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25 -2, oil painting, 130X97cm, 2025
무제 25 -2, oil painting, 130X97cm, 2025

[아츠앤컬쳐] 홍현주의 작업은 선과 점에서 출발한다. 절제된 색채의 고요함 속에서 선과 점은 마치 춤을 추듯 리듬을 만들며, 세모·네모·동그라미와 같은 기하학적 형태로 확장된다. 세모, 네모, 동그라미는 가장 단순한 형태지만, 인류가 세계를 인식하고 질서를 부여해온 가장 오래된 언어이기도 하다. 장식 이전에 사유의 구조로, 감각 이전에 철학의 기호로 기능해온 이 도형들은 홍현주의 작업 안에서 감정과 기억을 담는 그릇이 된다.

캔버스는 작가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장소이자, 삶의 감정들이 머무는 기록의 장이다. 소리를 내지 않지만 분명한 울림으로, 우리는 그 언어를 따라 어느새 평온의 길로 안내된다. 화면 속 색채는 감정의 온도를 품고, 형태는 삶의 순간들을 조용히 정돈한다.

“순간의 수많은 감정들을 모아 몇 개의 형태로 만들어 이리저리 굴려본다. 삶의 색채를 담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채워가면 어느 순간 많은 이야기가 담긴다. 슬픔은 아름다운 파란색으로, 즐거움은 따뜻한 색으로. 삶이 주는 모든 색을 주워 담다 보면, 결국 하나의 그림이 된다. 이렇게 나의 화폭은 그날의 일기가 된다.” 작가노트

홍현주의 회화는 결국 형태로 쓰는 감정의 기록이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쌓여가는 삶의 서사다.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그의 화면은 오늘의 감정이 내일의 기억으로 남는 순간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글 ㅣ 이혜숙

Art salon de H(아트 살롱 드 아씨) 대표

IESA arts & culture 프랑스 파리 예술 감정 및 아트 비즈니스 석사

저작권자 © Arts & Cultur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