남 전쟁에 대한 작가의 메세지를 내포하고 있다.
현존 작가인 페노네(GIUSEPPE PENONE)의 <나무인 듯 나무가 아닌> 조형물은 미술시장에서 인기가 많다. 마치 나무처럼 보이는데 실상은 철재로 제작되어 착시를 유발한다. 자연물과 인공이라는 다소 상반되는 요소의 결합이 흥미롭다.
글 ㅣ 이화행 Inès LEE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파리 소르본 미술사대학 졸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