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예전에는 아픈 곳이 생기면 그 증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치료를 해왔다. 머리가 아프면 진통제를, 감기에 걸리면 해열제를 먹으며 증상 위주의 치료와 장기 수준에서의 원인 진단 위주였다. 하지만 이제는 증상만 덮는 데서 벗어나, 질병이 시작되는 원인을 직접 고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유전자 편집’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있다.
우리 몸에는 아주 작은 글자로 이루어진 명령서가 있다. 바로 이것이 유전자다. 이 글자들이 제대로 쓰여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데, 만약 잘못 쓰인 부분이 있으면 다양한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이 잘못된 글자를 찾아내 고치는 방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몸속에서 이상이 생긴 부분을 복잡한 도구로 잘라내고, 세포가 본래대로 복구하면서 바뀐 상태를 이용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너무 복잡하고 값도 비쌌다.
이후에 등장한 기술은 '가위'처럼 몸속 특정 부분을 정확히 찾아 잘라내는 방식이었다. 쉽게 설계할 수 있어서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질병 치료에 도전할 수 있었고, 실제로 일부 희귀 질환과 간 질환에서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한 치료제가 임상 승인 단계까지 진입했다.
요즘에는 이보다 더 정교한 기술이 등장했다고 한다. 실수 하나만 바로잡는 방법이나, 잘못된 부분을 아예 다시 써넣는 방식도 연구되고 있다. 이런 기술들은 예전처럼 잘라내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변할 위험을 줄이고, 세밀하게 원하는 곳만 고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아직은 새로 나온 기술이 실제로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더 많은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
이렇듯 우리 몸속 글자를 고치는 기술은 절단하는 방식에서 시작해 점점 더 간단하고 정확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제 유전자 편집은 더 이상 영화 속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병원에서 쓰이고 있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아프면 증상만 잡는 시대를 넘어, 질병이 생기는 뿌리부터 바로잡을 수 있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이제는 유전자 편집이라는 기술이 일상 생활 속에서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앞으로 의료계에서는 단순한 증상 완화가 아니라, 질병을 일으키는 가장 작은 원인까지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편집을 통해 사람들의 삶이 좀 더 건강하고 덜 고통스러워질 수 있길 기대한다.
글 | 김혜원
뉴로핏 (NEUROPHET) 메디컬 디렉터
신경과 전문의, 대한신경과학회 정회원
前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 지도전문의
방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